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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마지노선 뚫린 코스피…약세장 깜빡이 켰다

이미경 기자
입력 2018.10.12 06:00 수정 2018.10.12 06:12

코스피 지지선 2130선 붕괴, PBR 2015년 수준으로 회귀

금리상승·무역갈등 여파 등 겹악재…"연말까지 부진할 것"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2228.61포인트) 대비 4.44% 급락한 2129.67포인트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2228.61포인트) 대비 4.44% 급락한 2129.67포인트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

7년만에 최대 낙폭을 경신한 코스피가 향후 약세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2배 수준으로 지난 2015년 8월 중국 위안화가 급락했을 당시인 0.93배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상황에서 기업들 이익도 개선되기 쉽지 않아 코스피의 반등 가능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분간 바닥 찍고 반등하는 'V'자 형태의 흐름은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사실상 본격적인 약세장으로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 "코스피 지지선 2150선"…단기 과매도 국면

코스피 지수가 하루 만에 100포인트 가까이 추락하며 2100선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2228.61포인트) 대비 4.44% 급락한 2129.67포인트에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4억431만주, 거래대금은 8조1967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51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증시는 역대급 추락으로 이어졌다.

미국발 쇼크가 국내증시에 미치는 충격은 예상보다 컸다.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3.15%),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3.29%), 나스닥 지수(-4.08%) 등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락했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를 주저앉게 한 배경에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 부담과 기술주 불안 우려가 겹친것도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대의 상승추세를 지속하고 있고 거시건전성 측면 취약지대인 신흥국 투매 현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향후 금리 상승에 따른 성장주 진영의 구조적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 미중 스파이칩 이슈가 부각되면서 기술주 약세가 두드러졌다"고 진단했다.

이날 외국인은 하루동안 무려 4896억원의 매도물량을 쏟아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2206억원, 2418억원으로 지수하락을 방어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2278억원 규모의 매도우위를 보였다.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공포지수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장마감 직전 전일대비 5포인트(33.90%) 오른 19.72포인트를 기록중이다. VKOSPI는 코스피가 급락할 때 반대로 급등하는 특성이 있는데 이를 두고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포지수로 불린다.

이날 오전 장초반 당시만해도 시장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기껏해야 2150선이 하단일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재배적이었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 메리츠종금증권,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 지지선을 2150선으로 제시했고 삼성증권은 2150선을 하회해도 2100포인트에서 지지선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0일 장 마감기준인 2200선에서 2150선까지 내려와도 밸류에이션 하단이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신흥국가들의 위기감이 고조됐던 2016년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3배 정도인데 지수로 전환하면 2130선이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이보다 더 빠진 2100선으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신흥국 위기 수준을 넘어서 전세계 경기침체를 야기한 금융위기 수준까지 근접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반등국면보다 약세장 지속될 가능성 높아

문제는 향후 증시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증시의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미국의 국채금리 급등, 달러 강세,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 불확실성 변수들이 전혀 해소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또한 남북경협 기대감도 점차 하락하고 있어 악재만 시장에서 부각되고 있다.

금리와 강달러, 무역분쟁이라는 3종세트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글로벌 위험자산의 리스크는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흥국 불안도 가세하면서 난공불락의 장세로 빠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는 PBR 1배도 깨지고 밸류에이션으로 레벨을 판단하기에 무의미한 시장으로 전락했다"며 "기술적인 과매도 구간인 것은 맞지만 현재 수준이 바닥인지는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지선 형성하고 다시 반등할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바닥을 치고 반등하는 국면이라기 보다 하향화 추세로 장기화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국내 상황을 돌아봐도 고용불안 등으로 내수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기업들의 실적개선도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허재환 미래에셋대우 주식전략팀장은 "미국 무역갈등의 수위가 줄지않고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로 가는만큼 내년 기업들의 실적이나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향후 기업들의 이익이 다시 늘어나기 쉽지 않은 등 낙관적 기대가 사라진 상황에서 주가는 약세흐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향후 글로벌 펀더멘탈과 코스피 밸류에이션을 고려한다면 단기 하락폭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앞서 하반기 코스피 하단을 최근 5년간 PBR의 저점(0.87배)인 2150포인트로 제시한 바 있다"며 "일시적으로 이를 하회하더라도 2100포인트에서 지지선이 구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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