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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이 낳은 참사…손흥민도 소용없던 졸전

김윤일 기자
입력 2018.08.17 23:15 수정 2018.08.17 23:15

말레이시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서 1-2 패

키르기스스탄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해야 16강행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을 긴급 투입했지만 동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 연합뉴스 김학범 감독은 손흥민을 긴급 투입했지만 동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 연합뉴스

바레인전 6-0 대승으로 자만한 한국 축구가 조직력의 말레이시아에 조별리그 2차전을 내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대표팀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인도네시아 반둥에 위치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조 2차전에서 1-2 무기력 패했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완패였다. 만약 대표팀이 말레이시아를 꺾었다면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지을 수 있었다. 앞서 대표팀은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6-0 대승을 거뒀고, 말레이시아전에 앞서 열린 바레인과 키르기스스탄의 경기가 2-2 무승부로 끝나 승점 3을 보탰다면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승점 3은 말레이시아의 몫이었고, 대표팀은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토너먼트 진출을 타진하게 됐다.

그야말로 자만심이 낳은 참패였다. 김학범 감독은 대승을 거뒀던 바레인전에 출전했던 선발 라인업을 무려 6명이나 교체하는 여유를 보였다.

이유도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빡빡한 일정 속에 치러야 한다. 따라서 로테이션 가동이 불가피했고 골키퍼 조현우 등이 벤치에 앉게 됐다.

대가는 참담했다. 조직력이 완성되지 않은 선수들은 경기 내내 불안정한 호흡을 보였고 수차례 패스 미스를 저지르며 그많던 기회를 날려버려야 했다. 여기에 결정적 찬스를 잡았을 때 허공으로 공을 날린 극악의 골 결정력은 덤이었다.

수비도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특히 조현우 대신 골키퍼 장갑을 낀 송범근은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대표팀을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말았다.

무엇보다 선수의 자만심이 그대로 경기력으로 묻어나왔다. 대표팀은 몇 수 아래라 여겨진 말레이시아 선수들을 상대로 한껏 여유를 보였고, 이 과정에서 공격 템포 조절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말았다.

수비진 붕괴 현상을 보인 대표팀. ⓒ 연합뉴스 수비진 붕괴 현상을 보인 대표팀. ⓒ 연합뉴스

패배 위기에 몰린 김학범 감독은 후반 초반 ‘에이스’ 손흥민을 투입시키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으나 이미 백약이 무효인 상황이었다.

손흥민은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수시로 오가며 플레이메이킹에 주력했지만 이미 5백 수비로 맞선 말레이시아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기에 역부족이었다.

대표팀은 후반 막판 황의조가 골을 성공시키며 추격의 불씨를 되살렸으나 거기까지였다. 이미 기세가 기운 상황에서 부정확한 패스들만 난무했고, 축구팬들의 기대 불꽃이 꺼질 즈음 종료 휘슬이 울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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