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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 건전성 회복 지지부진…손보업계 불안 가중

부광우 기자
입력 2018.09.21 06:00 수정 2018.09.21 06:13

자본 여력 대부분 생보사 평균에 못 미쳐

IFRS17 무풍지대?…자본 확충 속도 내야

외국계를 제외한 국내 10대 일반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평균 지급여력(RBC)비율은 183.2%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시점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은 263.3%를 기록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외국계를 제외한 국내 10대 일반 손해보험사들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평균 지급여력(RBC)비율은 183.2%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시점 생명보험사들의 평균 RBC비율은 263.3%를 기록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토종 손해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다. 손해보험업계 선두 업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손보사들의 자본 여력이 생명보험업계 전체 평균을 밑도는 현실이다. 보험사의 재무 부담을 키우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앞두고 생보사들을 둘러싼 우려가 컸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손보업계가 불안의 진원지가 돼 가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외국계를 제외한 국내 10대 일반 손보사들의 평균 지급여력(RBC)비율은 183.2%로 전 분기 말(182.4%) 대비 0.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로, 이 수치가 올라갔다는 것은 그 만큼 보험사의 자본 여력이 개선됐음을 뜻한다.

이처럼 다소 상황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해당 손보사들의 재무 상태는 생보사들과 비교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다. 지난 6월 말 국내 생보사들의 평균 RBC비율은 263.3%로 토종 손보사들에 비해 1.5배 가까이 높았다. 즉, 국내 대표 손보사들의 자본 건전성은 웬만한 생보사들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 손보사들 가운데 RBC비율이 생보업계 평균을 넘어서는 곳은 삼성화재(320.0%)뿐이었다. 나머지 손보사들의 RBC비율은 모두 2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더욱이 이 기간 10개 토종 손보사들 중 절반이 넘는 6개사의 RBC비율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이 10%포인트 넘게 오르면서 전반적인 평균은 올랐지만, 손보사별로 보면 상당수의 재무 건전성이 나빠졌다는 얘기다.

MG손보의 경우 RBC비율이 82.4%로 국내 보험사들을 통틀어 가장 낮았다. 이는 보험업법에서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10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MG손보는 지난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후 이번 달 안에 RBC비율이 100%를 상회할 수 있는 수준의 유상증자를 완료하겠다는 내용의 경영 개선 계획을 이행 중이다.

손보사들의 이 같은 자본 여력을 둘러싼 걱정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IFRS17의 시행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서다. 2021년 IFRS17이 적용되면 기존 원가 기준인 보험사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뀐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재무 부담은 상당히 커질 전망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본 확충에 애를 쓰는 배경이다.

IFRS17 도입 소식이 전해진 초반만 해도 보험업계에서는 손보사보다는 생보사들의 위험이 클 것으로 내다보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과거 자산 규모 경쟁을 벌이던 생보사들이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앞세워 저축성 보험을 대거 판매했던 까닭이다. 금리가 낮을 때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하지만 현 시점의 건전성만 놓고 보면 IFRS17에 따른 리스크는 손보업계가 더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생보업계에 비해 덜하긴 했지만 손보사들도 최저보증이율 조건이 붙은 상품들을 많이 팔아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아울러 손보사들이 판매 경쟁을 벌였던 100세 이상의 만기 보험도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란 전망이다. IFRS17이 적용되면 보장 기간이 긴 상품일수록 준비금을 더 쌓아야 해서다. 2013년 이전까지만 해도 손보사들이 판매한 상품들의 만기는 80세가 대다수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사들도 IFRS17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신규 자금 수혈을 위한 손보사들의 고민은 점점 커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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