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판문점 비준 논의 '파행'…조명균 참석 반발
지도부, 토론 앞서 조 장관 초청해 보고받아
지상욱·김중로·이학재, 형평성 지적…불참
바른미래당은 8일 오후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 동의안 처리와 관련해 논의를 시작하기도 전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당 지도부가 논의에 앞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초청해 비준 동의에 관한 보고를 받기로 하자 당내 일부 의원들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반발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워크숍을 열고 국정감사 전략 및 비준 동의를 위한 토의를 진행했다. 손학규 대표는 “냉전적인 안보관을 탈피하고, 평화 프로세스에서 당당한 야당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며 “정부가 조급히 나서선 안 되겠지만 우리 국회도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에 역할을 할 때가 됐다”고 비준 동의 찬성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관영 원내대표도 “정부와 여당이 조급하게 밀어붙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야당이 생각하고 지적하는 문제점을 존중하고 함께 그 대비책을 세워나가고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은 조 장관이 야당의 의견과 지적을 직접 듣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조 장관을 초청해 비준 동의와 관련한 실질적인 정보를 들어보겠다는 취지였지만 당 일부 의원들은 찬성 동의를 강조하는 정부 인사의 보고가 당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지상욱 의원은 “비준 반대 전문가도 불러서 얘기를 듣고 의원들이 참고해 토의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의견을 드렸다”며 조 장관을 초청한 지도부에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했다.
지 의원과 더불어 이학재, 김중로 의원은 조 장관이 참석할 경우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도 명확히 했다. 이 의원은 “오늘 보고를 빨리 취소해서 조 장관이 통일부에서 출발하지 않게 해달라. 의원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에 통일부 장관이 와서 무슨 얘길 하겠나”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반대와 찬성을 다 놓고 다양성을 봐야 한다. 우리 당 의원이 몇 되지 않으니 충분한 토론을 거쳐야지 통일부 장관이 오면 안 될 것이다. 오면 나도 참석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신환 의원은 “통일 부 장관에게서 실질적 협상에 대해 듣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얘길 들어도 경도되지 않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며 중재에 나섰지만 반대 의사를 밝힌 세 의원은 조 장관의 참석으로 결국 불참했다.
당초 바른미래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판문점 비준 동의와 관련한 토의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조 장관의 보고로 사실상 구체적인 논의는 비준 반대 전문가 초청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