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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동제약, 생수로 덩치는 키웠는데...수익률 도매업체 수준

최승근 기자
입력 2018.08.21 06:00 수정 2018.08.21 08:04

최성원 부회장, 생수‧MRO 등 사업다각화…영업이익률은 9%대에서 2%대로 급락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대에서 제자리걸음…수익률 향상 갈 길 멀어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매출 기준 국내 3위 제약사인 광동제약의 수익성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삼다수를 비롯해 비타500 등 유통부문 사업을 확대하면서 2016년 연매출 1조원을 돌파, 회사 규모는 커졌다. 하지마 영업이익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속 빈 강정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광동제약은 올 상반기 매출액 5733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액은 1.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6% 감소한 수준이다.

최근 3년 간 광동제약의 영업이익은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다. 2015년 509억원, 2016년 444억원, 2017년 357억원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5.3%, 4.2%, 3.1%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의약품 도매업체 수준까지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약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이 8~9%대인 점을 감안하면 중소 제약사보다 못하다는 말이 나올만 하다. 광동제약은 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 유통부분 사업 호조로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뒤 지난해에는 유한양행, 녹십자에 이어 매출 기준 업계 3위를 기록했다. 주요 3사에 이름을 올린 것에 비해 영업이익 수준이 초라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삼다수 등 유통사업 양날의 검…매출 규모 크지만 수익성은 낮아

광동제약의 최근 3년간 실적 추이.ⓒ전자공시시스템 광동제약의 최근 3년간 실적 추이.ⓒ전자공시시스템

업계에서는 회사 외형을 키워준 유통부문 사업이 수익성 면에서는 오히려 독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매출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삼다수의 경우 제조와 유통을 모두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만을 담당해 수익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

갈수록 생수시장이 확대되면서 매출에는 기여를 했지만 아이시스, 백산수 등 경쟁 제품의 시장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생수를 팔아 챙길 수 있는 수익은 점점 줄고 있는 상황이다.

닐슨테이터 집계를 보면 삼다수의 시장점유율은 2015년 45.1%에서 2016년과 2017년 41.5%로 하락했다.

특히 광동제약의 경우 자체 물량이 아니라 위탁판매를 담당하는 입장이어서 점유율 하락을 막고 재계약을 따내기 위해서는 경쟁업체 보다 마케팅이나 판촉비용을 더 쓸 수 밖에 없다는 게 식품업계의 설명이다. 결국 본업인 제약사업의 경쟁력을 키워 유통사업의 수익성 하락을 상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구개발비 비중 1%대 제자리걸음…10% 이상인 업계 평균과 큰 격차

하지만 최근 유통사업이 크게 확대된 반면 제약사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는 몇 년 째 1%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광동제약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5년 1.1%에서 2016년 0.8%로 줄었다가 2017년 1.0%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 상반기의 경우 1.1%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보통 제조업 평균 연구개발비 비중이 3~4% 수준이고, 제약업계의 평균이 10%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적은 수준이다.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인 제약사들의 경우 연간 매출액의 15~20% 수준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기도 한다.

유통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제약 분야에 투자를 줄이면서 현 최성원 부회장이 2013년 취임 당시 했던 ‘2020년 매출 1조원, 영업이익률 10% 달성’ 약속은 지키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삼다수 유통 판권을 따내고 소모성자재 구매대행(MRO) 사업에 진출하면서 매출액 목표는 달성했지만 최 부회장 취임 전 9%대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현재 2%대까지 떨어져서다.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광동제약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광동제약

해외 계열사 적자 행진, 미국 법인은 완전자본잠식

여기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2021년, 삼다수 유통 판권까지 빼앗길 경우 매출 1조원 목표 달성도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견해다.

삼다수를 앞세워 매출을 늘리고 있는 내수시장과 달리 해외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광동제약은 현재 중국 연변과 연태, 소주 그리고 미국과 베트남에서 제약과 건축용 골재 가공, MRO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연변광동제약유한공사, Kwangdong Vina, 연태청정상무유한공사, 소주가륭애매낙상무유한공사, Kwandong USA, 광동실업연변유한공사 등 해외계열사는 모두 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법인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지기도 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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