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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생 최대 위기 안철수, 선거 패배 3가지 이유

이동우 기자 | 2018-06-14 17:30
무리한 통합, 애매한 정체성
선거유세보다 계파갈등 부각
안철수 본인 자질한계 드러나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선거사무실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선거사무실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방선거에서 2위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의 득표율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정치 인생 최대 고비를 맞았다. 최소 2위를 차지해 대안 야당의 가능성을 제시하려던 그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당내 지도부와 정치권은 안 후보의 추락이 통합정당의 정체성 혼란, 무리한 공천으로 드러난 계파 갈등, 안 후보의 자질 문제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무리한 통합, 애매한 정체성

바른미래당은 지난 2월 창당 때부터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중도진보를 지향한 국민의당과 개혁보수를 주창한 바른정당의 파격적인 통합에도 불구하고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무리한 일정이 꾸준히 발목을 잡았다.

당에선 문제가 발생했다. 유승민 공동대표와 박주선 공동대표는 대북문제를 비롯한 외교·안보 등 주요 사항를 놓고 상반된 시각을 보였다.

보수 정당 정체성 여부에 대해 당 지도부가 보인 엇박자는 유권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 선거유세 기간 민트색 옷을 입지 않은 안 후보에서 알 수 있듯이 당의 정체성 혼란은 되레 그에게 악조건으로 작용했다.

유 대표는 14일 공동대표직 사퇴 기자회견 직후 “당내 정체성 혼란이 심각하고 근본적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는 당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꼭 바로잡아야 할 문제”라고 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를 밝힌 뒤 승강기에 올라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를 밝힌 뒤 승강기에 올라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유세보다 계파 갈등

안 후보는 지방선거에서 인재영입위원장으로 당 전면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 과도한 영향력이 오히려 문제가 됐다. 중앙당 공직선거위원회가 당의 선거 관리를 담당하는데도, 안 후보는 일부지역 후보자 공천에 직접 개입했다.

그는 노골적으로 자신이 염두에 둔 인물에 힘을 실었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불편한 상황이 여과없이 노출됐다. 공관위 관계자는 매번 어려움을 호소했고, 중재에 나서야 될 당 지도부 또한 안철수계와 유승민계로 갈라서 파워게임 양상을 보였다.

당내에서는 자정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선거 유세에 집중해야 할 안 후보와 후방지원을 강화해야 할 당 지도부가 대치하는 모습에 선거 승리 가능성이 적어지고 있다는 불만이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명분이 부족한 전략공천에 당내에서도 안 후보에 대한 불만이 드러났다”면서 “당원 전체가 총력을 다해야 할 상황에서 내부에서조차 합의가 되지 않는데 승리를 바라는 것이 어불성설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선거사무실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선거사무실에서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에 붙는 의문부호

안 후보에 대한 정치적 자질 문제도 선거 패배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김 후보와 단일화 논의에 관한 대응과 서울시장 후보로서 제시한 초반 비전이 상당 부분 ‘박원순 때리기’에 집중됐다는 지적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선거에서 안 후보가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부족했던 점을 차치하더라도 그동안 보여준 정무적인 판단이 아쉬운 부분이 있다”며 “특히 단일화 논의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못한 것 같다. 논의를 시작한 것부터가 마이너스다”고 꼬집었다.

새정치를 추구하는 안 후보가 박근혜 탄핵 반대에 전면에 섰던 김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 자체가 많은 유권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를 위한 비전도 한계로 지목됐다. 안 후보는 당내 서울시장 전략공천 수락 기자회견에서 비전보다 자신이 피해받은 댓글조작 여부에 집중했다. 후보 출정식에서는 미세먼지 문제, 서울시 교통문제 등 박 시장의 잘못된 시정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등 정작 안 후보만의 명확한 비전을 초반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시장 후보 캠프 해단식에서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다. 다 후보가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선거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패배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안 후보는 “무엇이 부족했고 무엇을 채워야할지 이 시대 제게 주어진 소임이 무엇인지 깊게 고민하겠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이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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