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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혁신이 ‘전혀’ 기대되지 않는 3가지 이유

황정민 기자
입력 2018.06.18 00:00 수정 2018.06.18 05:56

“나 빼고 다 혁신” 책임 회피에만 급급

겉으로만 잘못…“민심 돌아오지 않아”

혁신본질 ‘인적청산’ 2020년에야 가능

“나 빼고 다 혁신” 책임 회피에만 급급
겉으로만 잘못…“민심 돌아오지 않아”
혁신본질 ‘인적청산’ 2020년에야 가능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권한대행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 중 잠시 밖으로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권한대행이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 중 잠시 밖으로 나오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6·13지방선거에서 미증유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이 ‘혁신’을 꺼내들었다.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당 재정비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혁신의 핵심인 ‘인적 쇄신’을 단행할 방도가 없어 한국당의 하락세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나 빼고 다 혁신”

지난 15일 한국당 일부 의원들 사이에선 현역의원 물갈이에 대한 외침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스스로의 책임은 회피하거나, 진정성이 결여된 목소리였다는 지적이다.

김순례·김성태(비례)·성일종·이은권·정종섭 등 초선 의원은 성명서를 내고 “한국당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중진은 당 운영 전면에 나서지 말고 국민이 원하는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박근혜 정부 당시 ‘친박 공천’을 받았던 이들 초선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전여옥 전(前) 의원은 SNS를 통해 “한국당 초선분들은 ‘중진 찜쪄먹는 노회한 초선’”이라며 “한국당 궤멸의 진정한 책임자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특히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정종섭 의원을 겨냥해선 “서울대 법대 교수에 헌법학 책도 썼던 분이 ‘진박모임’ 인증사진 찍을 때 ‘저 사람 권력욕 참 대단한 사람이다’ 싶었다”고 비판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김무성 의원이 지난달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수박 겉핥기’식 외침만…책임 회피 급급

일부 의원들의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도 있었다. 김무성 의원은 “새로운 보수정당 재건을 위해 저부터 내려놓겠다”며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초선 윤상직 의원도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마저도 파급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의원은 지난 2015년에도 “20대 총선 출마가 마지막”이라고 말했으나 1년이 지나지 않아 발언을 번복한 바 있다.

더군다나 김 의원이 차기 당권을 노리고 있다는 말이 정치권에서 공공연히 오가는 가운데 나온 불출마 선언이어서 “당권 도전을 염두에 둔 쇼”라는 조롱마저 나왔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대표직 사퇴를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6.13 지방선거 참패와 관련해 대표직 사퇴를 밝힌 뒤 퇴장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한국당 최다선 서청원 의원은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다. 서 의원은 측근을 통해 “나는 이미 내려놓은 지 오래됐다”며 “이 상황에서 당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치열한 논쟁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혁신본질 ‘인적청산’ 2020년에야 가능

문제는 이같은 ‘수박 겉핥기’식 혁신 논쟁 상황에도 사실상 뾰족한 방도가 없다는 점이다. 당 체질개선의 열쇠인 공천은 21대 총선이 치러지는 2020년 무렵이 돼서야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가장 본질적인 혁신은 인적 청산”이라며 “겉으로 잘못을 외쳐본들 떠나간 민심은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을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정리되지 않으면 한국 보수정당은 역사 속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추한 사생활로 더 이상 정계에 둘 수 없는 사람, 의총에 술이 취해 들어와서 술주정 부리는 사람, 국비로 세계일주가 꿈인 사람, 카멜레온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변색하는 사람,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싸이코패스같은 사람, 친박 행세로 국회의원 공천 받거나 수차례 하고도 중립 행세하는 뻔뻔한 사람, 탄핵 때 줏대 없이 오락가락 하고도 얼굴과 경력하나로 소신 없이 정치생명 연명하는 사람, 이미지 좋은 초선으로 가장하지만 밤에는 친박에 붙어서 앞잡이 노릇하는 사람” 등을 나열하며 당내 현역 의원 일부를 저격했다.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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