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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정치행보 펼칠까…'황교안의 답'

정도원 기자 | 2018-10-15 01:00
황교안, 의원 회동 재개…한국당은 입당 추진
유기준 "黃, 당원·지지자들의 미래자산될 것"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정치 투신이 기정사실로 돼가고 있다. 황 전 총리가 정치권의 변수(變數)에서 상수(常數)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황 전 총리는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인 내달초 자유한국당 의원들과의 회동을 이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을 주관하고 있는 유기준 의원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황 전 총리도 회동을) 숨길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겠는가"라며 "소위 계파 관계없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열린 자리로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황 전 총리를 한국당 안으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황 전 총리를 만나 문재인정부의 폭정을 막자고 말씀드리는 방안을 짜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첫째도, 둘째도 시급한 문제는 범보수 결집을 통해 문재인정권과 맞서 싸우는 일"이라고 뒷받침했다.

이러한 움직임과 관련해 유기준 의원은 "우리 당에 지금 차기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으니 (황 전 총리를) 입당시켜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미래자산이 있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일 것"이라며 "그동안 의원들이 차기 대권주자가 없어 많이 힘들고 지지자들도 당에 불만이 많았는데 (황 전 총리가 입당하면)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명분과 격식이 갖춰져 입당이 이뤄지게 되면, 정치인으로서 첫발을 내딛게 될 황 전 총리는 앞으로 어떤 정치행보를 펼치게 될까. 정치 데뷔의 신호탄으로 지난달 7일 출판기념회를 가진 '황교안의 답'에서 답을 찾아볼 수 있다.

'황교안의 답'에 투영된 황 전 총리는 체질적 보수(保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날, 황 전 총리는 "일단 선례부터 찾아봤다"며 "1948년 이래 대통령권한대행 체제로 국정이 운영된 것은 모두 아홉 번이었지만, 탄핵에 의한 권한대행을 맡은 것은 내가 두 번째라 선례로 삼을 것이 마땅찮았다"고 고뇌를 드러냈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이 대목을 가리켜 "무슨 일이 벌어졌을 때, 과거에는 어떻게 했었는지 선례부터 찾아보는 것은 보수의 생래적 습성"이라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은 보수 가치 그 자체"라고 지적했다.

공안 경력 숨기지 않는 떳떳한 '체질적 보수'
"보스 기질 강해"…리더십 보여주는 일화 여럿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외에 황 전 총리는 자신의 삶의 전환점 중의 하나를 '검찰 공안부와의 만남'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공안부의 역할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고, 북한 공산주의 세력에 대응해 나라를 지키며, 국가의 법익을 해하는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라며 "공안부와의 인연을 계기로 공안 임무의 귀중함을 깨닫고 사명감까지 갖게 됐다"고 했다.

"6·25는 북한 지도부가 시도한 통일전쟁"이라고 발언한 강정구 동국대 사회학과 교수를 구속 수사하려 했다가 노무현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으로 시련을 겪었던 일, 통진당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 등도 자신의 '역할'로 담담히 기술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공안(公安)의 취지를 왜곡해 부정적인 시선을 갖게끔 유도하고 있는데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공안 경력을 떳떳이 드러낸 것이다.

의정 경력 없는 황 전 총리가 112석 자유한국당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갖는 시선이 있다. 원외(院外) 당대표라도 홍준표 전 대표는 전직 3선 의원이었으며, 의정 경력이 짧았던 문재인 대통령도 초선 의원으로 당선된 뒤 원내 신분으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맡았다.

이와 관련해 과거 인사청문회 관계로 황 전 총리를 가까이서 지켜볼 기회를 가졌던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보스(Boss) 기질이 강하더라"며 "계파 수장에 머물 백리지재(百里之才)가 아니다. 보수 전체를 아울러보겠다는 통합적 역할에 대한 야심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황 전 총리는 경기고등학교 2학년 때 학생회장을 맡았다. 일각에서는 학도호국단장을 맡았다며 폄훼하려 하지만, 황 전 총리는 "2학년 때 학생회장이 돼서 임기를 마칠 때쯤인 1975년 가을에 학도호국단이 생겨 연대장을 임시로 맡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동문회장을 맡아 모임 참석 인원을 8~9배로 늘렸던 것도 황 전 총리의 리더십과 관계된 일화다. 흔히 일어나는 일이지만 이 동문회는 황 전 총리가 회장을 맡았을 때, 연배가 높은 선배들만 모임에 나오고 후배들은 거의 발걸음을 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황 전 총리는 "모임에 나와봐야 귀찮은 일만 도맡고 구석진 곳에 조용히 앉아 있다가 돌아가는 상황이 반복되자, 처음엔 관심을 갖고 몇 번 얼굴을 비치던 후배들도 점차 발길을 끊는 것"이라며, 선배들을 설득해 후배들의 자리를 구석에서 중요한 자리로 옮기고 자신의 생각을 활발히 말할 기회를 주게끔 만들었다.

그랬더니 "연말에 열린 동문회에 참석한 인원이 예전에 모이던 인원의 8~9배로 늘었다"며 "결국 우리 동문회가 대학 전체 동문회 중에서 활동이 가장 활발하고, 선후배 간의 관계도 가장 끈끈한 모임이 됐다"는 게 황 전 총리의 회상이다.

정제된 언어 구사…'보수의 품격' 부활 기대
'YOLO관(觀)'에서 세대 관련 열린 시각 엿보여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황교안의 답' 출판기념회를 갖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외부에 있다가 정치권에 투신한 '깜짝 스타'들이 흔히 그렇듯 황 전 총리도 책임있는 자리를 맡게 됐을 때, 현실정치·기성정치에 충돌하거나 불화를 빚지 않을까.

이와 관련, 황 전 총리는 기성정치 및 정치인에 대해 기본적으로 따뜻한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황 전 총리는 "정치인과 정치 활동을 보는 우리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만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정치인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자산으로,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을 보면 대부분 훌륭하며, 국민들이 원하는 따뜻함과 열정을 가진 분들도 많다"고 했다.

게다가 황 전 총리는 화합·단합·융합이라는 '3합'을 무엇보다도 강조하는 스타일로 알려졌다. '3합'에는 그 자신이 융합되는 것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새정치'를 내세우면서 기성정치에 대해서는 부정하는 모습으로 정치권에 투신했던 일부 인사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황 전 총리도 지금의 정치권에 문제가 없다는 생각은 아니다. 그는 인적 구성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의 문제로 접근한다. '황교안의 답'에서는 ▲비례대표 공천 시스템 ▲법안 발의 건수 등 양에 치우친 의정활동 평가지표 등의 개선을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황 전 총리의 언어 구사는 정제돼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황 전 총리가 당에서 책임있는 자리를 맡았을 때, 최소한 품격을 중시하는 보수 지지층을 부끄럽게 만들었던 '막말 논란'이 재연될 우려는 없어보인다.

황 전 총리는 "항상 말을 신중히 하고자 노력했다"며 "'품격 있는 사회'는 타인의 처지와 마음을 헤아리는 섬세한 언어 사용이 일상화됐을 때 비로소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보스 기질'을 가진,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는 보수 인사라는 점에서 속칭 '꼰대'스런 이미지가 연상될 수 있는 게 황 전 총리의 약점일 수 있다.

다만 황 전 총리는 '황교안의 답'에서 보수 지지층들도 다소 의외로 여길 정도로 열린 시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청년층의 'YOLO(You Only Live Once)'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황 전 총리는 "전세계적인 저성장 기조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기보다는 오늘을 행복하게 살자는 젊은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표현이 아닌가"라며 "열심히 일하더라도 내 집 장만도 어려운 현실 속에서 차라리 좋아하는 것에 시간과 돈을 투자하고, 거기서 만족감을 얻는 젊은이들이 늘어가는 세태를 반영하는 표현"이라고 파악했다.

그러면서 "기성세대의 정서와는 다른 점이 있다고 봐야겠지만, 어느 쪽이 더 바람직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며 "차이가 갈등으로 변질되지 않으려면, 다른 세대의 가치관을 유연하게 대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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