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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된 지방 분양시장…중견사 “아직 마수걸이도 못 해”

이정윤 기자
입력 2018.08.17 06:00 수정 2018.08.17 06:12

분양시장 양극화, 결국 대형사-중견사 간 양극화로 이어져

“소비자 선택권 좁아지고 분양가 상향평준화 될 가능성도”

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중견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방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지방 분양시장 침체가 계속되자 중견사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지방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전경. ⓒ게티이미지뱅크

서울과 지방 간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선정한 미분양관리지역 22곳 중 18곳이나 지방권이다.

지방 지역에 비중을 두고 있는 중견 건설사들은 이 같은 양극화의 타격을 피할 길이 없다. 실제로 올해 계획된 분양물량 중 마수걸이조차 하지 못 한 건설사도 있다.

이 경우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결국 대형사와 중견사 간의 양극화로 이어질 우려가 높다. 대형사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면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아질뿐더러, 나아가 분양가의 상향평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17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전망치는 68.8로 세달 연속 60선을 기록하며 침체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시장은 여전히 서울 집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서울의 전망치는 90.7로 호조세를 띠며 시장을 견인하는 중이다.

반면 지방 평균은 67.5로 ▲강원(50.0) ▲충남(55.5) ▲전남(56.2) ▲울산(57.1) 등 지방에서도 특정지역은 전망치가 3개월 이상 50선 수준을 이어가며 분양경기 악화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지방지역 분양경기 침체가 지속되자, 주로 지방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중견사 입장에서는 속이 탈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분양시장의 양극화가 결국 대형사와 중견사의 양극화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이달 전국에서 공급되는 물량은 총 1만6810가구다. 이 중에서 중견사 예정 물량은 2808가구에 그친다. 이마저도 절반 이상은 수도권(1675가구) 물량이 차지한다. 1만가구를 웃돌았던 작년 같은 기간 중견사 분양실적이 1만5916가구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격차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올해 분양예정 사업지가 총 4곳이지만, 침체된 시장 상황과 불안정한 정부 정책의 눈치를 보며 분양을 미루다보니 아직 첫 분양도 하지 못 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지난달 기준 제2금융권에서 중도금 대출을 받은 주택사업자는 34.3%로 전달보다 8.1%포인트 늘어났다. 시중은행들이 정부의 대출규제에 따라 시공사와 사업장을 선별해 깐깐하게 중도금 대출을 진행하자, 지방에 사업장을 둔 중견사들은 제2금융권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 등 리스크가 큰 제2금융권 중도금 대출은 중견사 재무상태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부담 가중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또한 분양사업에서 중견사의 입지가 낮아지면, 소비자 선택의 폭이 좁아지고 대형사 위주의 분양은 결국 분양가 상향평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홍철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최근 몇 년간 지방에 물량이 많이 풀린 상황에 저성장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미분양 지역을 관리하는 등의 정책이 큰 도움이 될 진 의문이다”라며 “중견사들도 어찌할 방법이 없어 고민이 많은 상황에서 그나마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정비사업 쪽을 찾아보고는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되진 못 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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