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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 독주 속 커지는 고민

부광우 기자
입력 2018.07.20 06:00 수정 2018.07.20 09:18

올해 1분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2211억원으로 1위

잦아진 민원 '우려'…금융당국 압박에 커지는 부담감

미래에셋생명이 올해 1분기 변액보험에서 기록한 초회보험료는 2211억원으로 전년 동기(630억원) 대비 250.7%(1580억원) 급증하며 생보업계 1위를 차지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미래에셋생명이 올해 1분기 변액보험에서 기록한 초회보험료는 2211억원으로 전년 동기(630억원) 대비 250.7%(1580억원) 급증하며 생보업계 1위를 차지했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미래에셋생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변액보험 시장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변액보험의 또 다른 강자였던 PCA생명을 품에 안으며 올해 들어 국내 생명보험업계 전체 변액보험 신계약 매출 중 3분의 1을 싹쓸이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동시에 고객들의 불만도 눈에 띄게 잦아지며 날림 영업과 가입자 손실 우려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보험사의 소비자 민원에 칼을 뽑아들면서 안팎으로 부담은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24개 생보사들이 변액보험에서 거둬들인 초회보험료는 총 7412억원으로 전년 동기(5455억원) 대비 35.9%(1957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다.

이 같은 변액보험 판매 확대는 보험사와 소비자들의 이해가 맞물리면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생보사는 변액보험이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시 부담이 덜한 상품이라는 장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랜 기간 이어진 초저금리 흐름 속에서 투자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늘어난 것도 변액보험 활성화에 한 몫을 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하고 그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생보업계의 대표적인 투자 상품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가장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생보사는 단연 미래에셋생명이다. 미래에셋생명이 올해 1분기 변액보험에서 기록한 초회보험료는 2211억원으로 전년 동기(630억원) 대비 250.7%(1580억원) 급증하며 생보업계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생보사들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수익 총합의 29.8%에 이르는 액수다.

여기에 더해 지난 3월 변액보험에 강점을 가진 PCA생명과의 통합까지 마무리 지으면서 미래에셋생명은 이 시장에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PCA생명의 지난해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수익은 1946억원으로 미래에셋생명(4806억원)과 메트라이프생명(2223억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았다. 이 때문에 올해 생보사 변액보험 신규 계약 실적에서 미래에셋생명은 일치감치 선두를 확정짓는 분위기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과포화 된 보험 시장의 여건 속에서 변액보험은 생보사들이 확실한 성장을 꾀해 볼만한 몇 안되는 통로"라며 "PCA생명 인수를 통해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에서 상당한 시너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미래에셋생명 변액보험을 둘러싼 소비자들의 불만이 다른 생보사들에 비해 빈번하다는 점이다. 지난 1분기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보유 계약 10만건 당 민원은 15.5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상위 10개 생보사의 평균인 10.0건에 비해 1.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추세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된다. 미래에셋생명의 이 같은 변액보험 보유 계약 10만건 당 민원 건수는 전 분기(10.9건) 대비 41.8%(4.6건) 급증한 규모다. 이 기간 동일한 기준으로 환산한 해당 10개 생보사들의 평균 변액보험 민원 빈도가 13.3건에서 24.8%(3.3건)나 줄어든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정 금융 상품에서의 민원 증가는 통상 과도한 영업 경쟁이나 가입자에 대한 관리 부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모집인이 판매를 무리하게 늘리기 위해 상품이 가진 장점만 부각하고 단점을 잘 설명하지 않으면 가입 후 뒤늦게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은 늘 수밖에 없다. 보험의 경우 계약에 따른 보상 수준이 가입 당시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주로 민원이 증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불어나는 민원을 불완전판매의 전조로 보고 축소를 권고하고 있다. 특히 다른 금융권에 비해 보험업계의 민원이 유독 많다는 점 등을 이유로 보험사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금융권 전체 민원에서 보험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62.5%로 가장 높았다. 더욱이 금융 소비자 보호를 누구보다 강조해 온 윤석헌 전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이 지난 5월 금융감독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이런 기조는 한층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런 금융당국의 기조에 미래에셋생명은 남다른 부담감을 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생명이 영역을 크게 확대하고 있는 변액보험이 보험 소비자 불만이 많은 대표적 상품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가장 많은 변액보험 가입을 유치하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에서 실제로 많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금감원이 변액보험에 대한 소비자 불만 문제에 손을 댈 경우 미래에셋생명이 레이다 망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일반적인 보험들과 달리 고객이 금전적 손해를 볼 수 있는 투자 상품이고, 조기 해지 시 가입자의 손실이 클 수 있어 민원이 많은 보험으로 꼽힌다"며 "그 어느 때보다 금융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고 있는 금감원이 이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설 경우 변액보험은 화살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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