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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구광모 시대'... 삼성-LG 신사업 경쟁 판도는?

이홍석 기자
입력 2018.05.27 06:00 수정 2018.05.27 09:27

양사 신성장동력, AI·전장부품·바이오 등 겹쳐

초기단계로 성장 모색...향후 경쟁 구도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전자 상무.ⓒ데일리안·LG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구광모 LG전자 상무.ⓒ데일리안·LG
양사 신성장동력, AI·전장부품·바이오 등 겹쳐
초기단계로 성장 모색...향후 경쟁 구도 '주목'


삼성그룹에 이어 LG그룹이 4세 경영승계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향후 두 그룹의 신성장사업 분야에서의 경쟁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두 그룹은 지금까지 가전과 부품 등 전기전자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면서 성장해왔다면, 앞으로는 AI·전장부품·바이오 등으로 확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과 LG가 신성장사업으로 모두 전장부품·바이오·인공지능(AI) 등을 내세우고 있어 과거 전자업계 대표적 맞수였던 두 그룹의 경쟁 접점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특히 두 그룹 모두 실질적으로 경영승계가 이뤄져 3·4세 경영인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젊은 경영인들간 신성장 사업을 놓고 펼쳐질 경쟁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천명' 이재용, M&A·투자 적극적...경영 복귀 후 AI 집중

삼성그룹의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014년 부친인 이건희 회장의 와병으로 실질적인 경영에 나선 뒤 전장부품·바이오·AI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통한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적극 나서왔다.

전 세계 최대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카오디오 업체 하만을 비롯해 사물인터넷(IoT) 개방형 플랫폼 기업 스마트싱스,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기업 비브랩스 등 업체들 면면도 다양했다. 2016년 7월에는 전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 중국 BYD에 500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이와함께 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물산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복제약) 개발 손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 신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지난 1년간 영어의 몸이 됐다가 지난 2월 풀려난 뒤에는 AI에 보다 힘을 싣고 있다. 지난 3월 말 첫 해외 출장 일정을 유럽과 캐나다의 AI 기술을 둘러본 데 이어 지난 22일에는 글로벌 5대 거점 구축 전략을 발표하는 등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이 달 말까지 케임브리지(영국)·토론토(캐나다)·모스크바(러시아)에 연구센터를 개소해 서울 총괄센터(지난해 11월)과 실리콘밸리 연구센터(1월) 등과 연계하는 것이다. 또 관련 연구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 AI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오는 2020년까지 1000명 이상(국내 약 600명·해외 약 400명)으로 확대해 연구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고 기존 삼성의 주력 산업과의 연계가 보다 용이한 AI에 보다 힘을 쏟는 모습이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반도체가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다음 타자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근 이 부회장이 AI에 무게를 두는 것은 스마트폰·가전·반도체 등 현재 주력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성장 기회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혹' 구광모, LG 신사업 성장 돌파구 마련할까

LG그룹은 고 구본무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다음달 29일 그룹 지주회사인 (주)LG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로 선임되면 총수로서 역할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면 구 상무는 신성장발굴에 역할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LG가 지주회사체제가 잘 갖춰져 있고, 주요 계열사들에 부회장급 최고경영자(CEO)들이 포진하고 있어 계열사들의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전문경영인들에게 맡겨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따라 구 상무는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이노텍 등 주요 계열사들이 모두 힘을 쏟고 있는 전장부품은 물론, LG화학과 LG전자 각각 주도하는 바이오와 AI에서도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3년 설립된 LG전자 전장부품(VC)사업본부는 2016년 1분기 이후 9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LG화학도 전기차 등 중대형 배터리의 적자를 스마트폰 등 소형 배터리에서 메우고 있는 실정이다.

LG화학이 지난 2016년 LG생명과학과의 합병을 통해 강화한 바이오사업은 아직 성과가 크지 않고 LG전자 스마트폰과 OLED TV 등에 적용하고 있는 AI 기술들도 아직은 초기 단계다.

이 때문에 이들 신수종 사업에서 어떻게 성장 기회를 모색해 나갈지가 구 상무 앞에 놓여진 과제다. 이미 LG전자가 지난 4월 오스트리아 자동차 조명업체 ZKW를 그룹 역대 최대 규모인 1조4400억원에 인수를 성사시키는 등 과감한 투자 가능성은 커진 상황이다.

이와관련, 재계에서는 그동안 주로 전기전자 분야에서 완제품(가전·스마트폰)과 부품(디스플레이·배터리)으로 경쟁했던 삼성과 LG의 신사업 경쟁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신수종 사업이 묘하게 겹치는데다 비슷한 시기 후대 젊은 경영진으로의 교체가 이뤄지면서 향후 동반 성장으로 양사간 경쟁 접점이 보다 다양해질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양사 모두 완제품과 부품에서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 동력 없이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두 후대 경영인들이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자신의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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