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조차 속이며 '007 작전' 방불케 했던 한수원 이사회, 왜?
석동현 "찬성 이사 11인보다 그들을 몰아간 사람들 고발해야"
노조조차 속이며 '007 작전' 방불케 했던 한수원 이사회, 왜?
석동현 "찬성 이사 11인보다 그들을 몰아간 사람들 고발해야"
지방선거 직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에서 전격 결정한 월성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와 천지원전 등 신규 원전 4기 건설 계획 백지화를 놓고 "노조조차 속였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은 15일 보도된 언론 인터뷰에서 "이사회 계획을 알려달라고 공문을 보냈는데, 사측은 (6월) 14일까지 '계획이 없다'고 하다가 이튿날 오전 이사회를 열었다"며 "긴급이사회는 24시간 전에 이사들에게 소집 통보를 해야 한다는 이사회 규정을 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천지원전 건설 백지화 결정 이전에 공론화 절차에 부의됐던 신고리 5·6호기 건설과 관련해서도 "법에 의해 승인받은 건설을 공론화에 맡긴 것인데, 대통령 공약이라고 법에서 승인받은 사항을 공론화에 맡긴 것은 법치주의 국가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원전이 경제 성장에 엄청난 역할을 했다는 것은 모두가 동의할텐데, 우리가 왜 갑자기 '적폐'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15일 한수원 이사회의 결정 직후, 월성 1호기 조기폐쇄와 천지원전 백지화 결정에 찬성한 한수원 이사 11인을 서울중앙지검에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생각하는 변호사 모임'(한변) 소속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은 고발당한 이사들보다도, 그들을 몰아간 문재인정부 관계자들이 문제라고 밝혔다.
석동현 전 검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 (한수원) 이사 11명이 자발적이고 흔쾌한 마음으로 그런 (월성 1호기 폐쇄 등) 방안에 찬성했겠느냐"며 "이사회가 그런 결정을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이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이고, 청와대나 감독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이 구두나 문서로 협조요청을 한 때문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한수원 이사회를 몰아간 (청와대·산자부) 관계자들을 직권남용죄로 고발함이 마땅하지 않겠나"라면서도 "어디서 어떤 협조요청을 하고, 어떤 공문을 한수원으로 내려보냈는지 알아내는 게 고발에 필요한 선결과제인데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다음은 석동현 전 검사장의 페이스북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