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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문파 격돌임박-1]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당권 향배는?

정도원 기자 | 2018-09-22 05:00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주자들의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진석 전 원내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태호 전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김진태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정우택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자유한국당 유력 당권주자들의 모습.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진석 전 원내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태호 전 최고위원, 나경원 의원, 김진태 의원,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 정우택 전 원내대표. ⓒ데일리안

추석연휴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총사퇴가 전격 의결됐다. 당협에서 전당대회 대의원을 추천하기 때문에 당협위원장 재선정 과정은 필연적으로 당권 경쟁의 전초전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는 12월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각 세력의 물밑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 당권주자와 원내대표 후보군을 중심으로 '헤쳐모여'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각 세력의 향배를 짚어본다.

5대문파 격돌임박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당권 향배는①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과 정진석 전 원내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무성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비박(비박근혜)계는 현재 자유한국당의 주류다.

"주류와 비주류가 뒤바뀌려면 정권이 바뀌어야 가능하다"고 하는데, 옛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거듭날 무렵부터 만년 비주류이던 비박계는 '탄핵 사태'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몰락하고 친박계가 위축되는 틈바구니 속에서 당권을 접수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지금의 범(汎)주류는 단순히 비박계, 김무성계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상당 부분 외연의 확장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와 '열린 토론, 미래'를 함께 이끌고 있는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선출 당시에는 옅은 범박계로 분류됐었다. 그러나 원내대표가 된 뒤, 지금은 감옥에 들어가 있는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충돌하고 청와대의 난맥상을 간접 경험하면서 '낀박계'라는 말이 나오는 등 친박계와 거리가 멀어졌다. 지금은 비박계와 상당히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이른바 '복당파'라는 명칭도 정확치 않다. 정 전 원내대표 뿐만 아니라 범주류의 좌장으로 평가받는 강석호 전 최고위원도 탈·복당 경력이 일체 없다. 김 전 대표를 중심으로 일부 복당파도 있고 당을 계속 지켜왔던 잔류파도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보수의 혁신과 통합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굳이 이름 짓자면 '혁신 비박'이다.

이들은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해 지난 대선에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염두에 뒀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이 불과 20일만에 '대권 레이스'에서 떨어져나가면서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그 사이 대선후보를 낼 수 없으리라 봤던 한국당에서는 홍준표 전 대표가 부상했다. 홍 전 대표는 대선을 치른 뒤 계속해서 당을 이끌 생각이었는데, '독고다이'로 그간 정치를 해왔다보니 뒷받침을 해줄 세력이 없었다.

김 전 대표와 손을 잡고 일종의 '연립당권'이 수립되게 된 배경이다. 김 전 대표와 정 전 원내대표가 각자 북핵폐기대책특별위원장과 경제파탄대책특별위원장을 맡았을 때가 이 무렵이다.

이 그룹의 한 중진의원은 "홍 전 대표가 워낙 누구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라 (김무성 전 대표, 정진석 전 원내대표와) 다소 거리가 생기긴 했지만, 아주 멀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귀띔했다.

지난 19일 열린 한국당 비대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유기준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당을 완전히 망하게 해놓고서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심지어 다시 돌아오겠다는 분이 있다"며 "대쪽같은 결기를 가진 새 윤리위원장을 필두로 새 출발한 윤리위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달라"고 주문했다.

홍 전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이었는데,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김 전 대표가 "더 이상 (홍 전 대표를) 문제삼지 말자"고 두둔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차피 홍 전 대표가 내년 2월 전당대회에 직접 출마하는 것은 여건과 구도상 어렵기 때문에, 친홍(친홍준표)도 범주류의 손을 드는 수밖에 없어보인다.

2월 전당대회 앞둔 맹주 김무성의 선택은
'대표선수' 정진석이냐 주호영이냐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과 주호영 전 원내대표(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일단 접수한 당권을 고수하기 위해서는 전당대회 전에 있을 12월 원내대표 경선이 중대 변곡점이다.

상황을 복기해보면, 지난해 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범주류가 김성태 원내대표를 내세워 승리했기에 지금까지 당권을 고수할 수 있었다. 당시 친박계 후보가 분열했으며, 당내 신망이 높았던 이주영 의원(현 국회부의장)이 여론조사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전혀 뜻밖의 고배를 마시는 등 범주류 입장에서는 호재가 겹겹이 겹치며 1차 투표에서 낙승했다.

한국당 중진의원은 "당시 '지방선거에서 지면 당대표가 물러나고 원내대표가 당대표권한대행이 되기 때문에 (비박계가) 당권을 유지하려면 절대 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 나돌지 않았느냐"며 "정치권에서 '받은글'이 이렇게까지 딱 들어맞는 경우도 드물었다"고 말했다.

다가올 이번 12월 원내대표 경선도 만만치 않게 중요하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당연직 비상대책위원이기 때문에, 선출되면 비대위에 들어가 '전당대회 룰'에 관여하게 된다. 원내대표 경선을 승리해야 당권 고수가 용이해지는 셈이다.

한국당 관계자들의 관측을 종합하면,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범주류의 대표선수는 강석호 의원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대구·경북 출신의 3선 의원으로 최고위원·사무부총장과 외교통일위원장·정보위원장 등 주요 당직과 국회직을 두루 거쳤다. 탈·복당 전력이 전혀 없이 경력이 깨끗하고,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의 신망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총선을 1년 남겨둔 현 상황에서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출신이 맡는 게 맞다"며 "지역구가 탄탄한 사람이 중앙정계에서 이슈파이팅을 하고, 나같은 수도권 지역 의원들은 지역구를 다져야 한다"고 강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 본인도 지역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중진이라면 지도부에 진출해 당을 위해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그런 정도 역량이나 자질이 없다면 더는 선수(選數)를 쌓는 게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다만 2월 전당대회의 대표선수가 변수다. 김 전 대표가 직접 나서는 것은 집중공격을 받으며 난타당할 여지가 많아 동료 의원들도 만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원내대표와 주호영 의원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는데, 정 전 원내대표가 나선다면 강석호 원내대표 후보와는 최적의 조합이 된다.

주호영 의원으로 대표선수가 결정된다면 당의 '얼굴'인 당대표·원내대표를 둘 다 TK 출신이 맡는 것이 지역 안배상 적절치 않다는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주호영 의원이 당대표, 강석호 의원이 원내대표, 김광림 의원이 최고위원을 맡는 것으로 '교통정리'를 했다던데 TK 지역지들이 희망사항을 갖고 앞서가는 것 같다"며 "당사자들도 이렇게 TK끼리만 다 나눠가질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따라서 주 의원이 전당대회에 나서는 것으로 정리가 된다면, 원내대표는 수도권의 김용태 사무총장이나 김영우 의원, 충청권의 홍문표 전 사무총장이 등판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 의원은 지난 2016년 8·9 전당대회에도 출마해 2위로 선전했으며, 특히 정병국 의원과의 단일화 과정에서 예상을 뒤엎고 단일후보로 선출되는 등 대구·경북 권역에서 지지 기반이 탄탄하고 동료 의원들 사이에서 인망이 두텁다는 강점이 뚜렷하다.

이와 관련해, 정 전 원내대표와 주 의원 간의 직접 교섭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은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정진석 대표와 주호영 대표는 본회의장에서도 나란히 앉아 있는 등 가까운 사이"라며 "둘 사이에 직접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범주류, 12월 원내대표 경선 강석호 출마 유력
원대경선·전당대회 연승시 보수통합 촉진될 듯


국회 정보위원장 시절의 강석호 전 최고위원. 현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다(자료사진). ⓒ국회사진공동취재단국회 정보위원장 시절의 강석호 전 최고위원. 현재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맡고 있다(자료사진). ⓒ국회사진공동취재단

여러 가지 여건상 범주류가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에서 가장 유리한 입지에 있다는 것에는 한국당 관계자들이 큰 이견을 내지 않는다.

이은재 의원을 서울시당위원장에, 김세연 의원을 부산시당위원장에, 김영우 의원을 경기도당위원장에 포진하며 전국 최대 단위들을 순조롭게 접수했다. 윤영석 경남도당위원장도 김성태 당대표권한대행 체제에서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된 뒤 범주류에 합류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후 김용태 사무총장이 당규에 정해진대로 이들 시·도당위원장의 의견을 청취해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을 전격 '리셋'했다.

현역 의원과 원외당협위원장을 가리지 않고 엄정히 '인적 청산'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으나, 12월 원내대표 경선을 고려하면 현역 의원을 쳐내는 것은 어렵다.

한 의원은 "말로만 '극렬한 반발'일 뿐, 실제로는 친박계 의원들도 별반 동요하지 않는다"며 "비박계가 주도하는 이번 당협위원장 재선정에서 현역 의원을 대거 쳐내겠다는 것은 1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지겠다는 '자폭수'나 다름 아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원외당협위원장 위주의 대폭 '물갈이'가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살아남으려면 범주류 앞에 납작 엎드리는 수밖에 없다. 범주류의 반대편에서 당권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심재철 의원이 "지도부가 '줄세우기'를 생각하는 건가 하는 의심"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은 이 때문이다.

의심을 하든 말든, 전국 당협위원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전당대회에 앞서 범주류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혁신 비박'은 한국당내 스펙트럼 중에 가장 혁신적 포지션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바른미래당의 보수파와는 경계를 맞닿고 있다. '혁신 비박'이 12월 원내대표 경선과 내년 2월 전당대회에서 연승하면, 바른미래당에 당장 유탄이 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승민 전 대표와 지상욱 전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하는 바른미래당 보수파는 최근 당의 흐름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시장경제살리기연대를 이끌고 있는 이언주 의원도 정국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 비박'이 한국당의 당권을 장악하면 보수혁신의 신호탄이 오른 것으로 보고, 정계개편이 행동에 옮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바른미래당이 분당(分黨)하는 사태로 비화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그 여파는 민주평화당까지 덮치면서 연쇄 반응을 야기하게 된다.

반대 방향에서도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범주류에 원내대표와 당권을 차례로 모두 내주면, 이 당에서는 더 이상 공천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 '강성 친박' 의원 십수 명이 탈당과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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