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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끼는 美 트럼프, 北 자극에도 침착모드

이배운 기자
입력 2018.05.18 00:00 수정 2018.05.18 06:06

트위터·공개석상 직설발언 자제…북미회담 성사 '절실'

美 리비아 모델 아닌 ‘트럼프 방식’ 제시…北 아우르기

트위터·공개석상 직설발언 자제…북미회담 성사 '절실'
美 리비아 모델 아닌 ‘트럼프 방식’ 제시…北 아우르기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데일리안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데일리안

북측이 북미정상회담 취소 가능성을 거론하며 핵협상 판 흔들기에 나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중 모드를 견지하고 있다.

트위터로 직설적 말폭탄을 주고 받으며 양국 긴장감을 극대화시키던 전례와 달리 “지켜보자”는 조심스러운 입장만 내세우고 급반전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16일 담화를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다가오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측이 이번 담화를 통해 '리비아식 핵폐기 모델'에 대한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도, 노골적인 비난 표현을 자제한 것은 핵포기 의사를 철회하는 것이 아니라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상투적 협상 전략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 9월 북미 간 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늙다리 미치광이를 불로 다스려야 한다”,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며 맹비난을 가했던 것과 비교해 갈등을 촉발시키지 않을 정도의 수위 조절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아울러 핵 협상 방식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견을 확대시키고 남남갈등을 촉발시켜 대북 최대압박을 완화시키려는 속내가 깔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트위터·공개석상 직설발언 자제…북미정상회담 성사 '절실'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활용해 직설적인 입장을 표출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오후(현지시각) 북측의 입장을 접한 뒤 24시간이 지나도록 관련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북한 관련 질문을 받자 “전혀 통보 받은 것이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볼 것이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이례적인 신중 행보를 보이는 것은 아직 북미 핵협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판단하고, 감정적인 대응은 자칫 극적으로 마련된 협상기회를 날려버릴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북미 핵협상에 대한 북측의 이번 반발 입장은 북한 노동당의 공식 성명이 아닌 김계관 개인 명의로 발표된 것이다. 북한이 외부에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회담 지속 의지가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담화문이 표면상 미국에 대한 맹비난을 퍼부으면서도 "조선반도의 정세 완화를 추동하고 훌륭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한 큰 걸음"이라고 언급한 것은 북미회담 취소를 주장하는 것이 아닌 협상을 앞두고 신경전을 펼치는 부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저조한 지지율을 지속하는 상황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도출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美 리비아 모델아닌 ‘트럼프 방식’ 제시…북한 아우르기

한편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핵폐기에 리비아식 모델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트럼프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핵전력 ‘선 폐기 후 보상’에 대한 북측의 강한 반발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 내부의 강경책 수용 가능성도 열어놓겠다는 유연책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청와대는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회의를 열고 '상호존중, 역지사지' 의미를 강조하며 북미 간 중재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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