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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연락사무소 '첫발'…"개성공단 재개와는 무관"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입력 2018.09.14 11:32 수정 2018.09.14 12:52

연락사무소 소장 南 천해성 北전종수…첫날 업무 시작

조명균 "남북, 24시간 소통 체계 갖춰…한미 긴밀 협의"

개성공단기업인 "언제 재개되서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개성공단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한 남측 추진단이 8일 오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출경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해성 통일부 차관 등 개성공단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 위한 남측 추진단이 8일 오전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출경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연락사무소 소장 南 천해성 北전종수…첫날 업무 시작
조명균 "남북, 24시간 소통 체계 갖춰…한미 긴밀 협의"
개성공단기업인 "언제 재개되서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


개성공단 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14일 개소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운영의 첫 발을 내딛었다. 남북이 각종 사안에 대해 상시 협의할 수 있는 역사상 첫 소통채널로 주목된다.

남북연락사무소 설치는 4.27 판문점 선언 이행의 첫번째 조치로, 지속가능한 남북관계 제도화를 위한 첫 발로 평가된다. 연락 사무를 담당하는 남북 상주 인원들이 한 건물에 근무하게 되면서 남북 간 24시간 상시 소통 채널이 구축되는 셈이다.

개소식 행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개성공단 연락사무소 청사 정문 앞에서 열렸으며, 우리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북측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남북 인사가 개성에서 마주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개소식은 남측과 북측 총 1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리셉션을 시작으로 오전 11시부터 공식행사가 시작됐다. 행사는 경과 영상 시청과 기념사, 현판 제막식, 기념촬영, 합의서 서명식, 청사 시찰 순으로 진행된다.

이날 우리측 참석자는 조명균 장관을 비롯해 국회·정부·학계·시민단체·통일유관기관 등 각계각층 인사가 참석했으며, 북측에서는 전종수·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 부위원장 등이 자리를 빛냈다.

남북이 분단이후 처음으로 개성공단에 설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일부 남북이 분단이후 처음으로 개성공단에 설치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일부

연락사무소 소장은 '차관급'으로 합의됐으며 우리측은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북측은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이 겸직한다. 소장은 주1회 정례회의와 필요시 협의 등을 통해 남북 간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상시교섭대표로서 역할하며, 필요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직접 교환할 수 있다.

연락사무소 업무는 개소식 직후부터 실시되며 이날 오후 천해성 남측 소장을 필두로 연락사무소 운영에 대한 남북 간 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연락사무소는 남북교섭과 연락, 당국간 회담·협의, 민간교류 지원, 왕래 인원 편의 보장 등의 기능을 수행하며, 우선 추진 과제로 ▲철도·도로 공동조사 및 연구 ▲산림협력 ▲한반도 신경제구상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천해성 소장을 포함한 남측 인력들은 이날 오후 5시까지 근무하고 귀환할 예정이다. 천 소장은 이후 연락사무소에 상주하지 않고 협의시 방북하는 형태로 일하며, 실질적으로 개성에 상주하는 남측 책임자는 초대 사무처장직에 내정된 김창수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남측 부소장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남측 운영 인원은 사무처장을 포함해 연락사무 20명, 시설유지관리 등 보조인력 10명 등 총 30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매주 월요일 오전 방북해 금요일 오후 귀환까지 개성공단 내 숙소에서 숙식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상주인원들은 평일은 상주하고 주말에는 당직개념으로 운영된다"며 "주말 당직자들도 초기에는 상당한 인원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7개월 만에 다시 찾은 개성공단…"매일 다니던 데인데"

이날 개소식에는 개성공단 기업인들도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끈다.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된 이후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문은 처음이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은 이날 남측 출입사무소(CIQ)에서 방북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착잡하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상주인원 숙소. ⓒ통일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상주인원 숙소. ⓒ통일부

정 부회장은 "공단이 재개돼서 들어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리 정부의 의지와는 달리, 비핵화란 문제에 얹혀 있어서 개성공단 재개가 언제 될지 모르는 마당에 반가운 마음으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가보긴 합니다만 다시 언제 여길 들어갈 수 있을지 착잡하게 와닿는다"면서 "여기 매일 다니던 데인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오늘 시설을 둘러볼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동선 상으로는 그런 시간 여유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일단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시작으로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연락사무소와 개성공단 재개는 관련이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출경에 앞서 "'개성공단 재개와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는 기본적으로 관련이 없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다"며 "남북경협을 추진해 나가는 것은 기본적인 목표지만, 그것은 국제사회와의 공조 틀 속에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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