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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도 전에 파장?…"'태극기'도 통합대상"에 바른미래당 '싸늘'

정도원 기자
입력 2018.10.18 02:00 수정 2018.10.18 06:04

주시하던 바른미래당 보수파, 관심 거두는 분위기

하태경 "헌법 부정 세력과의 통합은 극우대통합"

이대로라면 추진궤도 오르기도 전 '파장' 분위기

주시하던 바른미래 보수파, 관심 거두는 분위기
하태경 "헌법부정세력과의 통합은 극우대통합"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 도중 무언가를 상의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 도중 무언가를 상의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이 최근 당력을 기울여 분위기를 띄웠던 '보수대통합'이 본격 개장하기조차 전에 파장 분위기다.

"'태극기 세력'도 보수통합의 대상"이라는 시사에 한국당발(發) 보수통합 동향에 관심을 기울였던 바른미래당 보수파의 표정이 급격히 굳어지며 싸늘한 냉기만 감돌고 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7일 "지금 자유한국당은 '태극기 부대'까지 통합대상이라며, 오직 수구세력의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며 "이들이 추구하는 보수대통합은 수구보수의 전열 정비"라고 맹비난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태극기 부대'는 (헌법기관인) 헌법재판소를 해체하라고 했던 집단"이라며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과 함께 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극우대통합"이라고 가세했다.

한때 "한국당이 친박(친박근혜)·친홍(친홍준표) 인적 쇄신을 제대로 한다면 적극적으로 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 밝혔던 하 최고위원은 "(태극기 세력도 통합 대상이라는) 전원책 변호사에게 감사 말씀드린다"며 모든 미련을 버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의 '보수대통합' 공세에 당이 흔들려 격앙돼 있었던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태극기 세력도 통합 대상"이라는 발언에 기회를 잡은 것마냥 맹공세로 전환한 것은 있음직한 일이지만, 문제는 비단 지도부나 원내에 그치지 않고 바른미래당내 보수 세력 전반에 회의적인 분위기가 번져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손학규 대표가 최근 "지역위원장 신청을 않고 갈 사람은 가라"고 질타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부 바른정당 출신 원외 인사들은 당협위원장 공모 신청을 주저하며, 한국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바로 이들 사이에서 실망 여론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옛 바른정당 출신 원외 인사는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태극기 세력도 통합 대상이라면) 이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가는 길은 '죽는 길'이 됐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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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전 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러한 분위기는 '태극기 세력'과 바른정당 출신이 상극(相剋)인 탓이라는 분석이다. 설령 보수통합이 이뤄져 한국당에서 당협위원장을 맡더라도, 후년 총선을 앞두고서는 단수공천·우선공천 등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상 당내 경선을 해야 한다.

그런데 '태극기 세력'이 책임당원으로 한국당에 대거 포진해있으면 경선을 넘는 것조차 힘들어진다. 경선 상대가 탈·복당 경력과 출신을 문제삼아 거센 '네거티브 공세'를 전개할 것이기 때문이다.

보수통합의 핵심 타겟으로 거론되며 옛 바른정당 출신의 상징인 유승민 전 대표는 현재까지도 '태극기 세력' 때문에 일상적인 정치활동에 고초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유 전 대표와 함께 대구 지역의 한 행사에 참석했던 한국당 의원은 "스트레스가 심한 것 같더라"며 "뭐 하나 해보라고 해도 '지금 다 찍고 있다'고 해서, 주위를 둘러보면 '태극기 세력'으로 보이는 사람이 유 대표를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으면서 꼬투리를 잡으려는 눈치더라"고 전했다.

유 전 대표조차 이런 마당에 '태극기 세력'까지 통합 대상이 돼서 '한 배'를 같이 탄다는 것은 바른미래당 보수파 입장에서는 아무런 정치적 실리도, 시너지 효과도 없다는 진단이다.

이대로라면 '보수대통합'은 제대로 추진조차 해보기도 전에 파장이 날 것 같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한국당 핵심관계자는 "보수대통합 같은 중대사가 중구난방(衆口難防) 식으로 메시지가 나가는 게 문제"라며 "지금 필요한 것은 '말로써 말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라는 마음가짐"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태극기 세력'은 정당이나 컨트롤타워를 갖춘 정치결사체가 아니라서 당대당 통합이나 영입 협상의 대상이 아닌데도, 섣부르게 통합 대상인지 아닌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었느냐는 불만 여론도 한국당 일각에서 감지된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동행한 취재진들의 질문에 "(태극기 세력과) 무슨 통합을 이야기하는지 몰라도……"라며, 이러한 메시지가 나가게 된 것에 대한 우회적 불만을 에둘러 피력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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