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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공시부터 투자자 돌려막기까지…'무법지대' P2P금융 어쩌나

배근미 기자 | 2018-05-27 12:00
P2P대출 영업구조 ⓒ금융감독원P2P대출 영업구조 ⓒ금융감독원

불과 2년 새 60배 이상 급성장한 P2P대출시장이 규제 미비 속 연체 및 부실 등 각종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부업 수준의 고금리 영업 이나 연체는 물론 허위 공시와 투자자 돌려막기 등 불건전 행태도 잇따라 발견됐지만 관련 법규가 미비해 감독당국 차원의 제재를 기대하기란 어려운 상황이다.

27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부터 약 한 달여 간에 걸쳐 75개 P2P 연계대부업자를 대상으로 P2P대출 취급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를 발표했다. 현장 방문 및 임직원 면담을 통해 진행된 이번 조사는 금융위에 등록된 연계대부업자 중 거래실적과 민원, 제보 등을 감안해 대형사 10곳, 중형사 34곳, 소형사 31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업체의 누적대출액은 전체 대출금의 83% 수준인 2조2700억원(2월 말 기준)에 달한다.

이번 금감원 실태조사를 통해 드러난 대출단계별 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P2P 대출신청 과정에서 업체(직원)와 차입자 간 공모를 통해 허위 및 사기대출을 신청할 경우 투자자들이 부당 대출여부를 판별하기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당국이 점검을 벌인 75개사 중 5개사는 허위 건설사업 등을 내세워 대주주나 관계사 등 이해관계자에게 특혜대출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고 P2P업체 직원이 허위 차주를 내세워 대출을 신청한 뒤 투자자 모집자금을 유용한 사기사건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대해 이성재 금감원 여신검사국장은 “최근 일부 건설사의 P2P 업체 설립 및 인수 사례는 대주주 등의 자체사업 자금조달 수단 및 사금고화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출심사 단계에서 부실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사실상 페이퍼컴퍼니 형태인 P2P 연계대부업자가 대출심사를 포함한 업무 대부분을 직접 수행하고 있지만 평균 임직원 수가 3명에 불과한 현실에서 심사에 필요한 적정인력이나 경험 부족으로 부적격 차주에 대한 심사나 담보평가가 부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역시 PF 사업 진행이 불투명함에도 이를 알지 못한 채 대출이 실행돼 대출금 전액에 걸쳐 부실이 발생한 사례도 발견됐다.

투자자 모집 과정에서는 유치 경쟁 과열에 따른 경품 과다제공과 허위공시, 투자위험 미공시 등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례로 차주에게 1년 상당의 장기대출에 나서면서 투자자에게는 3개월 단위로 자금을 조달받아 직전 투자자에게 원금을 상환하는 ‘돌려막기’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 또한 토지담보권이 없으면서도 PF담보대출로 허위공시하거나 담보로 설정한 토지의 가치를 부풀리는 경우, 담보대출 투자자를 모집해놓고도 정작 대출을 실행한 뒤에는 담보권 설정을 하지 않는 경우도 확인됐다.

대출 실행 단계에서는 차주의 실질적 금융부담이 대부업자와 유사한 고금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출금리 자체는 12%~16%의 중금리 수준이나 건당 3~4% 규모인 수수료를 연이율로 환산했을 때 생각보다 금액이 커진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법규 인식수준이 낮은 일부 중소형사는 대출계약서 필수기재사항을 누락하는 등 대부업법 위반 소지가 있고 PF대출 쏠림 심화로 향후 부동산 경기 하락 시 투자자 손실 확대 여지 또한 남아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실제로 점검대상 75곳의 평균 부실률이 6.4%인 반면 PF대출 부실률(12.3%)은 이보다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 사후관리나 청산 과정에 있어서도 부실 우려는 존재했다. 투자금의 경우 별도 관리(에스크로)하는 반면 대출상환 원리금은 해당 업체들이 임의로 관리하고 있어 지급이 지연되거나 횡령 등의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히 P2P대출 비중이 높은 PF대출의 경우 용도외 유용에 대한 통제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P2P업체 소속직원의 채권추심업무 수행에 따른 신용정보법 등 법규위반 소지나 전산보안 인력 부족에 따른 개인-신용정보 관리 부실 등도 문제로 지적됐다. 이밖에도 대출채권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P2P업체들의 도산이나 자진폐업 시 투자자 피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이 국장은 “P2P업체에 문제가 생겨 잠적해 버릴 경우 투자자 뿐 아니라 상환자 역시 대출을 상환할 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구에게 갚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에도 봉착하게 된다”며 “대부분 업체들이 도산 등 영업 중단 시 잔여채권의 추심이나 상환금 배분 등에 대한 대비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연내 P2P 연계대부업자 전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완료하는 한편 허위공시 등 위규 의심업체에 대해서는 현장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미비점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 개정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고 국회, 금융위 등과 관련법률 제·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P2P업체들의 각종 부실 행태에도 현재로써는 관련 법 규정이 미비해 금융당국이 직접적으로 이들을 규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 역시 P2P업체 자체에는 자료 요구 등 검사 권한이 없어 P2P업체 자회사인 연계대부업자들의 관계자 면담을 통해 간접적으로 실태를 파악하는 데 그쳤다. 설사 불공정 영업 정황이 발견되더라도 금융당국 자체적인 제재가 어려워 수사기관을 통해 결론이 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때문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P2P대출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P2P 연계대부업자의 금융위 등록여부와 개별 업체들의 가이드라인 점검 결과 공시, 심사능력 및 예치금 분리 보관 시스템 도입 여부 등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피사모, 크사모, 펀사모, P2P연구소 등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P2P업체 상품 정보나 연체발생 사실, 평판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국장은 “PF사업 등에 대한 대출만기 연장이나 투자자 재모집 상품 등은 향후 연장이나 재모집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부실 위험이 높다”며 “담보대출 투자는 실제 담보권 설정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고금리 상품 역시 부실위험이 상당해 원금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 배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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