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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계 “로열티 인하? 그건 나중 문제..인건비가 제일 부담”

최승근 기자
입력 2018.07.20 06:00 수정 2018.07.20 06:00

‘심야영업’ 특성 상 인건비 비중 가장 커, 직원보다 덜 받는 점주도

점주 간 소득 양극화 심화시키는 로열티 인하 보다 최저수입 보장 등이 더 효율적

“편의점 운영하면서 제일 부담되는 게 바로 인건비입니다. 주말에 직접 매장을 관리 해도 한 달에 인건비만 300~400만원이 나가니 남는 게 어디 있겠습니까.”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보다 10.9% 오른 시간 당 8350원으로 확정되면서 편의점업계의 한숨이 깊어졌다. 전체 수익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인건비 부담이 더 늘게 되면서 일부 점주들은 아르바이트 직원보다도 더 적은 돈을 쥐게 됐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또 가맹본사는 본사대로 정부와 여당의 로열티 인하 압박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정모씨는 “올해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아르바이트 직원 1명을 줄이는 대신 주말에 직접 매장을 보고 있지만 한 달에 300~400만원 인건비를 주고 나면 점주인 나는 정작 200만원도 벌지 못하는 달이 있다”고 호소했다.

편의점 점주의 수익은 월 매출의 평균 30% 가량을 차지하는 상품 마진에서 나온다. 여기에서 상품대금 등 본사 수수료를 지급하고 임대료와 각종 세금‧운영비, 인건비를 제하고 남는 돈이 점주의 실제 수익이다.

이중 점주가 부담하는 전체 비용의 절반 정도를 인건비가 차지하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비중이 늘다보니 점주 수익은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편의점들은 24시간 영업을 하는 특성 상 다른 유통 채널에 비해 인건비 지출이 많은 편이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되고 가맹점주 등 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와 여당은 최저임금보다 임대료와 가맹비가 점주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업계는 인건비가 가장 큰 부담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위탁편의점은 전체 편의점의 40~50% 수준이다. 점주가 임대료를 내는 일반 점포와 달리 위탁점포는 점포 보증금과 임대료를 본사가 부담한다. 때문에 위탁점포의 경우 인건비 인상에 따른 부담이 일반 점포에 비해 더 크게 작용한다.

전체 매출의 30%를 정도를 차지하는 가맹본사 수수료가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업계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업계는 주장한다.

일반 프랜차이즈에 비하면 수수료율이 높은 것은 맞지만 편의점의 경우 매장 인테리어를 비롯해 각종 집기를 본사가 제공해 타 업종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가맹본사가 받는 수수료를 인하해 점주들의 수익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점주들 사이에서도 찬반 여론이 갈린다. 일괄적으로 수수료율을 낮출 경우 가맹점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예를 들어 월 매출이 1000만원인 점포의 경우 평균 마진율 30%를 적용해 수익이 300만원이라고 가정을 하면 이중 30%인 90만원을 본사 수수료로 내고 점주는 210만원을 벌 수 있다. 여기서 수수료율이 20%로 낮아질 경우 수수료는 90만원에서 60만원으로 줄어 점주 소득은 30만원 늘게 된다.

반면 월 매출이 500만원일 경우 점주 몫은 기존 105만원에서 120만원으로 15만원이 늘게 된다. 결국 매출이 잘 나오는 점포가 더 많은 이익을 보게 되는 구조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전편협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지난 16일 서울 성북구 전편협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업종별 지역별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연합뉴스

아울러 현재 편의점 가맹본사의 영업이익률이 1~2%에 불과한 상황에서 수수료율을 더 낮출 경우 가맹본사의 수익성 악화로 재투자에 제한이 생기는 것은 물론 앞서 발표한 가맹점주와의 상생안 실천도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저임금 여파가 미치지 않았던 지난해의 경우 편의점 주요 3사의 영업이익률은 3~4%를 유지했지만, 올 들어 인건비 비중이 늘고 지난해 발표한 상생안 실천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면서 1분기에는 평균 영업이익률이 1~2% 떨어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일괄적인 수수료율 인하 대신 점주의 최저수익을 보전하고 전기료 같이 모든 점주들이 동일한 혜택을 볼 수 있는 대안이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한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점주의 최저 수입 보장이나 전기료 지원, 신선식품 폐기 비용 지원 등은 이미 지난해 발표한 상생안에 모두 들어 있는 내용”이라며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만큼 개별 가맹점에서도 곧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대기업이나 가맹본사는 ‘강 건너 불구경 한다’는 식의 지적도 있는데 인건비 증가로 개별 가맹점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가맹본사도 그만큼 수익이 감소하는 구조”라며 “가맹점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계속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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