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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발목 잡은 롯데면세점…미운 오리 전락?

김유연 기자 | 2018-09-20 06:00
서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모습. ⓒ데일리안  서울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모습. ⓒ데일리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롯데면세점의 상황이 악화일로다. 오는 10월에 열리는 항소심에서 신 회장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를 따내는 대가로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가 인정될 경우 특허권 자체를 반납 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업계 2, 3위인 신라와 신세계가 롯데면세점의 턱밑까지 추격해오는 상황에서 롯데면세점 특허권 반납이라는 위기에 처한다면 면세사업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신 회장의 구속으로 '뉴롯데' 계획도 올스톱된 상황이다. 면세점 특허권 취소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신 회장이 야심차게 준비해온 롯데호텔 상장도 무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 구속과 '뉴롯데' 사업 추진에 롯데면세점이 암초 역할을 하고있다는 게 재계 안팎의 시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 철수 대안으로 제시했던 시내면세점 집중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월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 협상에 백기를 들며 인천공항 제1터미널 철수를 선언했다. 인천공항 철수에 이어 월드타워점 특허권 사업권까지 반납하게 되면 업계 1위 자리도 위태로울 수 있다는 잿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롯데호텔 사업부인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 전체 매출의 80~9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호텔롯데의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롯데면세점의 경영실적이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가 급감하면서 실적이 크게 꺾인 데다, 인천공항점 철수에 이어 월드타워점 특허 상실 위기까지 겹치면서 위기에 몰렸다.

월드타워점은 2015년 11월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에서 탈락하고 특허권 만료로 2016년 6월 문을 닫았다. 그러다 같은 해 12월 관세청의 특허 심사에서 재특허를 받았다. 당시 월드타워점과 신세계디에프 센트럴시티점, 현대백화점 면세점 무역센터점 등이 사업권을 획득하면서 업계 내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롯데는 월드타워점 재특허 과정과 관련, 신 회장이 제3자 뇌물죄 혐의로 구속되면서 사상 초유의 총수 부재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이로 인해 롯데 계열사 인수합병 추진, 지주사 전환을 위한 호텔롯데 편입 등 신 회장의 '뉴롯데' 사업 추진도 전반적으로 흔들리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항소심 결과 이후 월드타워점의 특허가 취소될지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관세법 제178조(반입정지 등과 특허의 취소)는 특허신청 업체가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 특허취소가 가능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관세청도 이번 재판 결과와 특허 취소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롯데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매출 감소도 문제다. 롯데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 6조598억원 중 인천공항점과 월드타워점은 각각 1조1209억원, 5721억원을 거둬 전체 매출의 28%를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천공항점 철수에 이어 월드타워점 운영권까지 취소될 경우 롯데면세점의 매출액은 4조원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롯데면세점이 주춤한 사이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은 1위 자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44490억원을 기록했다. 신라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액만 2조699억원에 달한다.

오픈 2년 차인 신세계면세점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면세점 운영업체인 신세계DF는 사업 첫해인 2016년 150억원대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10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6년 3080억원이었던 매출액도 지난해 9200억원대로 약 3배가량 뛰었다. 올 상반기 매출액만 7057억원을 기록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의 아성이 흔들리는 사이 면세점 업체간 시장 점유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고 있는 데다 현대백화점 면세점도 오픈을 앞두고 있어 면세점 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신 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호텔롯데 상장도 무기한 연기됐다. 호텔롯데 상장이 무산되면 지주사 체제 완성은 물론 일본롯데의 지배에서 벗어나는 것도 여의치 않게 된다.

신 회장은 경영권을 물려받은 후 롯데의 불안정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에 주력해왔다.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시키고 국내 계열사 91개 중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 51개사를 지주회사 체제 아래 묶었다.

하지만 지주사 체제를 완전히 갖추기 위한 편입 계열사 확대와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 정리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

지배구조개선 작업이 완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자리까지 내주게 되면서 지배구조개선 작업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롯데의 영향력을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 호텔롯데의 상장인데 롯데면세점 사업권 반납이 확정될 시 당분간 호텔롯데의 상장은 어려울 것"이라면서 "신 회장의 거취 문제가 향후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안 = 김유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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