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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 맺은 벨기에 황금세대, 최고 성적은 덤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8.07.15 11:17 수정 2018.07.15 11:17

잉글랜드와의 3~4위전에서 2-0 완승, 최고 성적

역대 최고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한 벨기에 황금세대. ⓒ 게티이미지 역대 최고 성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한 벨기에 황금세대. ⓒ 게티이미지

황금세대 벨기에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3위로 마감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벨기에는 14일(한국시각)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3~4위전에서 잉글랜드를 2-0으로 제압했다.

기대와 달리 다소 느슨한 경기였다. 잉글랜드는 3명의 주전 중앙 미드필더 델리 알리, 제시 린가드, 조던 헨더슨을 비롯해 카일 워커, 애슐리 영을 빼고 1.5군으로 경기에 나섰다. 반면 벨기에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번 대회에서 주로 벤치를 지킨 유망주 유리 틸레망스가 주전으로 나선 것을 제외하면 최상의 라인업을 구성했다.

벨기에의 스리백은 잉글랜드보다 단단했고, 훨씬 다채로운 공격 전술을 선보였다. 전반 4분 토마 뫼니에, 후반 37분 에덴 아자르의 연속골로 손쉽게 승리를 따냈다.

이로써 벨기에는 1986 멕시코 월드컵(4위)보다 더 높은 3위로 마감하게 됐다. 이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비록 4강에서 프랑스의 벽에 막혀 우승이 좌절됐지만 벨기에 황금세대의 위용을 증명한 대회였다. 벨기에는 스쿼드 대다수가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할 만큼 화려함과 네임밸류에 있어서는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성적은 번번이 기대치를 밑돌았다.

황금세대가 등장한 것은 4년 전이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8강에 올랐지만 아르헨티나에 0-1로 패했다. 유로 2016에서는 훨씬 좋은 성적이 기대됐다. 그러나 8강에서 웨일스 돌풍의 희생양이 됐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결실을 맺어야 했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이 무르익었고, 20대 중반부터 30대 초반까지 고른 연령대의 스쿼드가 구성됐기 때문이다.

벨기에는 조별리그부터 승승장구했다. 파나마, 튀니지를 대파했고, 잉글랜드와의 1위 결정전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32개 출전국 가운데 우루과이와 함께 3전 전승으로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최대 고비는 일본과의 16강전이었다. 일본에게 2골을 내주며 황금세대가 허무하게 퇴장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후반 25분부터 저력을 발휘한 끝에 3-2 대역전드라마를 연출했다.

그럼에도 찬사보다 오히려 더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중앙 미드필더 케빈 데 브라위너는 많은 과부하가 걸렸고, 왼쪽 윙백으로 전문 포지션이 아닌 야닉 카라스코를 선택한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의 전술이 문제점으로 지적받았다. 지나치게 공격 지향적인 스리백 전술로 1986 멕시코 월드컵 4강을 재현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었다. 더구나 8강 상대는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이었다.

하지만 마르티네스 감독은 비판을 수용하고, 문제점을 보완했다. 드리스 메르턴스, 카라스코를 빼고, 마루앙 펠라이니와 나세르 샤들리로 대체했다. 특히 데 브라위너에게 자유도를 부여한 것이 주효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스리백과 포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하이브리드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데 브라위너는 전방 압박 상황에서 최전방까지 올라가며 스리톱을 형성하고, 브라질의 빌드업을 차단했다. 그리고 왼쪽 윙백 샤들리가 중앙미드필더로 전진 배치되는 4-3-3 포메이션이 이뤄졌다. 벨기에는 견고한 수비와 날카로운 카운터 어택으로 브라질을 제압하고 4강에 진출했다.

벨기에는 7경기에서 16득점 6실점을 기록했다. 무려 10명의 선수가 득점을 기록하는 등 다양한 공격 옵션이야말로 벨기에의 최대 강점이었다.

벨기에 황금세대는 메이저대회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다. 향후 유로 2020과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어떠한 성적표를 남길지 주목된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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