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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위원장, 보수 재건의 한 알의 밀알이 돼라

서정욱 변호사 | 2018-07-18 10:33
<칼럼> 무너진 '보수의 가치'를 새롭게 세우는데 전력을 다해야
'국민 눈높이' 맞는 '과감한 인적 청산'…'공정한 공천룰'만들어야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에서 혁신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잘못된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 속에서 그것과 싸우다 죽어서 거름이 되면 큰 영광이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의 취임 일성(一聲)이다.

현재 한국당 내 가장 큰 고질병이 '계파 갈등'이라는 점에서 적절한 문제 인식이다.

'현실정치'를 인정한다는 미명 아래 '계파정치'를 용납해서는 당 재건은 요원하다는 점에서 적확한 문제 인식이다.

지금 한국당의 모습은 과연 어떠한가?

지난 선거에서 유례없는 궤멸적 심판을 받고도 국민 앞에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 외에 무엇을 했는가?

모두가 책임을 통감하고 처절한 반성을 해도 모자랄 판에 알량한 기득권을 위해 이전투구를 벌인 것 외에 무엇을 했는가?

급기야 110석이 넘는 대안 수권 정당의 지지율이 6석의 군소정당인 정의당과 같은 10% 대로 급전직하하는 세계 정치 역사상 유례없는 소극(笑劇)을 연출하지 않았는가?

이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고육지책'으로 ‘원조 친노(親盧)’로 불린 김 위원장까지 ‘집도의’로 모셔오는 정치 실험을 단행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한국당은 지금이라도 냉정히 현실을 직시하고 겸허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한다.

더 이상 비대위의 권한과 역할을 둘러 싼 소모적인 논쟁은 당을 위해 결코 이롭지 않다.

이제는 '보수와 당의 나아갈 길'에 대해 치열하고 뜨겁게 논쟁할 때지 더 이상 비대위의 무력화를 위해 싸울 때는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김 위원장 주도의 비대위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궤멸적 패배를 당하고도 지금도 '네 탓 싸움'만 벌이고 있는 당을 혁신하고 '보수의 봄'을 가져올 수 있는가?

한국당을 향한 국민의 실망과 지탄이 차고 넘치는 상황에서 출범하는 ‘김병준 비대위’가 넘어야 할 산은 높고 험하다.

'일모도원(日暮途遠)', 가야 할 길은 먼데 날은 저물고 시간은 없다.

김 위원장께 덕담보다 세 가지 고언(苦言)을 드리는 이유다.

첫째, 김 위원장은 철저하게 무너진 '보수의 가치'를 새롭게 세우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시대에 뒤처진 보수의 비전과 가치를 일신(一新)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정치를 가치 논쟁, 그 다음에 정책 논쟁으로 정치 언어를 바꾸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김 위원장 스스로의 지적처럼 정치는 궁극적으로 '가치'와 '정책'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필자가 보기에 보수 몰락의 근본 원인은 보수의 전통적 가치는 진보에 뺏기고, 시대변화에 맞는 새로운 가치는 아직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한반도 안보지형의 근본적인 변화에도 아직 낡은 냉전적 사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쓰나미가 몰려오는데도 개발연대 정책 패러다임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뼈아프게 새겨야 한다.

진보가 '내일'을 말한다면, 보수는 '모레'를 말해야 한다.

보수는 과거가 아니라 진보보다 한 발짝 더 나아간 '미래지향적인 담론'을 주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공정한 불평등', '공동체에 대한 책임과 배려', '튼튼한 안보', '시장친화적 성장', '북한 동포에 대한 보편적 인권'.

필자가 보는 보수의 핵심 가치다.

김 위원장은 이와 같은 보수의 핵심 가치 위에 계층과 지역, 세대를 아울러 광범위한 공감과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여야 한다.

난민 문제나 최저임금 문제, 탈 원전 문제 등 국민의 피부에 직접 와 닿는 과감한 정책으로 국민이 한국당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불체포 특권이나 특수활동비 폐지, 무노동 무임금 등 담대한 국회 개혁을 통해 국민이 한국당의 변화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맞는 진정한 보수의 길을 제시할 때 보수를 떠난 민심도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둘째, 김 위원장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과감한 인적 청산'을 해야 한다.

정치는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인데 사람을 바꾸지 않고는 근본적인 쇄신이 불가능하다.

“당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고 기치가 분명히 섰을 때 ‘나는 그 기치와 가치를 따라가지 못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당을 떠나야 한다.”

김 위원장은 당장은 말을 아끼면서도 우회적으로 위와 같이 '가치'를 기준으로 한 인적 청산을 예고했다.

'지금 당장' 인적 쇄신을 말하는 순간 비대위는 물 건너가고 당이 두 조각 난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심모원려(深謀遠慮)'를 십분 이해한다.

당헌·당규상 현역 의원에 대한 인위적 인적 청산이 결코 쉽지 않다는 현실적 한계도 충분히 이해한다.

무엇보다 자유 민주주의 체제의 정당에서 모든 권력은 '총구'가 아니라 '공천권'에서 나오는데, 지금은 선거를 앞둔 시점이 아니라 공천권도 없지 않은가?

그러나 과감한 인적 청산없이는 결코 새로운 재건은 불가능하다.

썩은 살을 도려내지 않고 어떻게 새 살이 돋기를 기대하겠는가?

김 위원장은 먼저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 대표로서의 권한'이라도 최대한 행사하여 과감한 인적 청산에 나서야 한다.

나아가 자신의 뒤에는 아직도 당 재건의 꿈을 놓지 않고 있는 '한 가닥 희망'이 있음을 직시하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환부를 도려내야 한다.

다만 인적 청산의 방법과 대상은 '대공지정(大公至正)', '지공무사(至公無私)'의 공정한 평가에 근거해야 한다.

김 위원장은 당을 해체하고 재창당하는 수준의 전면적인 인적 쇄신을 하되, '내로남불'식 청산은 혁신이 아니라 당의 분열만 초래할 뿐임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김 위원장은 비록 '공천권'은 행사하지 못하더라도 '공정한 공천룰'은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공정한 공천은 선거 승리의 알파요 오메가다.

그동안 역대 모든 선거의 승패가 '공천의 승패'에 의해 좌우되었다는 것은 역사가 보여주는 진리다.

김 위원장은 계파의 이익을 초월하여 오로지 당의 이익을 위한 '공정한 공천룰'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예측 가능하고, 공정한 룰을 조기에 확정하고, 투명한 평가시스템까지 만들어야 한다.

사람과 계파에 따라 뒤죽박죽 바뀌는 '사천(私薦)'으로는 결코 선거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

천하의 공의(公義)에 입각한 진정한 '공천(公薦)'이야말로 선거 승리의 요체다.

김 위원장은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통해 '올바른 후보'를 유권자 앞에 내놓아야 비로소 '민심의 지지'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깊이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 혁신비대위의 출범은 한국당에 주어진 '마지막 소생'의 기회다.

이번의 변화와 혁신의 노력까지 물거품처럼 사라진다면 결국 한국당은 역사속으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

'산업화의 땀'과 '민주화의 피'가 조화될 때 비로소 좌우 날개로 나는 새처럼 비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불행이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의 운명과 국가의 운명이 하나'라는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시대적 책무에 철저히 헌신해야 한다.

그리고 언제가는 갈기갈기 사분오열(四分五裂)된 보수 세력들을 '빅 텐트'로 모아 '대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惟命不于常(유명불우상), 道善則得之(도선즉득지), 不善則失之(불선즉실지)''

'대학(大學)'에 나오는 명구처럼, 천심인 민심은 항상 일정한 곳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오로지 국민만 바라보고 '정도(正道)'에 따라 선한 정치를 펼 때 떠난 민심은 반드시 돌아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한복음 12장 24절)

김 위원장께 성경의 한 구절을 바치며 그가 진정 보수 재건의 한 알의 밀알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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