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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한번, ‘나홀로 욜로족’이 데운 뜨거운 냉동식품

김지수 수습기자
입력 2018.05.09 14:12 수정 2018.05.09 15:53

나홀로와 욜로 결합 ‘횰로’ 라이프st

‘현재·개인’ 2개 키워드 현대인 관통

나홀로와 욜로 결합 ‘횰로’ 라이프st
‘현재·개인’ 2개 키워드 현대인 관통
“마음 내킬때 혼자 언제든 영화보기,
음식과 예능 TV만 있으면 집도 OK”


현대인은 삶의 중심에 '나'를 두고 있으며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타인보다 '내 의견'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다. 나홀로 '욜로(YOLO)'를 즐기는 '횰로'족이 늘어남에 따라 취미생활과 라이프스타일도 1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은 삶의 중심에 '나'를 두고 있으며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타인보다 '내 의견'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강하다. 나홀로 '욜로(YOLO)'를 즐기는 '횰로'족이 늘어남에 따라 취미생활과 라이프스타일도 1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혼밥, 혼영, 혼맥, 혼행(혼자 여행)…바야흐로 나 혼자 사는 시대다. 다양한 취미생활부터 여가활동까지 예전과는 다르게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은 2005년 전체 인구의 약 20%를 차지했던 1인 가구가 2045년 36.3%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1인 가구의 증가세는 ‘인생은 한번 뿐’이라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트렌드와 더불어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설명하는데 있어 ‘현재’와 ‘개인’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빼놓을 수 없게 만들었다.

한번 뿐인 인생을 ‘나’를 위해 살면서, 혼자서 욜로라이프를 즐기는 ‘횰로’가 가져온 현대인의 생활상을 들여다봤다.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2017년 전국 20~39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대부분이 ‘내 삶의 중심에 내가 있어야 내 주변도 행복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었다. 나의 만족과 타인의 만족 중 전자를 더 중시하는 것이다.

질문 항목별로 보면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가족·주변인의 의견보다 나의 만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에 ‘긍정(56.6%)’ 혹은 ‘보통(27.8%)’이라고 답한 비율이 전체 응답자의 84.4%였다.

조사 결과, 취미나 여가생활을 할 때 나 자신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혼자서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게티이미지뱅크 조사 결과, 취미나 여가생활을 할 때 나 자신에 온전히 집중하면서 혼자서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사람이 많았다. ⓒ게티이미지뱅크

특히, 타인과 함께 하기 위해 원하는 걸 포기하는 대신 ‘혼자 하더라도 원하는 것을 한다’에 ‘긍정(47.1%)’ 혹은 ‘보통(28.9%)’이라고 답한 비율도 절반을 훌쩍 넘어 ‘나를 위한 삶’은 실생활 전반으로 퍼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렇게 ‘횰로’를 즐기는 이들이 늘자, 현대인의 취미생활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주로 휴식 시간에 혼자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다.

20대 직장인 A씨는 재충전을 위해 주말에 약속 잡기를 피한다. 주중 내내 직장과 사회생활에서 사람을 만나는데 굳이 주말까지 만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주말만이라도 온전히 나 자신에 집중하며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진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려 혼자 극장을 찾고, TV 속 맛집 음식을 집에서 편안하게 즐긴다.

CJ CGV 리서치센터가 2017년 1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전체 관객(CGV회원 기준) 중 1인 관객 비율을 조사한 결과, 2012년 7.7%에서 2014년 9.2%, 2015년 10.7%, 2017년 16.9%까지 증가했다.

5년 새 ‘혼영’족이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지인과 함께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이 주말에 집중된 반면, ‘혼영’족은 주중에도 영화관을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처럼 굳이 동행인을 찾을 필요도, 시간과 장소를 맞춰야 할 필요도 없이 마음 내킬 때 언제든지 혼자서 영화를 즐기는 모습이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트렌드는 젊은 세대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혼자 있는 시간의 필요성을 느낌과 동시에 집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현대인은 집에서도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가족 공동의 공간이었던 집이 나만의 사적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과거와는 달리 현대인은 집에서도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가족 공동의 공간이었던 집이 나만의 사적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2017년 7월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는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집의 의미’ 및 ‘홈 인테리어’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집을 개인의 ‘사적인 공간’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커지고 좀 더 다양한 활동을 집에서 하려는 태도가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을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집을 ‘가장 사적이고 소중한 공간’이라고 답한 비율은 2015년 56.1%에서 2017년 65.6%까지 증가했고, ‘나만의 공간’이라 답한 비율도 2015년 41.6%에서 2017년 51.8%로 올랐다. 그만큼 집에서의 개인적 시간과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다’고 느끼는 사람(28.2%)이 ‘줄어들었다’고 느끼는 사람(21.3%)보다 많아졌는데, 이는 곧 집이 가족 공동의 공간에서 개인의 사적인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집에서 시간을 보낼 때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중장년층 1~2인 가구가 간편가정식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게티이미지뱅크 집에서 시간을 보낼 때 '맛있는 음식'과 함께하기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면서 중장년층 1~2인 가구가 간편가정식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게티이미지뱅크

한편,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게 만드는 아이템으로는 ‘맛있는 음식(55.3%)’과 ‘양질의 TV프로그램(50.0%)’을 많이 꼽았다.

2015년 12월 글로벌 정보분석기업 닐슨코리아가 발간한 ‘한국 가정 간편식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즉석 가열식’을 가장 많이 구매한 부류는 40대 중간 소득계층의 1~2인 가구로, 특히 냉동밥(51%), 국·탕·찌개류·레토르트(29.3%), 즉석죽(14.2%) 등은 내수침체 속에서도 두 자릿수 고공 성장을 이어가 중장년층의 ‘횰로’라이프를 엿볼 수 있게 했다.

김지수 기자 (jskim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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