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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갈이·정체성·혁신세력형성…출범 한국당 김병준號 3대 과제

정도원 기자
입력 2018.07.17 14:09 수정 2018.07.17 17:32

한국당 전국위, 김 비대위원장 만장 일치 추대

김희옥·인명진 비대위 전철 밟지 않으려면?

“인적쇄신과 이념좌표 재설정해야…勢 확장도”

한국당 전국위, 김 비대위원장 만장 일치 추대
김희옥·인명진 비대위 전철 밟지 않으려면?
“인적쇄신과 이념좌표 재설정해야…勢 확장도”


김병준 자유한국당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열린 전국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된 직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열린 전국위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된 직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난파 위기에 빠진 자유한국당의 '키'를 잡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인적 쇄신과 이념 좌표 재설정이라는 '항구'로 무사히 입항할 수 있을까. 혁신 의지와 이를 뒷받침할 혁신 세력이 목표 달성의 관건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당은 17일 오전 전국위원회의를 열어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비대위원장으로 만장일치 추대했다.

공식 출범한 '김병준 비대위'의 앞날에는 '물갈이' 즉 인적 쇄신과, '정체성' 즉 이념 좌표 재설정이라는 과제가 놓여 있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둘은 동떨어진 개별적 과제가 아니라 밀접히 결부된 사안"이라며 "국민이 보기에 한국당의 망조를 불러온 구태의연한 인물들이 사라지고,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이념 좌표를 설정해야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과제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김병준 비대위'는 보수정당 몰락의 신호탄이었던 2016년 4·13 총선 참패 이후 세 번째 비대위다. 앞서 출범한 '김희옥 비대위', '인명진 비대위'도 같은 과제를 안고 있었지만 한계를 보였다.

'김희옥 비대위'는 혁신 의지가 부족했다. 사무총장에 "검사 후배라서 내 말을 잘 들을 줄 알았다"는 이유로 권성동 의원을 임명했다가, 비대위원회의에서 혁신의 목소리를 내자 경질했을 정도다. 애초부터 혁신 의지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인명진 비대위'는 혁신 의지는 높았지만, 혁신 의지를 뒷받침할 혁신 세력이 부재했다. 서청원·최경환 의원을 향해 칼을 빼들었으나 당내 반발에 밀렸다. 정우택 원내대표만 동분서주했지만 세(勢)가 부족했고, 인명진 위원장은 당내 조직적 반발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었다.

이에 비춰보면, 김병준 위원장의 혁신 의지는 분명해 보인다는 관측이다. 이날 전국위 추대 의결 직후 김병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국민이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들께 한국당을 바꾸라고 명했다"며 "이 당을 바로 세우고 한국 정치를 바로 세울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나는 아무런 힘이 없다. 계파가 없다"고 했지만, '인명진 비대위'의 선례에서 보듯이 정치현실상 세(勢)가 없으면 혁신도 달성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한국당의 한 의원은 "당 밖에서 온 김병준 위원장은 YS·DJ·JP의 말을 곱씹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은 "정치는 세(勢)",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정치는 생물", 김종필 전 국무총리(JP)는 "(잘하면 그 과실을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이 따먹는다는 점에서) 정치는 허업"이라고 말했다. 이는 '혁신 의지를 뒷받침할 세(勢)를 갖고 임하되, 그 과정에서 생물처럼 변화무쌍하게 요동칠 당내의 파도를 요령 있게 헤쳐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혁신의 과실은 보수정당의 재건을 바라는 국민이 따먹게 하겠다는 각오로 사심없이 임해야 한다. 허업(虛業)'이라 생각하고 해야지, 자기정치를 염두에 두고 뭔가를 남기려 했다가는 실패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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