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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마법사’가 된 신태용, 월드컵 정말 괜찮을까

김평호 기자
입력 2018.06.08 10:31 수정 2018.06.08 10:32

본선 무대 임박했지만 실험 계속 이어져

볼리비아전 선수 기용 놓고 ‘트릭’ 발언으로 빈축

트릭 발언으로 빈축을 산 신태용 감독.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트릭 발언으로 빈축을 산 신태용 감독. ⓒ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선발 라인업을 확인하고 실제 트릭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황희찬-김신욱 투톱은 한국이 본선에서 선보일 플랜 A와는 실제로 거리가 멀었다.

다만 상대국 입장에서는 머릿속에 김신욱이 선발로 나올 수도 있겠다는 계산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찰나 신태용 감독의 입에서 놀랍게도 “트릭이었다”는 말이 나오고 말았다. 자신의 속임수를 스스로 속임수였다고 공개한 것이다.

한국 대표팀은 7일 오후 9시 10분(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의 티볼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평가전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졸전이었다. 한국은 주축 선수들이 대거 결장했고, 경기 전날 도착해 여독이 채 풀리지도 않은 볼리비아를 상대로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현재 대표팀은 있는 전력을 최대한 감추기에 여념이 없다. 본선에서 격돌하게 될 스웨덴-멕시코-독일과의 실력차가 뚜렷한 만큼 최대한 발톱을 숨기고 있다가 본선에서 제대로 드러내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신태용호의 행보는 기대보다는 우려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 달라는 재촉과 조급함이 아니다.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묻어나오는 의문이 한 둘이 아니기에 우려가 커질 뿐이다.

월드컵이 이제 코앞으로 다가와 조직력을 끌어 올려도 모자를 판에 감독은 계속 실험을 거듭하고 있다. 오죽하면 팬들 사이에서 ‘과학자’라는 말이 나왔을까.

예상치 못한 부상 선수들의 이탈로 인한 고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자원으로 최대한의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도 감독의 능력이다.

끝까지 드러내지 않고 있는 ‘비장의 카드’ 세트피스에 대한 의문도 지울 수가 없다. 3~4개의 세트피스를 준비했다면 1~2개 정도는 실전에서 얼마나 먹히는지 테스트해 볼만도 한데 아직까지 철저하게 감추기만 하고 있다.

실전에서 어떤 효과를 누릴지 모르는 세트피스가 본선에서 바로 먹힐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는 모험을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트릭 선발로 볼리비아전에 나선 김신욱. ⓒ 연합뉴스 트릭 선발로 볼리비아전에 나선 김신욱. ⓒ 연합뉴스

여기에 볼리비아전을 마친 뒤 트릭 발언으로 신태용 감독은 또 한 번 빈축을 사고 말았다.

본선 첫 경기 스웨덴전을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공개 평가전에서 자신의 구상과는 동떨어진 전술을 가동했다. 끝까지 상대를 속이기 위함이었다면 대처도 그에 맞게 했어야 될 텐데 친절하게(?) ‘트릭’이었다는 설명을 깃들였다.

물론 신 감독의 ‘트릭 발언’은 상대 팀에 혼란을 주기 위해 한 번 더 비튼 발언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스웨덴전에서 손흥민이 벤치에 앉고 김신욱이 선발로 나서는 그림이 나올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상대에게 혼란을 주기 위해서였다면 차라리 볼리비아를 상대로 전반전에 위협적인 모습을 보인 김신욱을 칭찬해 본선 무대에서 중용하겠다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 오히려 더 낫지 않았을까. 졸지에 김신욱은 신태용이라는 마법사의 비둘기가 되고 말았다.

이제 신태용호는 오는 11일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을 끝으로 러시아에 입성한다. 비공개로 치러지는 만큼 스웨덴전을 염두에 두고 더는 실험이 아닌 실전모드로 임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이번 ‘트릭 발언’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그래도 팬들은 본선 무대에서 만큼은 신태용 감독이 기적을 쓰는 마법을 부려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물론 한국을 16강에 올려놓겠다는 마법사의 말은 트릭이 아닌 진짜여야 한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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