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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치고 당권 잡고' 한국당 대정부질문 4人4色

정도원 기자 | 2018-09-14 06:01
전당대회를 앞둔 야당의 대정부질문은 '도랑 치고 가재 잡는' 일거양득(一擧兩得)의 기회로 일컬어진다. 정권을 강하게 비판하며 야성(野性)을 드러냄과 동시에 당원·지지자들을 상대로는 존재감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다.

이런 측면에서 13일 진행된 대정부질문 1일차 정치 분야의 자유한국당 라인업은 일찍부터 주목을 받았다. 6선 중진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부터 주호영·김태흠·정용기·윤한홍 의원이 선정됐는데, 이 중 이미 최고위원을 지낸 김태흠 의원을 제외한 4인이 내년초 전당대회에 출마할 수 있는 잠재 후보군으로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랑 치고 가재 잡고' 全大 전 대정부질문
김무성·주호영·정용기·윤한홍 '4인 4색'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이 13일 대정부질문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이 13일 대정부질문을 마친 뒤,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전 대표는 내년초 치러질 전당대회에 재도전해, 당권을 잡고 보수통합과 상향식 공천 완성에 사심없이 임할 것이라는 '재등판설'에 휩싸여 있다.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4선의 주호영 의원은 김무성·홍준표 두 전직 대표가 직접 출마하지 않고 측면 지원에 머물 경우, 가장 유력한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주 의원 본인도 "두 분 전 대표 모두 (나와) 인연이 많아 도와줄 것"이라고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정용기 의원은 지난 2016년 8·9 전당대회에서 지도부 입성이 거의 확실시됐던 인물이다. 전대 막판에 친박계와 비박계에서 각각 '줄세우기' 문자가 횡행하면서 억울하게 탈락했다. 충청권을 대표할만한 차세대 리더가 마땅치 않고, 재선 기초단체장과 재선 의원의 경력을 고려하면 전당대회에 재도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윤한홍 의원은 홍준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한 의원은 "전통적인 계파 개념으로 말한다면, 우리 당에서 진정한 홍준표계는 윤한홍"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가 경남도지사를 지내던 시절 행정부지사를 맡았고, 이후 20대 총선 공천에도 홍 전 대표가 영향력을 행사했다. 홍 전 대표가 직접 출마하지 않는다면 지도부에 진입시킬 '대리인' 차원에서 최고위원 출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김무성 '내 상대는 文대통령' 내각 상대 최소화
주호영, 세심히 TK 정서 살펴…지지 기반 다지기


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김무성 자유한국당 전 대표최고위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들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4인 4색'의 양상을 보였다. 각자가 취한 전략이 내년초 전당대회에서의 당권 경쟁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무성 전 대표는 중량감을 과시했다. 6선 중진에 이미 대표를 지낸 몸이다. 새삼 국무위원들과 '드잡이'를 할 필요가 없다.

연단에 선 뒤 한동안은 국무위원을 발언대로 불러내지도 않았다. 마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듯 자기 메시지만 전달하다가, 국무총리와 통일부장관을 불러내 아주 짧게 한 마디씩만 물었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시절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정면 대결을 했던 몸"이라며 "'내 상대는 너희 (총리 이하 국무위원)들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말을 말없이 웅변했던 대정부질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주호영 의원은 외유내강(外柔內剛)이라는 평소의 평가를 드러내는 듯한 대정부질문을 했다.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으로 파고드는 대정부질문에는 이낙연 총리도 쉽게 대응하지 못했다.

다른 질문자가 사자성어를 썼을 때는 "어떤 의미로 쓰신 것인지 모르겠다"고 대꾸하던 이 총리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적재적소(適材適所)에 유능한 인재를 삼고초려(三顧草廬)해서 맡기겠다더니 결과는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는 주 의원의 질문에는 마땅히 답을 내놓지 못했다.

질문 중에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을 촉구한 대목이 눈에 띄었다. 이 사안은 주 의원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안이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TK 예산 홀대'를 나서서 질문했던 것도 눈에 띈다"며 "큰일(당권)에 도전하기에 앞서 지지 기반을 다지는 차원이 아니겠느냐"고 점쳤다.

정용기, 존재감 부각…계파색 옅은 점 고려한 듯
윤한홍, 홍준표 오버랩된 듯한 집요한 공격 '눈길'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용기 의원은 재선이다. 당대표·원내대표를 지낸 6선 김무성·4선 주호영 의원과는 처지가 다르다. 이날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을 통해 집권한 문재인정권이 통계조작도 모자라 조작된 예산을 내놓고 있다"는 마무리발언은 원고를 작성할 때부터 여당 의원들이 반발할 것임을 모르지 않았을텐데, 이들의 고성에 눌리지 않고 더욱 목청을 높이는 전투력을 보여줬다.

이처럼 정 의원이 강하게 치고나간 배경에는 계파색이 옅다는 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정용기 의원은 친박이 아니면서도 일전 김성태 원내대표와도 의원총회에서 '문자 사건'으로 강하게 각을 세울 정도로 비박·복당파와도 거리가 있다"며 "지난 전당대회에서도 '친국민계'를 자처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계파색이 옅기 때문에 당원·지지자들에게 '보수를 지킬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고 직접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서는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한홍 의원은 온화한 인품으로 정평이 나 있는 것과는 달리 이날 이 총리에게 시종 공격적으로 대했다. 어지간한 이 총리도 자신의 강남 자택과 관련한 윤 의원의 집요한 공세와 "축하드린다"는 말에 격동돼 "그렇게 비아냥거리지 말아달라"고 평정심을 잃었을 정도였다.

윤 의원이 "총리와 김상곤 사회부총리, 김영록 농림장관(현 전남도지사), 문무일 검찰총장, 김용우 육군참모총장,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열거하자, 이 총리는 순간 정색하며 "무슨 말씀인지 알겠다"고 말을 끊었다. '모두 광주일고 출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 것이었다.

국민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는 호남 편중인사를 다름아닌 호남 출신 총리를 상대로 집요하게 문제삼는 대목에서는 홍준표 전 대표의 화력이 순간 오버랩돼 보였다는 관측이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초선이 너무 점잖게만 해서는 안 된다"며 "96년 정계입문 직후 정권이 교체돼 초선 의원 시절 'DJ 저격수'로 활동했던 홍준표 전 대표를 연상시켰다"고 평했다.

2일차 이후 대정부질문, 남북회담 이후로 순연
유기준·안상수 등 활약 기회, 내달로 미뤄져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편 14일, 17~18일로 예정돼 있던 2일차(외교·안보), 3~4일차(경제·사회·문화) 대정부질문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이후인 내달 1~2일과 4일로 각각 연기됐다.

이로써 대정부질문 2일차 첫 번째 순서로 질문을 준비하고 있던 유기준 의원과 네 번째 순서인 안상수 의원의 등판 기회는 내달로 미뤄지게 됐다.

유 의원은 올해 12월 원내대표 도전설이 기정사실로 굳어져 가고 있으며, 안 의원은 잠재적 당권주자라는 점에서 내달 이들이 대정부질문에서 취할 전략과 태도에도 관심이 집중된다.[데일리안 = 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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