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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베트남 기적은 김정은의 것”…발언 배경은?

이배운 기자
입력 2018.07.10 00:00 수정 2018.07.10 06:08

베트남, 1당 체제 유지하며 급속 경제 발전

북미 적대관계 청산 및 경제협력 실현 내포

베트남, 1당 체제 유지하며 급속 경제 발전
북미 적대관계 청산 및 경제협력 실현 내포


지난달 12일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지난달 12일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경제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베트남 모델’을 언급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정은 중심의 독재체제가 유지되면서도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비핵화 후속조치 이행에 힘을 보태고 대북 영향력 확장 포석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6~7일 방북일정을 마친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현지 재계 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미국과 베트남이 싸우지 않고 협력한다는 사실은 더 밝은 미래를 창조하려고 결심할 때 우리가 약속을 지킨다는 증거”라며 “베트남의 기적은 당신(김 위원장)의 기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베트남 호치민시 전경 ⓒ데일리안 베트남 호치민시 전경 ⓒ데일리안

베트남은 1986년 공산당 1당체제를 고수하면서 자본주의 시장 경제체제를 도입하는 ‘도이모이(Doi Moi, 쇄신)’ 개혁 정책을 채택했다.

대내적으로는 농업개혁, 금융개혁 등을 통해 시장경제로 안정적인 이행을 모색하는 한편 적극적 대외개방을 통한 해외 공적 지원자금의 활용을 추구하는 것이 이 정책의 골자다.

현대경제연구원이 펴낸 ‘베트남의 개혁개방이 북한에 주는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도이모이 정책 이후 베트남은 연 6~7%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고 대외무역과 제조·건설업 비중이 크게 확대되면서 산업 국가로 빠른 발전을 이룩했다.

또 1995년 미국과 국교정상화 및 2001년 미국·베트남 무역협정이 발효되면서 대미수출이 본격화됐고 수출산업이 크게 발전했다.

지난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뉴욕에서 회담하는 모습 ⓒ마이크 폼페이오 트위터 지난 5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뉴욕에서 회담하는 모습 ⓒ마이크 폼페이오 트위터

빠른 경제발전을 이루면서도 1당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현재 김 위원장은 경제난으로 악화된 주민 여론을 진정시켜야 하는 최우선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섣부른 경제개혁 및 시장개방은 김정은 체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체제 수술 없이 해외 자본을 적극 유치한 베트남의 성공사례는 김 위원장에게 시장 개방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고 비핵화 조치를 가속화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베트남은 북한과 같은 사회주의국가이면서 미국과 적대관계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뿌리 깊은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양국 협력을 통해 경제 발전을 이끈 사례는 북미 양측에 매력적이다.

북미 관계 정상화 및 경제협력 확대는 90% 이상 달하는 북한의 대중 무역의존도 축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위원장은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정치 체제 구축이 가능하고, 미국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팽창을 견제할 수 있다. 북미 모두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는 셈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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