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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냐 과실이냐" 삼성바이오 '기로'…증선위 공방 계속

부광우 기자 | 2018-06-21 06:00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이 7일 오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된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금융위원회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장이 7일 오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된 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금융위원회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회계부정 혐의를 둘러싸고 고의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에 대한 심의를 벌이고 있는 금융위원회 산하 증선선물위원회에서 쟁점 사항인 2015년 삼성바이오의 회계 변경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다.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삼성바이오의 운명이 크게 엇갈릴 수 있는데다 자칫 모든 논의를 원점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마라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증선위가 결국 어떤 결론을 내릴지에 이목이 집중된다.

21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삼성바이오 회계부정과 관련된 세 번째 증선위가 개최됐다. 같은 사안을 두고 지난 달 세 차례의 감리위원회와 이번 달 두 차례의 증선위가 열렸지만 문제를 제기한 금감원과 삼성바이오 간의 주장은 여전히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다.

양 측의 논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긴 하지만 이번 증선위에는 이전과 남다른 관심이 쏠렸다. 삼성바이오의 과거 회계처리 위반 가능성에 집중돼 있던 공방이 최근 고의성 여부로 급선회 하면서다.

이 같은 변화를 불러 온 건 다름 아닌 증선위였다. 증선위는 지난 12일 금감원의 특별감리팀을 불러 예정에 없던 임시 회의를 개최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의 2015년 이전 기간의 회계처리 적정성 여부도 함께 검토해야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 회계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것을 고의적 분식으로 판단했다. 삼성바이오가 이에 대한 근거로 삼은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타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의 합작 파트너인 미국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적거나 실제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삼성바이오가 이처럼 회계 처리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바이오젠은 2012년 삼성바이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 설립하면서 '50%-1주'까지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 권리를 받은 상태였다.

만약 증선위가 2015년 이전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 위반에 대한 고의성은 입증하기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의 고의성은 2015년 상반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 지분이 많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였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즉, 삼성바이오의 회계 위반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한 2012~2014년 사이에 발생한 것이라면 2015년 회계변경의 고의성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문제는 2015년 전부터 삼성바이오의 회계에 잘못이 있다고 결론 날 경우 지금까지의 논쟁을 덮어두고 처음부터 논의를 다시 시작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증선위는 금감원 조치안을 넘는 제재를 결정할 수 없어서다. 금감원이 낸 조치안에는 삼성바이오의 2015년 회계변경에 대한 지적만 담겨 있는 만큼 그 전 사항을 제재하기 위해서는 우선 금감원이 새로운 조치안을 만들어 다시 제출해야 한다.

결국 관건은 증선위의 최종적 결론이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삼성바이오의 운명은 크게 달라진다.

기존 금감원의 주장대로 고의적 분식회계가 인정되면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대표 및 법인 검찰 고발, 과징금 부과 등의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 회계부정에 대한 증선위의 검찰 고발은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심사 요건이다. 이럴 경우 삼성바이오 주식 거래 정지는 물론 상장 폐지까지 거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의 회계부정이 고의성을 피해 중과실이나 과실로 판단 받게 되면 최대 60억원의 과징금 부과나 감사인 지정, 담당임원 해임권고 등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징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증선위는 당초 이번 회의에서 금감원, 삼성바이오와의 질의·응답을 통해 쟁점별 사실관계 파악과 증거 확인을 일단락 짓고 다음 달 4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처럼 새로운 논란이 제기되고 검토할 사항이 늘면서 결론 도출은 계획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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