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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 잃은 메시…월드컵 필요 없나

김윤일 기자
입력 2018.06.22 05:57 수정 2018.06.22 06:05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상대로 0-3 참패

경기 막판에는 '비매너' 모습까지 이중고

메시는 후반 들어 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 게티이미지 메시는 후반 들어 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 게티이미지

리오넬 메시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조국 아르헨티나와 함께 침몰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니즈니 노브고르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크로아티아와의 D조 2차전에서 0-3 완패했다.

이로써 1무 1패(승점 1)를 기록한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와의 최종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16강에 오를 수 있는 어려움에 놓이게 됐다. 반면, 대어 아르헨티나를 낚으며 승점 6에 도달한 크로아티아는 D조 1위는 물론 가장 먼저 16강행을 확정지었다.

크로아티아는 3-0 대승의 주인공이 되기 충분했고, 반대급부로 아르헨티나는 그야말로 질만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두 팀의 운명을 가른 결정적 요인은 바로 실수다. 이미 전반부터 잦은 패스 미스는 물론 동료들과의 호흡 면에서 삐거덕거리는 모습을 보였던 아르헨티나는 후반 초반 카바예로 골키퍼의 결정적 실책으로 선취골을 헌납했다.

이후 아르헨티나는 동점골을 위해 총공세에 나섰으나 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이와 동시에 필드 위의 리오넬 메시도 서서히 존재감을 잃어갔다. 그러면서 2골을 더 내준 아르헨티나는 완벽히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경기 결과는 물론 내용까지 모든 면에서 무릎을 꿇은 아르헨티나다. 급기야 경기 막판에는 멘탈까지 무너진 아르헨티나 일부 선수들이 불필요한 반칙을 저지르며 경고를 받는 등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까지 연출하고 말았다.

문제는 팀이 침몰하는 과정에서 메시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기력 면에서만 보자면, 일단 메시는 ‘온 더 볼’ 최강자로 불리는 선수다. 즉, 자신이 볼을 직접 터치에 골을 넣거나 미드필드 라인까지 내려와 공격에 창의성을 불어넣는 스타일이 바로 메시다. 메시가 저조한 활동량에도 번뜩이는 장면 하나로 ‘신계 공격수’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날 메시는 슈팅을 단 1개(유효슈팅 0)만 시도했고, 패스 성공률 역시 75%에 그칠 정도로 평소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후반 중반 이후에는 사실상 경기장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메시는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함께 멘탈까지 무너져 내렸다. ⓒ 게티이미지 메시는 아르헨티나 선수들과 함께 멘탈까지 무너져 내렸다. ⓒ 게티이미지

‘주장’으로서도 메시는 불합격이었다. 모드리치의 골이 터지며 사실상 승부가 갈리자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예민한 반응을 보였는데 캡틴 완장을 찬 메시는 이를 두고 볼 뿐이었다.

특히 비록 적이지만 바르셀로나에서 한솥밥을 먹는 라키티치가 오타멘티로부터 걷어차일 뻔했던 아찔한 순간이 있었다. 이때 크로아티아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한데 뒤엉켜 몸싸움 직전까지 갔지만, 뒤늦게 모습을 드러낸 메시는 주변을 어슬렁거릴 뿐이었다.

메시는 지난 2014년 브라질 대회서 결승까지 올랐지만 목전에서 월드컵을 놓친 바 있다. 클럽에서 모든 것을 다 이룬 메시는 현역을 넘어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찬사를 받는 선수다.

그에게 남은 단 하나의 숙제는 바로 월드컵이다. 그러나 지난 2경기의 모습만 놓고 보면 과연 월드컵을 원하는지에 대한 진정성에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전성기 기량으로 출전 가능한 마지막 대회를 최악으로 마무리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이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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