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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철아!" "어머니!" 65년 만에 만난 이산가족, 반가워 '웃고' 그리워 '울고'

공동취재단 = 박진여 기자 | 2018-08-20 17:42
남북 이산가족 확인하고 '눈물바다' 된 상봉장…65년 쌓였던 눈물 쏟아내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포옹을 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 이금섬(92) 할머니가 아들 리상철(71)을 만나 포옹을 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65년여 만에 재회한 남북 이산가족은 서로를 끌어안고 눈물과 웃음으로 서로를 확인했다. 제21차 남북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 20일, 금강산 호텔 2층에 마련된 상봉장에는 수십년 만에 만난 남북 이산가족들의 감격과 환희가 뒤엉켰다.

북측 가족을 만나는 우리 측 이산가족 89명과 동행 가족 등 197명은 이날 오후 3시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 가족 185명과 단체상봉으로 헤어진 가족과 대면했다. 이날 상봉에서는 전시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들의 만남도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이번 상봉은 이산가족이 모두 고령이라 부모 자식 간 상봉은 7가족에 불과하며, 형재 자매나 사촌·조카 등 친척을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6·25 전쟁 중 북쪽으로 끌려간 국군포로 한 가족과 전시 납북자 다섯 가족의 만남도 성사됐다.

상봉장에는 우리 귀에도 익숙한 '반갑습니다' 노래가 흥겹게 흘러나오고 있었다. 상봉장에서 상대를 확인한 가족들 사이 탄식과 눈물이 터져나왔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서로를 확인하자마자 양팔 가득 껴안고 볼을 부비며 서로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날 최고령 상봉자 백성규(101) 할아버지는 북측의 며느리와 손녀를 만나기 위해 상봉장을 찾았다. 고령의 나이로 휠체어를 타고 아들, 손녀와 함께 들어선 백 할아버지를 북측 며느리와 손녀가 맞이하며 오열했다. 백 할아버지는 시종일관 울기보다 웃는 얼굴로 가족들을 맞았다.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의 조혜도(86·가운데)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를 만나 포옹하며 울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에서 남측의 조혜도(86·가운데)가 북측의 언니 조순도씨(89)를 만나 포옹하며 울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화는 주로 백 할아버지와 동반한 아들이 주도했다. 백 씨는 북측 형수님을 향해 "어떻게 지내셨어요, 어디 사세요" 라고 질문을 쏟아내고, 함께 나온 손녀를 향해 "내가 작은 아버지야"라고 살갑게 인사했다. 북측 며느리와 손녀는 백 씨 아들의 살아생전 사진을 가져와 "옛 사진이 낡아 복사해서 가져왔다. 가져가셔도 된다"고 건넸다.

애틋한 가족 상봉이 이어지며 백 씨의 남측 손녀인 백진영(27) 씨가 이 모습을 연신 사진으로 남기기도 했다. 이때 북측 보장성원이 최고령인 백 씨 가족을 위해 디지털카메라로 즉석에서 기념사진을 찍어주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수십년 만의 모녀상봉도 이어졌다. 북측에 두고온 딸들을 찾는 한신자(99) 할머니는 동반한 아들, 딸과 함께 북측 자녀들을 보자마자 "아이고!"라며 통곡을 터뜨렸다. 한신자 할머니의 북측 딸 김경복(69) 씨와 김경실(72) 씨는 어머니를 보자마자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하며 눈물을 터뜨렸다.

두 딸을 양 옆에 앉힌 한 할머니는 두 딸의 손을 붙잡고 볼을 부비며 그간의 그리움을 달랬다. 한 할머니는 딸 경영 씨에게 "너가 이름이 김경자인데 왜 이름을 바꿨니. 내가 피난 갔을때…"라며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였다. 피난갈 당시 두 딸을 미처 못 데리고 나온 데 대한 미안함이 묻어났다.

북측 딸들은 "고모가 있지 않았습니까"라며 어머니를 위로했고, 모녀 간 대화 내내 손을 꼭 붙잡은 채 서로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측 상봉단 한신자(99)할머니가(녹색) 북측의 딸 김경실(72), 김경영(71)씨와 상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첫날인 20일 오후, 북한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남측 상봉단 한신자(99)할머니가(녹색) 북측의 딸 김경실(72), 김경영(71)씨와 상봉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측 아들을 만난 이금섬(92) 할머니도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며 눈물을 터뜨렸다. 이금섬 할머니는 북측 아들 리상철(71) 씨와 며느리 김옥희 씨를 만나자마자 "상철아!" 라며 온몸을 끌어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아들 상철 씨도 어머니를 부여 잡고 감격스러운 눈물의 상봉이 이뤄졌다.

상철 씨와 며느리는 가족사진을 확대한 사진을 보여주며 이 할머니 남편의 생전 사진을 확인했다. 상철 씨는 "아버지 모습입니다 어머니"라며 오열했고, 가족사진을 받아본 이 할머니는 아들에게 "애들은 몇이나 뒀니, 아들은 뒀니, 손(자식)이 어떻게 되니"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남편이 납북된 홍정순(95) 할머니도 북측의 조카들을 만났다. 홍 할머니의 남편은 6·25 발발 직후 북한으로 끌려갔고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상태다. 부친이 국군포로인 이달영(82) 할아버지는 북측의 이복동생들을 만나 생전 아버지를 추억한다.

이산가족 상봉이 시작되고 가슴을 저미게 하는 저마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일부터 2박3일 간 남측 이산가족이 북측 가족을 만나는 1차 상봉, 24일부터 26일까지 북측 이산가족이 남측 가족을 만나는 2차 상봉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상봉행사로 남측에서 93명, 북측에서 88명이 상봉에 나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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