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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점 도입이 불러올 나비효과

김유연 기자
입력 2018.08.17 16:01 수정 2018.08.17 18:07

인천공항공사·중소면세업체, 내수진작 효과 기대

면세·항공업계, 면세 한도 상향·인도장 정착 시급

인천공항 탑승동 면세점의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탑승동 면세점의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직접 언급하면서 면세·항공업계 등이 술렁이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중소·중견면세업체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으로 기대하는 효과가 크다며 환영하는 입장이다.

반면 대기업 면세점과 항공 업계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의 취지는 좋으나 입국장 면세점 보다 선결돼야 할 과제가 많다는 입장이다. 사업장 규모가 한정적인 데다 내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하는 만큼 면세 한도를 늘리지 않는 이상 실질적인 시장 확대 효과가 없어 '생색내기'에 그친다는 주장이다. 또한 입국장 면세점도 중요한 사안일 수 있지만 그보다 인도장 도입이라고 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17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해외 여행객 수는 2015년 1931만명, 2016년 2238만명, 2017년 2649만명으로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해외 여행객 급증으로 면세점 이용객 수가 늘어나면서 면세품 인도장도 날이 갈수록 혼잡해지고 있다. 실제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차례에 걸쳐 약 2만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4%가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찬성했다.

이를 바탕으로 인천공항공사는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면세점이 도입되면 내국인 관광객들이 출국할 때 구입한 면세품을 여행 내내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또 출국장 인도장으로 몰리는 인파를 분산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항공사들은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수하물 회수가 지연되고, 세관 검사가 길어져 오히려 여행객들에게 불편을 준다고 맞서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입국장 면세점 부지 면적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에서 각각 100평(380㎡), 98평(326㎡)이다. 예상 매출액과 연 임대료는 각각 1000억원, 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입국장 면세점에 중견·중소기업 입찰만 허용된다면 예상보다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라면 면세 한도 상향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중소·중견기업의 상품 MD(상품기획) 소싱 역량을 고려하면 기존 사업자에 미칠 영향이 제한될 수도 있다"면서 "600달러로 정해진 현행 내국인 면세 구매 한도를 늘리지 않는 이상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 출국장 면세점의 매출이 줄어들어 결국 총액은 비슷한 눈속임에 불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면세점 업계는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차라리 면세품 인도장을 추가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내 면세점이나 온라인 면세점에서 구매한 면세품을 입국장 인도장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소비자의 편의를 높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으로 출국장 면세점, 시내면세점, 항공사 등의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이 개점된다면 기내면세품을 판매하는 항공사와 출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업체 매출에 타격이 예상된다"며 "실제로 실현된다면 면세점 간 경쟁이 더욱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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