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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대책 여파로 지방 청약시장 폭탄…청약경쟁률 '뚝뚝'

권이상 기자
입력 2018.09.19 06:00 수정 2018.09.19 06:10

지난달 수백대 1 기록하던 부산, 대구 청약시장서도 2순위 미달 단지 등장

전문가들 "지방 활성화 대책 절실, 건설사들 밀어붙이기식 공급 자제 해야"

지방 부동산 시장이 청약 경쟁률을이 떨어지며 본격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사진은 부산 아파트 전경.(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방 부동산 시장이 청약 경쟁률을이 떨어지며 본격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사진은 부산 아파트 전경.(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동안 회복세를 보이던 지방 청약시장이 이번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최근 지방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이 직전에 청약을 실시한 인근 단지의 청약경쟁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울·수도권과 지방을 묶어 대출제한 등 청약시장을 옥죄고 있어 지방에서부터 여파가 곧바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미분양 소진에 큰 의지가 없어 앞으로 지방 청약시장의 위축은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관측한다.

게다가 한동안 높은 청약 경쟁률이 지속되자 일부 건설사들이 고분양가를 고집하며 실수요자들을 외면한 것도 시장 위축의 원인이 됐다.

1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방 부동산 시장이 청약 경쟁률을이 떨어지며 본격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만해도 새 아파트를 내놓기만 하면 수백대 1을 기록하던 부산과 대구 분양시장 역시 대책이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최근 분양한 아파들의 청약 경쟁률이 수대 1로 겨우 마감하거나, 청약 2순위에서도 대거 미달되는 사태가 일어나고 있어서다.

실제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보광종합건설이 지난 12일 투기과열지구에서 청약을 실시한 '대구 수성 골드 클래스'는 1순위 청약경쟁률이 평균 6.1 대 1에 그쳤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대구에서 분양한 ‘대구 신본리 동사프라임S' '대구역 한라하우젠트’ ‘남산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다사역 삼정그린코아 더베스트’ 등은 최소 평균 수십대 1, 최고 수백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대구 수성구 중동의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구에서도 수성구는 서울의 ‘강남’으로 통하는 곳으로 항상 수요가 넘치는 곳”이라며 “다만 수성구는 대구에서 유일하게 투기과열지구 규제를 받는 데다 최근 학군 프리미엄을 인정받지 못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3일 청약당일)이날 정부가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청약 예정자 심리를 위축시켰을 것”이라며 “9·13 대책에 따라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는 유주택자 가운데 청약을 포기한 사례도 적지 않을 것이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청약 2순위 대거 미달사태로 인해 선착순 분양으로 전환하는 브랜드 단지도 속출하고 있다.

롯데건설 '오창 롯데캐슬 더 하이스트'와 한라의 '김해 한라비발디 센트럴파크', SM우방산업의 '인천 검단오류역 우방아이유쉘'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건설이 충북 청주에서 공급한 '오창 롯데캐슬 더하이스트'는 152가구 모집에 단 6명이 청약, 146가구가 청약자를 찾지 못했다. 경남 김해 한라비발디 센트럴파크는 103가구 공급에 39가구가 미달됐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나서지 않는 이상 공급보다 수요가 부족한 지방 미분양은 적체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또 건설사들 역시 일정을 조율하며 아파트 공급에 몰두하기보단 기존 미분양 해소 방안을 적극적으로 시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일각에서는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고분양가 '배짱 장사'도 지방 미분양사태에 한 몫하고 있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지방 분양시장은 같은 지역이라도 동네에 따라 청약 성적이 희비가 엇갈리는 국지적 양극화에 시달리고 있는데, 정부가 이번 대책으로 찬물을 끼얹은 모양새”라며 “건설사들은 앞으로 미분양이라는 주홍글씨를 달지 않기 위해 ‘깜깜이’ 분양 등의 편법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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