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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가능성’ 기성용, 박지성 길 걸으면 어떨까

김평호 기자
입력 2018.06.30 00:06 수정 2018.06.30 14:14

러시아 월드컵 끝으로 대표팀 은퇴 가능성 제기

은퇴 시기 잡는다면 내년 초 열리는 아시안컵이 적기

기성용의 대표팀 은퇴 가능성이 제기됐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기성용의 대표팀 은퇴 가능성이 제기됐다.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또 한 명의 축구 영웅이 우리의 곁을 떠나가는 것일까.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기성용의 은퇴 가능성이 거론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기성용은 직간접적으로 은퇴를 시사해왔다. 본인이 직접 은퇴를 할 것이라 공개적으로 밝힌 적은 없지만 태극마크 반납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9년생인 기성용은 아직 만으로 서른이 안됐지만 한국 선수로는 역대 세 번째 어린 나이로 센추리클럽에 가입하며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오랜 시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원정 16강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5년 아시안컵 준우승 등 한국 축구 영광의 순간에는 늘 기성용이 자리했다.

4년 뒤에는 33살이 되지만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도 충분할 나이이기에 다소 이른 국가대표팀 은퇴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역대 세 번째 센추리클럽 가입이 말해주듯 그간 기성용은 대표팀을 위해 쉴 새 없이 달려왔다. 일찌감치 유럽무대에 진출해 한국을 오가는 사이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칠 만 했다.

여기에 신태용호가 쉽지 않은 여정을 보냈을 때 팀의 주장으로서 책임과 부담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또 나이가 들면서 이제 기성용은 어느 정도 기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는 시기를 맞이하고 있기도 했다. 장시간 비행에 따른 몸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선수 생활의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기성용 역시 꽤나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성기 때 기량은 아니지만 그래도 기성용은 아직까지 대표팀에 필요한 존재다. 공수 조율 능력과 볼 배급 면에서 아직 기성용을 따라올 선수는 없다.

'포스트 기성용'으로 백승호와 이강인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은 아직 성인 무대서 검증을 거치지 않은 미완의 대기에 불과하다. 후배 선수들이 좀 더 성장하고 현 대표팀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아직은 기성용이 더 필요하다.

그래도 은퇴에 대한 본인의 의사가 확고하다면 어느 누구도 막을 수는 없다. 대신 은퇴 시점을 잠시 미루는 것은 가능하다.

영원한 캡틴 박지성도 월드컵 이후 열린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 연합뉴스 영원한 캡틴 박지성도 월드컵 이후 열린 아시안컵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 연합뉴스

그런 면에서 6개월 뒤 열리는 아시안컵은 기성용이 대표팀 주장으로서 마지막 책무를 다하고 태극마크를 반납할 수 있는 좋은 무대다. 이는 영원한 캡틴이자 선배인 박지성이 밟았던 길이기도 하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에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안긴 박지성은 2011년 초에 열린 아시안컵을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한국이 반세기 이상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아시안컵은 중요한 무대다. 아직까지 월드컵에 비해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 대회 우승팀에는 월드컵이 열리기 1년 전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나설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주어진다.

컨페더레이션스컵은 월드컵이 열리는 곳에서 강호들과의 평가전을 통해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있어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

기성용에게도 아시안컵은 좋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2022년 월드컵에 나설 후배들에게 소중한 선물을 안기고 떠날 수 있다면 이는 기성용에게도 멋진 피날레가 될 것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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