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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흔드는 北...제재 풀기 노림수냐, 거짓 본색 노골화냐

박진여 기자
입력 2018.05.17 13:36 수정 2018.05.17 14:22

비핵화 미끼 거짓본색 드러나 vs. 북미회담 주도권 협상전술

‘북미수교’ 제재완화·정상국가 목표 대화판 깨지는 않을 듯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당일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 통보한 데 이어 비핵화에 방점을 둔 대화 분위기에 불만을 표시하는 등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두고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당일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 통보한 데 이어 비핵화에 방점을 둔 대화 분위기에 불만을 표시하는 등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두고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비핵화 미끼 거짓본색 드러나 vs. 북미회담 주도권 협상전술
‘북미수교’ 제재완화·정상국가 목표 대화판 깨지는 않을 듯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을 당일 일방적으로 '무기 연기' 통보한 데 이어 비핵화에 방점을 둔 대화 분위기에 불만을 표시하는 등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여 앞두고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북한은 16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예정이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이날 새벽 '무기 연기' 통보했다. 한미 공군의 연례적 연합공중훈련인 '맥스 선더'(Max Thunder) 훈련 재개가 그 이유다. 또한 비핵화에 방점을 둔 대화 흐름에 불만을 표시하며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재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동안 전향적인 비핵화 의사 표명으로 본격 국제무대에 나선 북한이 세기의 비핵화 담판을 앞두고 또다른 태도로 돌발행동에 나선 모습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미끼로 노렸던 거짓 본색(本色)이 드러났다는 평가와 또다른 한쪽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주도권을 잡기 위한 협상전술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북한이 비핵화를 미끼로 노렸던 거짓 본색(本色)이 드러났다는 평가와 또다른 한쪽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주도권을 잡기 위한 협상전술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이 비핵화를 미끼로 노렸던 거짓 본색(本色)이 드러났다는 평가와 또다른 한쪽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주도권을 잡기 위한 협상전술이라는 '신중론'도 나온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우선 표면적으로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북핵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 정부 내 대북 강경파들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읽힌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최근 완전한 비핵화인 CVID에서 나아가 영구적인 비핵화인 PVID로 비핵화 조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북한은 "핵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며 "다가오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대미 경고 메시지를 내놓았다. 최근 '영구적 핵폐기'로 문턱을 높여온 미국과 이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고조된 북미 간 '이상기류'가 본격화하는 조짐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처음부터 비핵화 의지가 없었으며 미국의 태도 등을 빌미로 협상 테이블을 흔들려고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에 무게가 실린다.

박휘락 국민대학원 정치대학원장은 "북한은 핵전력을 은닉하고 미국을 속일 자신이 있어 북미대화에 응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볼턴을 포함해 트럼프 행정부가 워낙 철저한 검증을 압박하고 제재지속 방침을 재확인하자 '과연 속일수 있는가' 라는 의문을 가진 듯하다"고 분석했다.

표면적으로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북핵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 정부 내 대북 강경파들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읽힌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표면적으로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북핵 협상을 주도하는 미국 정부 내 대북 강경파들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읽힌다.(자료사진) ⓒ데일리안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까지 형식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했을 뿐, 핵무기를 폐기하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완전한 비핵화 가능성을 비관했다.

또다른 한쪽에서는 북한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샅바싸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체제 안정을 비롯한 경제적 보상을 핵심 조건으로 요구한 만큼, 핵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올해 전격적인 대화 국면으로 방향을 튼 뒤 '비핵화 의지'를 공개 표명해왔다. 이를 두고 그동안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대북제재가 북한을 비핵화 대화 테이블로 이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특히 북한이 국정의 중심을 경제발전으로 전환한 만큼, 미국과의 경제협력을 목표로 국제사회의 대화 무대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북한으로서는 결국 내달 12일 예정된 세기의 핵 담판에서 미국 측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로, 북미수교를 통한 대북제재 완화와 정상국가 변모를 위해 대화의 판을 완전히 깨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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