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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종가 조현우’ EPL 진출은 그림의 떡?

김평호 기자
입력 2018.07.10 00:10 수정 2018.07.09 18:12

러시아 월드컵 선방쇼로 해외 언론의 호평 잇따라

워크퍼밋 발급 조건과 병역 문제의 벽은 난제

외신의 호평에도 조현우의 EPL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외신의 호평에도 조현우의 EPL 진출 가능성은 높지 않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눈부신 선방쇼를 펼친 '대 헤아' 조현우(대구)에 대한 외신의 호평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청용의 전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를 비롯해 EPL 다수의 구단이 조현우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미국 ‘블리처리포트 풋볼’은 8일(한국시각) 월드컵 8강까지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포지션별로 순위를 매겨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조현우는 골키퍼 부문에서 당당히 5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카스퍼 슈마이켈(덴마크)이 차지했고 그 뒤는 티보 쿠르투아(벨기에), 다니엘 수바시치(크로아티아), 기예르모 오초아(멕시코) 순이었다.

골키퍼 부문 상위 10위에 포함된 선수 중 조별리그를 탈락한 선수는 조현우와 6위인 알리레자 베이란반드(이란) 뿐이다.

딩초 예상을 깨고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온 조현우는 2차전 멕시코와 3차전 독일과의 경기까지 모두 주전으로 나서 엄청난 선방쇼를 선보였다.

특히 독일전에서는 엄청난 선방쇼를 보여주며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비록 세 경기 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조현우의 선방률은 81.2%로 1위 슈마이켈(91.3%)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눈부신 선방쇼로 리버풀 팬들에게도 눈도장을 찍은 조현우를 인천 유나이티드의 안데르센 감독이 클롭 감독에게 추천했다는 내용까지 전해지면서 국내 축구 팬들도 기대와 희망을 동시에 품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현실은 냉정하다. 더 냉정하게 평가하면 조현우가 EPL 무대를 누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선은 EPL 진출을 위한 영국 정부의 까다로운 워크퍼밋(취업허가서) 규정에 발목을 잡힌다. 조현우는 비유럽 선수들이 받아야 하는 워크퍼밋 발급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워크퍼밋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1∼50위에 속한 국가들은 최근 2년간 A매치 출전 비율이 최소 75% 이상은 돼야 한다.

현재 한국의 랭킹은 57위로 50위권 밖이지만 세계 랭킹 1위 독일을 꺾었고, 월드컵을 최종 순위 19위로 마감해 이 조건을 충족시킬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월드컵을 포함해 이제 고작 9경기를 소화한 조현우는 최근 2년간 75% 이상 A매치 출전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월드컵을 포함해 이제 고작 9경기를 소화한 조현우는 최근 2년간 75% 이상 A매치 출전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 연합뉴스 월드컵을 포함해 이제 고작 9경기를 소화한 조현우는 최근 2년간 75% 이상 A매치 출전이라는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다. ⓒ 연합뉴스

물론 예외 조항은 있다.

조현우를 원하는 팀에서 그의 이적료로 1000만 파운드(약 148억 원) 이상을 제시하면 이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여태껏 한국 선수 가운데 이적 당시 몸값이 1000만 파운드를 넘긴 선수는 손흥민(토트넘)이 유일하다. 하지만 손흥민은 당시 분데스리가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검증된 공격수였다.

비록 조현우가 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유럽에서는 변방이나 다름없는 K리그 출신 골키퍼를 조별리그 단 3경기로 1000만 파운드 이상을 지불하고 데려갈 구단은 어디에도 없다. 또한 조현우는 킥력에서 뚜렷한 약점을 보이기도 했다.

더군다나 조현우는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27세인 조현우는 올 연말 군 입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내달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와일드카드로 발탁돼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단숨에 군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그가 와일드카드로 발탁될지도, 김학범호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도 전혀 장담할 수 없다.

이제는 조용히 추이를 지켜보면서 조현우의 앞날을 응원해 주는 것은 어떨까. 지나친 설레발은 선수 본인에게도 독이 될 수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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