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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충우돌 김부선, 어떻게 해야 하나

하재근 문화평론가
입력 2018.08.23 06:05 수정 2018.08.23 06:06

<하재근의 닭치고 tv> 김부선 태도에 염증 느껴 부정적 여론 커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스캔들 의혹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 씨가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심경을 밝히는 글을 낭독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김 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선거운동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 당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스캔들 의혹 당사자인 배우 김부선 씨가 22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경찰서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며 심경을 밝히는 글을 낭독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김 씨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선거운동 캠프 가짜뉴스대책단’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 당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재명 지사와의 분쟁 사건에서 김부선의 말을 믿어주는 여론이 인터넷상에서 압도적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김부선의 말을 못 믿겠다면서 그녀를 비난하는 여론이 커진다. 아직 이렇다 할 사실관계가 밝혀진 것이 없는데도 사람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이다.

이런 변화는 김부선이 자초한 측면이 있다. 공감하기 어려운 행보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7월 말에 있었던 경찰 출석 연기도 그렇다. 김부선은 갈비뼈 골절 등의 이유로 경찰 출석을 연기했는데, 갈비뼈 골절이 조사를 못 받을 정도의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김부선은 그동안 이재명과의 관계를 확실하게 밝히겠다며 당당한 태도를 보였는데 막상 경찰 앞에서 사실관계를 밝힐 때가 되자 소극적으로 변한 것 같은 인상을 줬다.

8월 초에는 본인의 SNS에 이재명 지사가 찍어줬다고 주장하는 사진과 함께 카메라를 들고 있는 한 남성의 모습을 올렸다. 당연히 그 남성이 이재명 지사일 거라고 사람들은 받아들였고, 김부선이 증거가 될 사진을 복구했거나 되찾았다는 신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남성이 사실은 엉뚱한 기자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김부선은 그 남성을 이재명으로 ‘99프로 오해’했다고 해명했다. 경찰 조사엔 협조하지 않으면서 엉뚱한 남성을 이재명으로 오해해 내세웠다는 말에 네티즌이 충격 받았다. 김부선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의심이 든 것이다.

그후 김부선은 SNS에 ‘해변상회’라고 적힌 가게 사진을 올렸다. 이곳은 2007년 12월 12일 인천에서 김부선이 이재명과 함께 낙지를 먹고 이재명이 카드로 계산했다고 주장한 바로 그 업소라고 알려졌다. 네티즌은 이 사진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였고 ‘김부선 해변상회’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기도 했다. 그런데 한 매체에서 해당 업소를 취재한 결과, “당시 카드 결제기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업소 측에서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사실관계는 더 정확히 따져봐야겠지만, 이런 보도가 나온 것 자체가 김부선의 신뢰성을 더 흔들리게 했다.

그리고 8월 20일에 김부선이 경찰에 연락해 출석하겠다고 통보했다. 연기까지 한 끝에 출석하겠다고 나선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진술할 것으로 기대됐다. 김부선은 심지어 연예인이 가장 꺼리는 경찰서 앞 포토라인에 서겠다며 자청했다고 한다. 이것은 김부선이 할 말이 많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8월 22일에 마침내 출석이 이루어졌다. 경찰서 앞에서 기자들에게 “진실을 말하는 데 변호사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진실을 국민과 경찰에게 말하려고 왔다”, “연인관계를 입증할 자료는 많이 있지만, 수사기관에서 말하겠다”, “더 이상 잃을 게 없기 때문에 진솔하게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나왔다”고 경찰 앞에서 많은 진실을 격정토로할 것처럼 이야기했다. 그런데 막상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선 진술을 거부하고 30분 만에 밖으로 나왔다. 이해하기 힘든 행보다. 이럴 거면 왜 출석을 자청하고 포토라인을 요구했단 말인가?

김부선은 경찰 출석 당시 ‘수많은 증거’를 가지고 있으며 ‘결정적 증거’를 경찰에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불과 하루 전엔 SNS에서 ‘증거 갖고 오라니. 남녀 사이 무슨 증거. 더군다나 무려 11년 지난 사건’이라며 증거가 없는 것처럼 말했다.

이렇게 석연치 않은 돌출 행보, 이해하기 힘든 오락가락 행보 등이 이어지자 사람들이 김부선의 태도에 염증을 느껴 부정적인 여론이 커진 것이다. 이젠 김부선 자체가 희화화 돼서 전면적으로 신뢰성이 붕괴하는 듯한 징후까지 나타난다. 이런 식이라면 김부선에게 좋을 것이 없다.

김부선은 변호사를 선임해 정식으로 대응하겠다고 한다. 현명한 결정이다. 좌충우돌식의 돌출 행보는 김부선에게 독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변호사와 상의해 보다 진중한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김부선은 경찰서 앞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이재명과 싸우겠다는 강한 결의를 밝혔다. ‘죽을 각오’로 싸우겠다는 말까지 했다. 증거 또는 합리적이고 일관된 논리로 타격해야 그 싸움에 효과적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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