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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선 경륜은 어디로?…이해찬, 잇단 설화·과거사 논란 휩싸여

정도원 기자 | 2018-10-11 02:00
李, 평양서 "살아있는 동안 정권 뺏기지 않겠다"
야당 반발 직면에 "내가 앞으로 20년 살겠느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민족통일대회 만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평양 고려호텔에서 열린 민족통일대회 만찬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과 건배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선 경륜이 무색하게 각종 설화(舌禍)로 정국 경색을 야기한데 이어 과거사 논란에까지 휘말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방북 과정에서 "내가 살아있는 동안 절대로 정권을 빼앗기지 않게 철통같이 방어하려고 단단히 마음먹고 있다", "국가보안법을 어떻게 할지 논의해야 한다" 등의 발언으로 설화에 휩싸였다.

정당의 목적은 정권 획득·창출이기 때문에 여당은 정권을 방어하고 야당은 정권을 빼앗으려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이 발언을 노동당 일당독재국가인 북한 관계자 면전에서 했다는 점에서 선거를 통해 정권을 주고받는 정당민주주의를 부정하려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이를 의식한 듯 전날 방북단 기자간담회에 배석해 "장기집권은 부당하게 법과 제도를 뛰어넘는다는 의미"라며 "(우리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정권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의 정권재창출"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발끈할 수밖에 없는 야당은 이 대표의 발언에 맹공격을 가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해찬 대표가) 평양에 가서 정권을 빼앗기지 않겠다는 발언을 상사에게 보고하듯 이야기했다"며 "대한민국을 적화통일하겠다는 노동당 규약을 따졌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해찬 대표가 40~50년 사실지도 모르는데 '죽을 때까지'라고 표현해 안타깝다"며 "남북관계를 이렇게 표현하니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오해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 대표는 결국 "전당대회할 적에 '20년 집권론'을 강조했는데, 내가 앞으로 20년 살겠느냐"라는 농담까지 했다. 올해 66세인 이 대표가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연령과 최근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20년 넘게 살지 못할 까닭도 없는데, 자신의 수명에 대한 비관적 전망까지 해가며 수습에 나서게 된 셈이다.

평양 국보법 재검토 발언도 정국경색 일조
"협치 가능하겠느냐" 全大 우려 '예언대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내려다보는 가운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일성·김정일 초상화가 내려다보는 가운데,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환담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가보안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발언도 폐지 시사로 받아들여져 정국 경색에 일조했다. 이 대표는 "(국보법을) 폐지·개정한다고 이야기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정의당이 국보법 폐지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선 것을 보면 듣는 사람이 잘못 들은 거라고 치부할 수는 없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살아있는 동안 정권 빼앗기지 않겠다' 발언과 국보법 파동으로 협치는 사라지고 정국에 냉랭한 분위기만 감돈다. 8·25 전당대회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과거 '버럭총리'라는 별칭이 있는데, 여야 협치 등 원만한 국회 운영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정부 비공개 예산 정보 접근·열람으로 정국의 중심에 있는 심재철 한국당 의원과 일부 언론사 간의 공방의 불씨가 엉뚱하게도 이 대표에게 튀면서 '과거사 논란'까지 일 조짐이 보인다.

한 매체는 최근 이해찬 대표가 심재철 의원의 폭로전과 관련해 침묵에 가까운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것이 지난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당시 심 의원이 자백해 결과적으로 이 대표 등 '동지'들을 배신한 셈이기 때문이라는 요지의 칼럼을 게재했다.

그러자 심 의원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를 반박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사실관계가 반대라는 것이다.

심재철 "먼저 붙잡힌 이해찬 자백에 고문당해"
'김대중 내란음모' 과거사 논란까지…설상가상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9일 한 매체 기자를 고소하며, 지난 1980년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당시 먼저 붙잡힌 이해찬 대표의 자백으로 자신이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9일 한 매체 기자를 고소하며, 지난 1980년 이른바 김대중 내란음모사건 당시 먼저 붙잡힌 이해찬 대표의 자백으로 자신이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심 의원은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피의자인 심재철은 1980년 6월 30일에 구속됐으며, 이해찬은 6일 앞선 24일 붙잡혔다"며 "6월 24일 붙잡힌 이해찬은 26일 자필진술서를 시작으로 27일 진술서 등 10여 차례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26~27일 이해찬 대표의 진술서까지 공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심재철 의원에게 폭력시위를 조종했다는 이해찬 대표의 자백에 따라, 4일 뒤인 6월 30일에 체포된 심 의원이 오히려 혹독한 고문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에 따르더라도, 해당 매체가 보도한 '이해찬 대표가 심재철 의원의 폭로와 관련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설명이 된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심 의원이 제기한 내용의 사실관계를 신중히 검토해보고 문제가 있을 경우 대응에 나서겠다"고 국민일보에 밝혔지만, 이미 38년이 경과한 사안의 성격상 진실 규명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바닥 없는 늪'에 빠져들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른바 대북송금 특검 사태 이후로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과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관계는 대단히 미묘하면서도 파괴력이 있는 문제"라며 "심재철 의원의 폭로전에 한 매체가 얽히면서 엉뚱하게 불꽃이 자신에게로 튀는 것과 관련해, 이해찬 대표 입장에서는 곤혹스럽게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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