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기울어진 운동장’ 예고된 골로프킨 패배?

김윤일 기자
입력 2018.09.16 15:44 수정 2018.09.16 15:44

알바레즈와의 2차전서 판정 끝에 패배

경기 전부터 골로프킨이 모든 면에서 불리

골로프킨 알바레즈 2차전. ⓒ 게티이미지 골로프킨 알바레즈 2차전. ⓒ 게티이미지

‘트리플G’ 겐나디 골로프킨(36·카자흐스탄)이 다시 한 번 알바레즈의 벽에 막히며 무패 행진을 마감했다.

골로프킨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협회(WBA) 미들급(72.57㎏) 통합 타이틀전에서 도전자 알바레스에 0-2 판정패(113-115, 113-115, 114-114)했다.

반면, 알바레스는 1년 만에 다시 만난 골로프킨에 승리를 거두면서 미들급 통합 챔피언에 등극,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됐다. 알바레스의 프로 전적은 50승(34KO) 2무 1패이며, 유일한 패배는 2013년 9월 ‘머니’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전이다.

골로프킨 입장에서는 너무도 아쉬운 패배가 아닐 수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승리하기에는 여러 악조건들이 산재해있었기 때문이었다.

앞서 두 복서는 1년 전 맞대결에서 판정 시비에 휘말렸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골로프킨의 우세를 점쳤으나 심판진은 1-1 무승부로 결론을 내렸기 때문. 이로 인해 편파판정 의혹이 불거졌고, 두 선수의 리매치가 곧바로 결정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금지약물이 말썽이었다. 알바레즈는 지난 3월, 약물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며 큰 충격을 안겼다. 그에게서 검출된 약물은 체지방연소와 근육량 증가를 돕는데 쓰이는 클렌부테롤(Clenbuterol)이었다.

이로 인해 지난 8월까지 징계를 받아야 했고 일각에서는 약물 효과가 남아있을 수도 있어 골로프킨이 불리하다는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알바레즈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계 수위를 50% 수준으로 감경했고, 우여곡절 끝에 펼쳐진 2차전은 1년 전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알바레즈의 홈경기로 치러졌다.

물론 알바레즈는 플로이드 메이웨더 은퇴 후 세계 복싱계가 주목하는 특급 스타다. 멕시코는 물론 미국 내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으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PPV 판매량으로도 드러난다.

골로프킨 알바레즈 2차전. ⓒ 게티이미지 골로프킨 알바레즈 2차전. ⓒ 게티이미지

따라서 이번 2차전에서도 챔피언인 골로프킨이 먼저 등장해 도전자를 맞아들이는 어이없는 전개가 연출되고 말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골로프킨 입장에서는 판정으로 갈 경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웠다. 이를 의식한 듯 골로프킨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반드시 KO로 눕히겠다”고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물론 알바레즈의 실력까지 폄하되어서는 곤란하다. 알바레즈는 골로프킨과 다시 마주해 엄청 적극적인 인파이터형 경기 운영을 펼쳤고, 이로 인해 저돌적인 골로프킨이 뒤로 물러서는 흔치 않은 광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경기 내용 자체는 엄청난 접전이었고 승자는 알바레즈였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경기 막판까지 놀라운 체력을 과시한 골로프킨 역시 대단한 복서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40번째 대전에서 마감된 무패 행진은 골로프킨 입장에서 받아들이기 결과로 다가오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