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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 강판 류현진, 야속한 '커터 고집'

김태훈 기자
입력 2018.10.14 09:34 수정 2018.10.14 15:16

NLDS 2차전 선발 등판, 5회 갑작스런 난조로 강판

5회 커터 비중 키운 것이 화근..스피드-제구 떨어져

류현진이 5회 던진 커터는 스피드도 떨어졌고, 제구도 되지 않았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이 5회 던진 커터는 스피드도 떨어졌고, 제구도 되지 않았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31)이 진한 아쉬움 속에 강판됐지만, LA다저스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다저스는 14일(한국시각) 미국 밀워키 밀러 파크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2018 메이저리그(MLB)’ NL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터너의 역전 투런 홈런으로 4-3 역전승했다.

8회초 선두타자 테일러가 내야안타로 출루해 무사 1루 찬스를 잡은 다저스는 터너가 좌측담장 넘어가는 투런홈런(비거리 127m)을 터뜨렸다. 4-3 역전에 성공한 다저스는 8회 마에다 겐타, 9회 켄리 젠슨을 투입해 밀워키 타선을 틀어막고 리드를 지켰다.

전날 커쇼를 선발로 세우고도 5-6 석패한 다저스는 류현진이 선발 등판한 2차전에서 승리, 시리즈 전적(1승1패) 균형을 이루고 홈에서 3차전을 치르게 됐다.

이날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4.1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2자책)에 그쳤지만 패전은 면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마운드에 머무르는 동안 단 1안타 빈공에 그쳤다.

4회말까지 무실점 호투했던 류현진은 5회말 투수가 포함된 하위타선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투구수도 72개에 불과했지만 갑작스러운 난조에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 강판을 결정했다. 지난 5일 애틀란타와의 디비전시리즈(7이닝 무실점)에서 보여준 깔끔한 투구를 이어가지 못했다.

2차전을 앞두고 류현진에게 두터운 신뢰를 보냈던 로버츠 감독도 마운드로 나왔고, 강판을 단행했다. 전날 패배와 다저스의 두꺼운 불펜을 감안해도 다소 이른 교체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류현진 강판한 로버츠 감독. ⓒ 게티이미지 류현진 강판한 로버츠 감독. ⓒ 게티이미지

잘 던지던 류현진이 5회말 갑자기 난조에 빠진 원인은 무엇일까.

류현진은 8번 타자 아르시아를 맞이해 초구로 커터를 던졌다. 아르시아는 이를 통타해 가운데 펜스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만들었다.

이후 투수 마일리 타석에서도 패스트볼과 커터(4개)를 섞어 던졌는데 10구 접전 끝에 중전 안타를 내줬다. 체인지업이나 커브를 던지지 않은 볼배합은 너무 단조롭게 느껴졌다. 반드시 잡아야 할 투수 타석에서 또 안타를 내준 것은 뼈아팠다.

이후 1사 1루에서는 케인에게는 좌측 2루타를 맞았다. 2B:1S에서 던진 커터가 또 안타로 연결됐다. 초구만 커브를 던졌을 뿐, 이후 3개의 공을 모두 커터로 던지다보니 케인 입장에서도 수월했다.

물론 류현진이 지난 시즌에 비해 커터의 비중을 크게 하며 효과를 봤다. 하지만 이날은 그렇지 않았다. 커터가 문제였다. 아르시아의 홈런과 케인의 2루타가 모두 커터였다.

류현진은 이날 4회까지는 커터를 체인지업보다 적은 7개만 뿌렸다. 하지만 5회 들어 갑자기 커터의 비중을 키우는 단조로운 볼배합으로 연속 안타를 맞으며 위기를 자초하다 강판됐다.

투구수를 봤을 때, 체력의 문제도 아니었다. 커터의 바깥쪽 제구도 잘 이뤄지지 않았고, 1~4회 유지했던 커터보다 스피드도 많이 떨어졌다. 제대로 통하지 않는 커터를 고집하며 비중을 키운 단조로운 볼배합이 류현진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테이블세터나 중심타선과의 대결도 나쁘지 않았던 터라 5회 볼배합은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상위 타자들 누구에게도 멀티히트를 허용하지 않았던 류현진이 5회마르 투수가 포함된 하위타선을 상대로 조금 더 영리한 볼배합을 했다면 승리도 노릴 수 있다. 이날 만큼은 커터 고집이 야속하기만 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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