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교통정리 안되는 민주당 당권 경쟁…‘못 먹어도 Go’ 입각 포석?

정도원 기자
입력 2018.07.11 04:00 수정 2018.07.11 06:02

3명 컷오프에 1명 당선인데도 도전자 ‘북적’

본선 진출하면 떨어져도 정치적 체급 불어나

3명 컷오프에 1명 당선인데도 도전자 ‘북적’
본선 진출하면 떨어져도 정치적 체급 불어나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후보등록이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당대표 후보 '교통정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각각 친노계, 민평련, 비노계의 대표주자로 당대표 경선 본선에 진출했던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의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 후보등록이 다음주로 다가온 가운데, 당대표 후보 '교통정리'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사진은 지난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 각각 친노계, 민평련, 비노계의 대표주자로 당대표 경선 본선에 진출했던 문재인·이인영·박지원 후보의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더불어민주당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별 '교통정리'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선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입각(入閣) 등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 체급을 불리려는 의도를 가진 후보가 있을 수 있어, 앞으로도 교통정리는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10일 전당대회 후보등록일을 오는 20~21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후보 등록일이 다가옴에 따라, 후보자들은 출마선언을 하고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뛰어들어야 할 때다. 그런데 아직 대진표조차 안갯속에 가려 있다.

이해찬·최재성·전해철 단일화?… 박범계, 독자 출마

친문(친문재인) 최재성 의원과 전해철 의원은 상호 후보단일화에 긍정적이다. 최재성 의원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전당대회에) 둘 다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두 의원은 아직까지 각자 출마 의지를 접지 않고 있다.

친노·친문 원로로 분류되는 7선 이해찬 의원의 출마 여부도 오리무중이다. 이해찬 의원은 당초 국회의장 도전을 포기하면서 당대표로 방향을 트는 것이 확정적인 것으로 여겨졌으나, 정작 출마 선언은 차일피일 미루며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7선의 이해찬 의원이 재선 전해철 의원과 당권을 다투거나 공개적으로 단일화하는 게 모양새가 좋지만은 않다"며 "후배들과 경쟁하기보다는 추대를 내심 원하고 있는데, 분위기 조성이 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친문 박범계 의원은 교통정리에 관계없이 출마를 선언했다. 박범계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컷오프) 3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며, 친문 후보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민평련, 회동했는데도 단일화 결론 못내

고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당의장의 계보인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 소속인 설훈 의원과 이인영 의원의 후보단일화 논의도 정체다.

두 의원이 지난 6일 독대했는데도 매듭을 짓지 못하자, 민평련 의원들은 이날 오전 함께 모여 후보단일화를 논의했다. 그럼에도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인영 의원실 관계자는 이날 "(민평련 회동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며 "출마 의지는 있지만, 결정된 게 없어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10일까지 당대표 출마선언을 한 유일한 후보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10일까지 당대표 출마선언을 한 유일한 후보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외에도 이석현·이종걸·김진표·박영선·송영길·김두관 의원이 당권 도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사인' 발언으로 내상을 입긴 했지만,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 있다.

8·25 전당대회는 단일성 지도체제로 치러진다.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애초부터 분리해서 선출한다. 당대표에 출마하면 최다득표자만 당선이고, 차점자 이하는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 최다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차점자부터 순서대로 최고위원을 맡는 집단지도체제에 비해 당대표 출마의 리스크가 매우 크다.

그나마 완주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이겠지만, 당대표에 도전하는 후보자가 4인 이상이면 오는 26일 예비경선을 통해 3인으로 줄인다.

본선만 올라가면 '체급'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자가 줄을 잇는 까닭은 뭘까.

교통정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후보들은 대체로 개별 출마하더라도 본선 진출에 무리가 없는 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3철' 그룹 중의 한 명인 전해철 의원이나 최근 6·13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문재인의 복심' 구호로 당선된 최재성 의원은 각자 나가도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고 평가받는다. 쉽게 어느 한 쪽이 출마 의지를 내려놓기 어렵다.

민평련은 친노·비노 간의 갈등이 극에 달했던 2015년 2·8 전당대회에서도 이인영 의원을 내세워 컷오프를 통과시키는 존재감을 보였다. 설훈 의원과 이인영 의원이 민평련 대표주자의 자리를 쉽게 양보하려 하지 않는 이유다.

일단 당대표 경선 본선에만 올라가면, 떨어지더라도 정치적 체급이 불어나면서 입각 가능성도 높아진다.

정치권 관계자는 "당내에서 일정한 세력을 형성한 채 비주류로 돌아설 위험성이 있는 의원을 관리 차원에서 입각시키는 것은 집권 시에 흔히 사용되는 카드"라며 "노무현정권 때 정동영·김근태 의원의 동시 입각이나, 지난 정권 때 자유한국당 중진 의원의 입각은 당내 교통정리의 의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떨어지더라도 당대표에 도전한다는 것은 이를 염두에 둔 행보일 수 있다"며 "독자적으로 본선 진출 가능성이 있는 후보를 '교통정리'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