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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브랜드숍 곳곳 적자…재도약 기반 마련 '잰걸음'

손현진 기자
입력 2018.05.17 06:00 수정 2018.05.17 06:06

올해 1분기 브랜드숍 실적 감소·영업적자 이어져…사드보복·내수침체에 '고전'

국내 오프라인 매장 혁신하며 내실경영 확대…해외 전략도 고도화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으로 성장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미국 뉴욕 매장 모습. ⓒ아모레퍼시픽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으로 성장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미국 뉴욕 매장 모습. ⓒ아모레퍼시픽

국내 화장품 브랜드숍들이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2000년대 초 '로드샵 전성기'를 누리며 대폭 늘려온 매장을 감축하고, 내실경영을 실시해 올해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지난 9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의 1분기 매출이 1627억원, 영업이익은 32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비해 각각 18%, 29%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에뛰드 매출은 작년 대비 20% 감소한 648억원을 거뒀으며,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 실적 감소 기조는 업계 전반에서 나타났다. 미샤와 어퓨 브랜드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1분기보다 19% 감소한 매출 778억원과 영업손실 12억원을 기록했고, 토니모리는 30.9% 하락한 매출 430억원과 4억원의 영업적자에 머물렀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 매출액은 583억원, 영업이익은 10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9%, 43.2% 줄었다.

이는 지난해 2분기부터 본격화된 중국의 '사드보복' 타격과 내수 침체의 여파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설명이다. 특히 2000년대 초반 브랜드숍이 크게 부흥한 이후 국내 브랜드숍의 매장 수는 1만개에 육박할 정도로 늘었지만, 지난해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주요 상권 매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 업계 전반의 수익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각 업체들은 올해 재도약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채비에 서두르고 있다. 특히 추가 성장이 어려운 현 상황에서는 매장 수를 늘리는 데 매진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하는 분위기다.

새로운 BI를 적용한 '어퓨' 이대점 모습. ⓒ에이블씨엔씨 새로운 BI를 적용한 '어퓨' 이대점 모습.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는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해 적자 폭을 줄였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올 1분기는 지하철 매장과 적자매장 총 41개를 정리하면서 매장 수 감축으로 인한 매출감소와 자회사 비용부담에 따라 영업적자를 기록했으나, 직전분기의 14억원 적자를 큰 폭으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토니모리 자회사 메가코스의 중국 공장은 지난해 12월 CGMP(우수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을 받아 현재 주요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가동 초기 단계로 인한 비용이 발생했으나 차후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잇츠한불은 홈플러스에 숍인숍으로 입점한 잇츠스킨 일부 매장을 철수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잇츠스킨 매장은 2016년 303개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3분기 기준 291개로 줄었다. 이처럼 영업이 부진한 매장을 정리하는 대신 새로운 유통채널을 모색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부터 2년간 2289억원을 투자해 매장을 대대적으로 혁신할 계획이다. 이세훈 에이블씨엔씨 대표집행임원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미샤의 새로운 BI(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선보이고 노후점포를 리모델링할 계획"이라며 "매장이 없었던 주요 상권과 새로 형성된 상권에 200여개 매장을 추가 오픈하겠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 인도네시아 1호점을 찾은 현지 고객들 모습. ⓒ네이처리퍼블릭 네이처리퍼블릭 인도네시아 1호점을 찾은 현지 고객들 모습. ⓒ네이처리퍼블릭

미샤와 어퓨는 지난달부터 잇따라 새로운 BI를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기존 700여개 미샤 매장과 28개 어퓨 매장들도 신규 BI가 적용된 모습으로 순차 리모델링될 예정이다. 오는 17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오픈하는 미샤 플래그십 스토어에도 새 BI가 적용됐다.

이세훈 대표는 "이번 BI 교체는 미샤의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고 더 큰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출발점으로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는 내실을 기하는 대신 해외 수요를 찾아 유통을 다각화하는 방안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올해 1월 네이처리퍼블릭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대형 쇼핑몰에 1호점을 열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위성도시인 반둥과 수라바야, 발리까지 확장해 연내 10개 매장을 선보일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중동과 유럽 등으로 해외 시장 다변화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미국 뉴욕 진출 소식을 전했던 이니스프리는 올해 3월과 4월 잇따라 일본 1, 2호 매장을 냈고, 중국·동남아·유럽 등 총 54개국에 진출한 토니모리는 중남미 공략에 고삐를 죄고 있다.

한 브랜드숍 마케팅 담당자는 "업계 경쟁은 나날이 높아지는데 관광객 증가로 인한 매출 반등은 확신할 수 없어 브랜드숍 전반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글로벌 브랜드에 비해 결코 뒤처지지 않는 제품력을 앞세워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방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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