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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 적격성 해소" 하이투자증권 인수 '재시동'

부광우 기자
입력 2018.05.16 06:00 수정 2018.05.16 06:08

'비자금 의혹'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 빈자리에 김태오 내정

금융당국 "경영 리스크 해소" 긍정적 반응…미래 청사진 주목

DGB금융지주의 새 수장에 김태오 회장이 내정되면서 하이투자증권의 인수 작업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DGB금융지주의 새 수장에 김태오 회장이 내정되면서 하이투자증권의 인수 작업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DGB금융지주의 새 수장에 김태오 회장이 내정되면서 하이투자증권의 인수 작업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지분 거래를 확정 짓고도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 등으로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휘말리면서 인수 작업이 사실상 전면 중단된 지 반년여 만이다. 이대로 별다른 이변 없이 새 식구 맞이가 마무리되면 DGB금융과 하이투자증권 모두 상당한 시너지를 누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의 청사진을 둘러싼 금융권의 관심은 점점 커지는 분위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GB금융은 이번 달 말 주주총회를 통해 김 회장 선임을 확정하는 대로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인수와 경영 방안을 담은 기존 사업계획서를 보완해 이를 금융당국에 제출할 예정이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이미 마무리 돼야 했다. 지난해 11월 이미 DGB금융은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하이투자증권 지분 85%를 4500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후 금융당국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대금 납입 등을 거쳐 올해 3월 말 쯤에는 인수 관련 작업이 마무리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연루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기 시작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박 전 회장은 고객 사은품 명목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사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대구은행 직원 채용비리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 지난 4월 사퇴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대주주 적격성을 문제 삼아 하이투자증권 인수 심사를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지난 1월 DGB금융에 하이투자증권과 관련된 서류 보완을 요청했고 지금까지 관련 작업은 답보 상태다. 통상 자회사 편입 심사가 신청서 제출 이후 60일 이내에 끝난다는 점에서 금융당국이 사실상 검토를 중단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그런데 이번에 김 회장이 DGB금융의 새 리더로 결정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이슈는 자연스럽게 해결된 모양새다. 하이투자증권 인수에도 다시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 역시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새로운 회장의 낙점으로 대주주의 경영 리스크도 어느 정도 해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모든 문제가 말끔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박 전 회장을 둘러싼 논란에 퇴임한 경영진도 있지만 아직 남아 있는 임원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들 중 박 전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와 연루된 인사가 추가적으로 나올 수도 있는 만큼 수사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 신임 회장이 이 같은 불확실성을 넘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매듭짓게 되면 DGB금융은 숙원 사업이었던 증권가 진출에 성공하게 된다. 2015년 구(舊) 우리아비바생명을, 2016년 LS자산운용을 인수해 DGB생명과 DGB자산운용을 출범시킨 이후 증권사까지 손에 쥐게 되면 DGB금융으로서는 보험-증권-자산운용으로 이어지는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현재 DGB금융 이익 대부분이 은행에서 나오고 있다는 한계를 넘어 이익 구조 다변화의 기틀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하이투자증권 입장에서는 DGB금융 편입 후 영업 활성화가 기대된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대부분의 경쟁사들과 달리 1989년 부산·경남 상공인들 주축으로 설립된 하이투자증권은 지금도 이 지역을 상당한 영업 기반으로 삼고 있다. 경상도 최대 금융그룹인 DGB금융의 계열사가 될 경우 남다른 윈-윈 효과가 기대되는 배경이다.

아울러 하이투자증권은 오랜 기간 이어진 인수·매각 이슈에서 벗어나면서 조직 안정화와 이를 통한 수익성 회복에 전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4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29억원)과 비교하면 69.0% 늘어난 액수지만, 2015년(312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줄어든 규모다. 2016년은 현대중공업그룹이 하이투자증권을 공식으로 팔겠다고 밝힌 해다. 하이투자증권이 매각설 이전 모습으로 이익을 정상화하기까지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태생적 특성 상 하이투자증권은 여전히 지점 상당수가 경남 지방에 밀집해 있는 등 해당 지역을 영업 기반으로 삼고 있는데 DGB금융 간판을 달게 되면 그 영향력을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금융그룹에 소속될 경우 다른 계열사들과의 연계 사업을 통한 새로운 수익 기반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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