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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지하만인지상' 정의선, 현대차그룹 키 잡는다

박영국 기자
입력 2018.09.14 14:26 수정 2018.09.14 23:26

그룹 경영 업무 전반 총괄…인사권까지 장악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1월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 현대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이 1월 4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7 현대차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그룹 경영 업무 전반 총괄…인사권까지 장악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으로 이동하며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현대자동차를 넘어 비 완성차 분야의 다른 계열사들까지 총괄하게 되면서 통합 대응체계 구축은 물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경영승계를 위한 대비까지 가능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정 수석 회장이 지난 2009년 현대차 부회장으로 전보, 승진한 이래 9년 만이다.

정 수석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해 부친인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게 된다고 현대차그룹은 밝혔다.

회사측은 이번 인사에 대해 “이번 정 수석 부회장에 대한 역할 부여는 그룹차원의 체계적이고 신속한 체계와 역량 확보가 필요하다는 정몽구 회장의 결정”이라며 정 회장의 2선 후퇴를 전제로 한 경영권 승계로 비쳐지는 것을 경계했다.

앞으로 정 수석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반 및 주요 사안을 총괄하되 ‘정몽구 회장에게 보고하고 재가를 받아 실행’한다는 것이다.

당장 경영권 승계는 아니더라도 정 수석 부회장이 이번 인사로 ‘일인지하만인지상(一人之下萬人之上)’의 위치에 오른 것은 분명하다. 현대차그룹 내 7명에 달하는 부회장 중 하나가 아닌, 수석 부회장으로서 이들을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을 쥐게 된 셈이다.

그동안 정 수석 부회장은 부친인 정 회장을 대신해 그룹을 대표하는 역할을 종종 맡아왔지만 현대차라는 계열사에 한정된 직책으로 운신에 한계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앞으로 그룹 차원의 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추진, 통상 문제 대응 등에 대한 전략적 결정은 물론 그룹 인사권까지 손에 쥐며 명실상부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은 미국과 중국 발 통상 현안과 주요 시장의 경쟁심화 및 구도변화 등에 그룹의 유기적이고 통합적인 대응력 강화가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정 수석 부회장에 대한 이번 인사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4차산업 혁명과 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조응, 그룹차원의 민첩하고 효율적인 선제적 대응도 요구된다는 판단도 인사의 배경으로 언급했다.

◆통상현안 대응, 주요시장 판매회복, 미래차 대응 등 역할 막중

현대차그룹의 키를 쥔 정 부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막중하다. 당장 완성차, 부품, 철강 등 굵직한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통상 현안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판매 회복과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확대 등도 시급한 과제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6월 글로벌 현장에서 경쟁력을 확충하고 시장과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북미와 유럽, 인도에 각각 권역본부를 설립하고 글로벌 현장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현장 중심의 자율경영 체제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정 수석 부회장은 최근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등 스마트카와 미래 모빌리티 등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역량 강화를 강조해 왔다.

지난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현대자동차를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 전환을 적극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혁신기술을 보유한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 전략 투자하고 협업 파트너십을 결성하는 등 오픈 이노베이션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 회장의 대외활동이 뜸해지면서 그를 대신해 대외적으로 현대차그룹을 대표하는 일도 정 수석 부회장의 역할 중 하나로 꼽힌다.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 동행할 주요 경제인들 중 하나로 정 수석 부회장이 유력하게 언급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도 정 수석 부회장이 대통령 해외순방이나 재계 신년인사회 등 현대차그룹을 대표해 나설 일이 많다”면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다른 대기업 오너들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만큼 정 수석부회장도 현대차를 넘어 현대차그룹을 총괄하는 자격으로 나서야 격이 맞는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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