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배우는 것이 즐겁다"는 학생들, 일반고보다 특목고에 많아

이선민 기자
입력 2018.09.13 14:49 수정 2018.09.13 14:50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왜 공부할까”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10명 중 9명(87.9%)이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10명 중 9명(87.9%)이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왜 공부할까”

‘배우는 것 자체가 즐거워서 공부하는 학생’이 가장 수준 높은 학습전략을 사용하고, 성적도 가장 좋으며, ‘상이나 벌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의 성적이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특목고에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지난 8월 ‘KRIVET Issue Brief’ 제153호를 통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학습동기와 학습전략, 학업성과’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의 10명 중 9명(87.9%)이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공부한다고 응답했다.

이 뒤를 이어 ‘좋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서(82.7%)’,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74.6%)’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74.2%)’,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57.1%)’ 등의 이유가 있었다. 대부분의 이유가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인 셈이다.

‘배우는 것 자체가 즐거워서 공부한다’는 학생은 28.9%로 조사됐다. 또한 친구들에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서 공부한다는 학생이 24.2%, 경쟁 상대를 이기기 위해 공부한다는 학생이 22.9%,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고 싶어서 공부한다는 학생이 6.8% 등 자기 과시를 위해 공부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가하면 칭찬을 받거나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공부하는 학생도 상당수 있었다.

이러한 학습동기는 크게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자기결정력이 큰 순서대로 ▲배우는 것 자체가 즐거운 ‘내재적 동기’ ▲학습 자체가 즐겁지는 않지만 학습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공부하는 ‘확인된 조절동기’ ▲수치심, 자기과시와 같이 내면적인 압박에 의해서 공부를 하는 ‘부과된 조절동기’ ▲보상을 얻거나 벌을 피하고자 하는 ‘외적 조절동기’ 등이다.

자기결정력 수준이 높은 학습동기를 가진 학생들일수록 학습을 계획하고, 자신의 성과나 이해 수준을 판단하고, 더 끈기 있게 공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학교 유형별로 살펴봤을 때 특수목적고 학생들의 내재적 동기와 확인된 조절동기 수준이 일반고나 특성화고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을 보였다. 특히 과학고의 경우 내재적 동기와 확인된 조절동기 수준이 가장 높은 반면, 외적 조절동기 수준은 가장 낮았다.

배움 자체를 즐기는 과학고 학생들은 교과목에 대한 흥미도, 유능감, 호감도 자체가 높았고, 일반고에서도 내신 성적이 높은 학생들은 내재적 동기가 높았다. 그런가하면 직접적인 보상을 바라거나 벌을 회피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학생은 상대적으로 내신 성적이 가장 낮은 특성을 보였다.

김영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조사 결과를 두고 “학생들이 보다 효과적인 학습전략을 사용해 학업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내재적이고 자발적인 학습동기를 고취시키기 위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며 “학생들 스스로 본인의 장래희망과 적성을 발견하고 배움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 교사는 “개별 상담을 해보면 특성이 한눈에 드러난다”며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이 똑똑해서 배우는 것을 좋아하거나 꿈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꿈이 있는 학생들이 열의 있게 공부를 하고 그러다보면 배움 자체에 흥미도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학부모들을 향해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숙제를 다하면 뭘 사주겠다’거나 ‘오늘 안에 안하면 혼난다’는 식의 상·벌 인식을 강화하지 말고 공부를 할 이유를 찾아주고 꿈을 키워줘야 한다”며 “청소년기에도 늦지 않았으니 공부에 대한 접근법을 바꿔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선민 기자 (yeatsm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