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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트럼프에 '관세폭탄' 항의서한 "미국공장 문 닫을수도"

박영국 기자
입력 2018.07.12 15:23 수정 2018.07.12 19:04

"회사 경영위기 처하면 해외공장 먼저 폐쇄" 단협조항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데일리안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는 공정무역에 어긋나는 것이라는 내용의 항의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고율관세 부과로 현대차의 경영이 악화될 경우 미국 앨라배마 공장이 폐쇄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담겼다.

현대차 노조는 하부영 금속노조 현대자치부장 명의의 서한을 통해 “한국 자동차 산업은 이미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시장에 픽업트럭 수출을 23년 동안이나 봉쇄당하는 타격을 받았다”면서 “한국에 불리한 FTA 재협상으로 인한 자동차 산업 종사 노동자들의 분노와 실망감이 식기도 전에 25% 관세폭탄이라는 우울한 소식이 전해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국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는 한국과 미국의 오랜 동맹역사에 금이 가게 할 수도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국민에게 한미동맹 역사의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미국과 북한과의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협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트럼프 대통령이 EU에 대해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국이 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는 2.5% 관세를 적용하는데, EU가 미국산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부분은 부당한 만큼 이를 시정하기 위해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것이다.

노조는 그러나 한국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한미FTA 재협상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이중페널티를 추가 적용받고 있기에 한국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관세 25% 부과는 한국과의 공정무역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것”이라며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대상에서 한국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특히 미국의 관세부과로 현대차가 판매부진으로 경영 악화 상황에 처하면 미국 앨라배마공장이 우선적으로 폐쇄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보냈다.

노조는 ‘회사는 세계경제의 불황 등으로 국내외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부진이 계속돼 공장폐쇄가 불가피할 경우 해외공장의 우선 폐쇄를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의 단체협약 42조 8항을 언급하며 “한국산 자동차의 미국수출이 봉쇄돼 경영이 악화되면 앨라배마주에 가동 중인 미국공장이 먼저 폐쇄돼 2만여명의 미국노동자들이 우선 해고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는 “무역분쟁으로 미국 앨라배마공장이 폐쇄돼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잃고 무역분쟁의 희생양이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그렇게 되기 전에 한국 현대차는 33만대의 미국 수출이 감소해 5000~6000명의 정규직이 일자리를 잃고, 2~3만명의 부품사 노동자 일자리가 사라지고 난 이후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처럼 만큼 양국 노동자들에게나 양국 경제 및 자동차산업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한국자동차 및 부품은 예외로 해달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을 검토하라는 지시에 따른 미국 상무부의 조사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에 대한 예외조치를 기대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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