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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같은 합의문 놓고 ‘아전인수’ 해석

김지수 기자
입력 2018.06.14 18:30 수정 2018.06.14 20:05

외신 “北매체, 대북제재완화 보도 사실과 달라…제재 계속”

트럼프 한미연합훈련중단 발언…전문가 “북미협상과 별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서 공동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정상회담에서 공동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세기의 북미정상회담이 막을 내린 가운데 양측이 같은 합의문을 놓고 해석에 이견을 보이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일간 USA투데이는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의 ‘미국이 대북제재 해제를 약속했다’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은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세기의 성공’이라고 평가하면서 고립됐던 나라가 국제사회 일원으로 진일보하는 계기로 선전 효과도 톡톡히 봤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 매체가 북미관계가 진전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양에 제재 완화를 포함해 많이 ‘양보’했다고 강조했다.

USA투데이는 북한의 이러한 보도를 지적하며 ‘대북 제재 완화’ 조치는 사실이 아니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 “(미국에게) 핵이 더 이상 위협이 아닌 시점에 가야 제재를 풀 것이며 당장의 제재 해제에 관한 당장의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한미연합군사훈련’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사실과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고 했다.

13일 조선중앙통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에 대한 의사를 내비쳤다”며 “북한에 안전을 보장해주기로 했다”고 보도한 점을 지적하면서다.

USA투데이는 북한의 해당 보도와 관련해 “12일 단독 기자회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 중단 의사를 (말로만) 언급했을 뿐 공동성명에는 포함돼 있지 않은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폭스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역사적인 첫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폭스뉴스

이렇듯 북미 양측이 공동 성명에 대해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부에서는 지나치게 ‘양보’한 협상이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12일(현지시각) 미국 매체 Vox는 이번 회담을 가리켜 “거래의 기술이 아니라 공짜선물의 기술”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매체는 북미정상회담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많이 양보했으며 그 댓가로 북측으로부터 얻어낸 것은 거의 없다고 전했다.

안토니 루지에로(Anthony Ruggiero)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로이터통신에 “10여년 전 했던 협상을 다시 한번 고쳐 말한 수준이지 크게 발전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조지W. 부시 정부 대북 외교 전문가로 활동한 크리스토퍼 힐(Christopher Hill)은 13일(현지시각) AP통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시사한 것과 관련, “한미연합훈련과 북미 협상은 별개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또 “이번 공동성명은 철저하게 쓰이지도(not well-written), 심사숙고를 거치지도 않았다(not well-thoughtout)”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정상회담 뒤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가진 단독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을 의식한 듯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만이 (미국이) 얻은 게 없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합의는 북미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지수 기자 (jskim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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