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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평화당 '국민여론조사', 겨우 28명·83명 응답이 당락 뒤바꿔

정도원 기자
입력 2018.08.08 05:00 수정 2018.08.07 21:09

全大 10% 반영 여론조사, 응답자 각각 28명·83명

당 선관위조차 "10% 반영하긴 뭐하니 5%만 반영하자"

5위 민영삼·6위 이윤석, 여론조사로 순위 뒤바뀌어

유성엽 "여론조사 무효… 전당대회 결과 바로잡아야"

全大 10% 반영 여론조사, 응답자 각각 28명·83명
당 선관위조차 "10% 반영하긴 뭐하니 5%만 반영하자"


민주평화당 8·5 전당대회에서 불과 28명, 83명이 응답한 여론조사가 최고위원 당락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될 조짐이 보인다. 사진은 지난 5일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 내걸린 각 후보의 현수막.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주평화당 8·5 전당대회에서 불과 28명, 83명이 응답한 여론조사가 최고위원 당락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될 조짐이 보인다. 사진은 지난 5일 전당대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 내걸린 각 후보의 현수막.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민주평화당 8·5 전당대회에서 각각 28명, 83명이 응답하는데 그친 여론조사가 '국민여론조사'라는 이름으로 당선자 결정에 반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극소수가 응답한 여론조사로 인해서 전당대회 5~6위가 뒤바뀌면서 최고위원회의 구성까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다. 지도부 일부 인사가 이를 공론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파란이 예상된다.

7일 데일리안 취재에 따르면, 평화당이 전당대회에 10% 비율로 반영하기로 하고 여론조사를 맡긴 J업체와 R업체는 안심번호 총 6만 개로 설문을 돌렸으나, 각각 28명과 83명의 응답을 얻는데 그쳤다. 당초 두 업체는 1000개의 목표할당 사례(샘플)를 확보하기로 했었다.

이례적으로 저조한 응답률은 평화당 지지층과 무당층 외에는 모두 비적격 사례로 분류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4일 이틀간 ARS 전화를 돌렸는데도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오자, 평화당 중앙당선거관리위원회는 전당대회 당일 오전까지도 각 후보 측 대리인들과 함께 회의를 거듭하며 과연 이 여론조사 결과를 전당대회에 반영하는 것이 옳은지 격론을 벌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고시한 '선거여론조사 기준'에 따르면, 여론조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누구든지 표본의 크기가 다음 각 호의 수보다 작은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공표·보도해서는 안 된다'(제4조 5항)며, 전국단위 조사는 최소 1000명의 표본을 확보토록 하고 있다.

공표·보도의 대상조차 될 수 없는 28명, 83명 응답 여론조사와 관련해, 일부 후보 측 대리인은 "28명이 어떻게 국민을 대표하는 공정성과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느냐"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론을 내려야 할 중앙당선관위는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여론조사 응답자가 너무 적어서 10%를 반영하기는 좀 그러니까, 5%만 반영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중재안'까지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의에 '후보 대리인'으로 참석했던 관계자는 "전혀 여론조사라고 볼 수 없는 것을 반영하자는 주장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며 "(5%로 선심쓰듯 깎아주는 '중재안'에 대해) 공당의 당대표를 뽑는 절차를 정육점에서 고기 흥정하듯 하느냐고 했다"고 토로했다.

5위 민영삼·6위 이윤석, 여론조사로 순위 뒤바뀌어
유성엽 "여론조사 무효… 전당대회 결과 바로잡아야"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결과 최다득표자로 발표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사진 뒷쪽으로 당원 K보팅과 ARS투표에서 민영삼 후보를 앞섰으나, 28명·83명이 응답한 국민여론조사에서 뒤처지면서 6위로 내려앉아 낙선하게 된 이윤석 후보의 모습이 보인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 결과 최다득표자로 발표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다. 사진 뒷쪽으로 당원 K보팅과 ARS투표에서 민영삼 후보를 앞섰으나, 28명·83명이 응답한 국민여론조사에서 뒤처지면서 6위로 내려앉아 낙선하게 된 이윤석 후보의 모습이 보인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불과 28명·83명이 응답한 '국민여론조사'는 전당대회 결과까지 바꿔놓았다.

이윤석 후보는 당원 K보팅과 ARS투표에서는 민영삼 후보를 앞섰으나, 민 후보가 '국민여론조사'에서 한 업체에서는 6명의 후보자 중 공동 1위, 다른 한 업체에서는 2위를 기록했다. 이 결과가 그대로 10% 비율로 반영되면서 민 후보가 5위로 지도부에 입성하고, 6위로 내려앉은 이 후보는 낙선했다.

평화당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처음부터 1% 지지율의 정당이 여론조사를 반영하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며 "(샘플) 2000개를 하기로 했는데 111개가 잡힌 것은 여론조사의 개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유성엽 최고위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여론조사 전문가들도 이것은 무효라고 하더라"며 "여론조사 부분은 무효인 것이고 (민영삼 후보와 이윤석 후보의 순위가 그로 인해 뒤바뀐 것은) 당대표나 최고위원이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과를) 바로잡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만, 정 안 되면 (이 후보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라도 구제해주는 게 맞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민영삼 후보를 (최고위원으로) 발표까지 했는데 '아니었으니 나가라'고 하는 것도 야박한 일이니,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그렇게 문제제기를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당사자인 이윤석 후보는 통화에서 "내 (최고위원) 자리를 가져가버린 것 아니냐"라면서도 "당사자라 무슨 의견을 내거나 주도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평화당 관계자는 "(여론조사 응답자가 28명, 83명인 것은) 문제가 좀 있었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후보 대리인이 다 합의를 해서 합산된 것이니 상관은 없다"고 밝혔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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