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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권 여론지지율이 추락할까?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 | 2018-08-19 06:00
<칼럼> 국민이 흥분 가라앉히고 이성 찾아보니…오늘과 내일 삶에는 무대책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학락은 독선과 오만 탓…상식·전문성 무시 태도의 기반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광복절인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건국 70주년 기념식 및 국가해체세력규탄 범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일 년여 동안 대통령의 국정지지율과 여당의 지지율은 기록적인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그런데, 6월 지방선거 대승을 정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가속이 붙는 느낌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이번 주(8월 13~14일) 조사에서 여당은 37%로 추락했고, 문재인 대통령 국정지지율도 55.6%로 역대 최저였다. 지난주에는 대통령 지지율이 60% 아래로 떨어지더니, 이번 주는 여당 지지율이 40% 아래로 내려앉았다. 문 대통령 휴가 중 대통령 국정지지율이 잠깐 소폭 상승한 적이 있었다. 대통령이 뉴스에서 사라지니 잠시 반등하다가 복귀하니 또 떨어졌다. 추세는 하락국면이 분명해 보인다.

여론조사야 등락하기 마련이지만, 이번엔 좀 심상치 않다. 지난 번 평창 동계올림픽 전 하락과는 좀 다른 양상이다. 지지율 회복을 위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안보는 ‘남북협상을 통한 평화’, 경제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두 마리 말이 끄는 마차와 같았다. 지금 두 마리 말 모두 시너지를 만들기보다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형국이다. 이대로 끌러가다 보면 지지율은 계속 추락할 것이고, ‘성공한 정부’는 요원해 질 것이며, 나라는 더 어려운 처지에 몰릴 것이다.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내가 보기에는, 국민에게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 정부는 지난 1년여 동안 ‘적폐청산’으로 과거에 집착하는 모습만 보였다. 국민이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성을 찾아보니, 오늘과 내일의 삶에는 무대책이었던 것이다.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산다. 아무리 어려운 환경도 희망이 있으면 견디지만, 희망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여건도 행복이 되지 않는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위해서 정부는 ‘상식’과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희망을 주는 정부라면 오늘은 ‘상식’으로 통치하고, 내일은 ‘전문성’으로 열어가야 한다. 그런데 현 정부에서는 오늘은 상식이 사라지고, 내일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전문성을 무시한다.

예를 들어보자.

현 정부는 ‘일자리는 민간에서 만든다는 편견을 버리라’고 했다. ‘상식을 버리라’는 말이다. 공공부문의 과도한 일자리는 국민부담에 직결된다. 전체파이는 그대로거나 줄고 있는데, 공공부문만 비대해지면 민간부문이 견디기 힘들어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먹는 격이다. 갈증이 해소되긴 커녕 고통을 더 증가시킨다. 아이들도 아는 상식인데, 나라의 최고의 의사결정권자가 편견이란다.

내일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 국가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결실까지는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문가는 배제한 채 아마추어를 모아 공론화하고, 이를 통해 엉뚱한 결정을 내린다.

대표적인 예가 ‘탈원전’이다. 우리나라는 원전기술은 세계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공급은 산업발전의 필수요건이다. 일본이 동일본 대지진과 이로 인한 쓰나미 피해로 원전을 중단하자, 전기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가격도 급등했다. 일본은 이로 인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호황을 누렸다. 전기가 많이 소요되는 데이터백업센터 등이 우리나라로 이전된 것이다. 견디지 못한 일본이 여론이 좀 가라앉자 원전을 재가동했다.

반면 우리는 원전을 줄여 전기공급의 이점을 스스로 포기하고 있다. 우리의 장점을 포기하고 경쟁자를 돕는 일이다. 일본과의 경쟁은 일단 차치하자.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재개를 추진하고 있단다. 그런데, 북한 개성공단에 전기를 공급하려 해도 엄청난 비용을 우리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 북한 노동자의 싼 노동력이란 이점을 살릴 수 있겠는가? 나아가 이러고도 풍부한 전력이 필수인 ‘5차 산업혁명’을 추구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다행은 이번 여름의 폭염이다. 100여년 만의 한여름 더위는 일반 국민에게 전기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서민을 위한다며 정부가 내 놓은 요금 대책은 한계를 보였다. 우량기업이었던 한전은 부실기업이 되 가고 있다. 조만간 크게 전기요금을 올리던지 국고로 적자를 메워야 할 것이다. 모두가 국민의 척수를 빼먹는 일이다.

지난 16일, 때 마침 청와대에서 대통령 초청으로 여야 원내대표단 오찬이 있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원내대표는 이자리에서 탈원전의 문제점을 강조했다. 같은 날 한국원자력학회가 한국리서치 의뢰한 여론조사가 나왔다. 국민 71%가 "원전 찬성"이라는 내용이었다. '원전 비중을 늘려야 한다'(37.7%), '유지해야 한다'(31.6%) 등 원전 확대·유지 답변이 '원전을 줄여야 한다'(28.9%)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정부가 고집을 버리고 국가경제를 위한 결단을 해야 할 때다. 부끄러울 것은 없다. 현 정부가 계승했다는 노무현 정부도 원전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정책을 폈지 않은가?

한국 진보정권의 시조인 김대중 대통령은 “서생(書生)의 문제의식과 상인(商人)의 현실감각으로 하는 것이 정치”라 했다. 정치인은 이상과 현실의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듯이리라. 이런 생각은 김대중 정부가 IMF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원동력이기도 했다. 반면 현 정부는 세계경제호황 속에 ‘나홀로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가상의 스토리인 재난영화(판도라)를 보고, 감성적으로 ‘탈원전’을 결정하는 정부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우주모험 영화(마션, 인터스텔라, 그래비티 등)의 흥행에 힘입어 최초의 태양탐사선을 발사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문화콘텐츠의 부정적 효과와 긍정적 효과의 극명한 대조다.

이제 탈원전이 현실적 해법이 아님이 명확해졌다. 감성, 이상의 정치는 ‘수도사 리더십’이다. 중세 유럽과 이슬람의 근본주의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곤경에 빠트리고 죽였는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현정부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상식’과 ‘전문성’의 문제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다. 독선과 오만이다. 상식과 전문성을 무시하는 태도의 기반이기도 하다.

비근한 예로 최근 ‘드루킹 특검’에 대한 여당의 오만한 압박은 국민을 정떨어지게 하기 충분하다. 국회에서 결정한 특검이다. 혹시 모를 불리한 결과를 막기 위해 진실을 밝히지 못하게 하는 모습은 국민에게 오만으로 비칠 수 밖에 없다. 수많은 ‘내로남불’을 눈감아 줬던 국민이지만, 이 정도의 독선과 오만이라면 용납하기 힘들 것이다. 국민은 겸손하고 반응 잘하는 집권자를 원한다. 군림하는 권력자는 민주주의와 국민의 적이다. 어떤 해법도 이런 자세라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두기 힘들 것이다.

‘성공한 정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문재인 정부에게 바란다. 스스로 겸손하기 힘쓰고, 잘못된 길이라고 판명되면 미련두지 말고 돌아오라. 전문가의 말을 중히 여겨 인재를 등용하고, 상식을 존중하기 바란다. 그러면 최소한 눈앞의 위기는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고 자원과 수단도 남아 있다. 실기해 전정권과 같은 ‘통한의 결말’을 맞지 않기 바란다.

글/김우석 (현)미래전략연구소 부소장·국민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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