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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로 번진 ‘뒷돈’ 불똥…판도라 상자 열리나

김윤일 기자
입력 2018.05.31 07:22 수정 2018.05.31 07:22

강민호, 삼성 이적 당시 80억 아닌 92억

초고액 연봉 선수들 대부분이 뒷돈 의혹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의 FA 계약 액수는 축소액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연합뉴스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의 FA 계약 액수는 축소액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 연합뉴스

히어로즈발 ‘뒷돈 거래’로 KBO리그의 투명성이 강력히 요구되는 가운데 그동안 강한 의혹을 받았던 FA 계약에서도 이면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KBS는 30일 단독 보도를 통해 자유계약 선수와 외국인 선수들의 계약에서도 부정한 돈이 오갔다고 전했다.

언급된 선수들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인 삼성 강민호와 KIA 최형우, SK 최정이다. 특히 강민호의 경우 지난 시즌 후 FA 재자격을 얻으며 롯데 잔류 대신 삼성 이적을 택했다.

야구팬들에게 큰 충격을 준 이유는 삼성과 맺은 계약 규모(4년 80억 원)가 원소속팀 롯데의 제시액과 같았기 때문이다.

당시 강민호는 이면 계약설이 퍼지자 “하늘에 맹세할 수 있다. 80억 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축소 발표가 절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단호히 말했다. 실제 계약 조건이 92억 원이라는 KBS 보도에 따른다면 이 말은 결국 거짓말인 셈이다.

강민호는 물론 천문학적인 계약을 따내며 이적을 선택한 선수들이 약속이라도 하듯 입을 모아 밝히는 소감이 있다. 바로 ‘진정성’이다. 그리고 계약 때마다 팬들을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이 진정성은 결국 ‘뒷돈’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구단과 선수들은 왜 축소 발표를 할까. 아무래도 팬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KBO리그는 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이 모기업의 지원으로 운영된다. 제법 큰 자금이 필요한 FA에서도 마찬가지다. 금액이 얼마가 됐든 그룹 차원에서 ‘오케이’ 신호를 보내면 바로 실탄이 확보되는 구조다. 거의 대부분의 구단들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면서도 이처럼 큰 돈을 쓸 수 있는 이유다.

물론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야구팬들의 시선이다. 시장 규모를 고려했을 때 몇 십억 원의 연봉은 납득가지 않는다. 더불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저연봉 선수들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구단들은 축소 발표, 과도한 계약금 지급으로 연봉 감추기에 나섰다.

실제로 강민호의 계약이 의혹대로 4년 92억 원이라면 연평균 23억 원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하지만 12억 원이 깎인 80억 원에 발표됐고, 계약금도 40억 원이나 주어지며 KBO에 신고 된 공식 연봉은 10억 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계약 당시 야구팬들의 강한 의심을 받았던 선수들은 강민호뿐만이 아니다. 사실상 초고액 연봉을 받는 거의 모든 선수들이 해당된다. 뒷거래는 없었을 것이라 평가받았던 SK 최정마저 거론된 이상 팬들의 의심은 확신이 되는 모양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KBO리그 FA 계약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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