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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관, 불만 표출보다 중요할 ‘포커페이스’

케이비리포트팀
입력 2018.05.08 07:12 수정 2018.05.08 07:12

올 시즌 계속된 부진으로 2군행 통보 받아

유희관은 마운드에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로 유명하다. ⓒ 연합뉴스 유희관은 마운드에서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기로 유명하다. ⓒ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가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어린이날 주간 잠실더비 3연전을 싹쓸이했다. 경기 초반 치열한 타격전이 전개된 4일 경기를 제외하면 5일과 6일은 큰 위기 없이 승리를 거뒀다. 그간 부진하던 선발 장원준과 마무리 김강률이 제 모습을 되찾았고 2위 SK와 승차를 2경기로 벌리며 독주 체제를 갖춘 것이 큰 수확이었다.

하지만 이면에는 그림자도 있다. 2013시즌 이후 선발진의 한 축을 지켰던 유희관은 계속된 부진으로 인해 결국 기약 없는 2군행을 통보받고 말았다.

지난 4일 경기에서도 유희관은 1.2이닝 동안 8피안타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1회말 원아웃을 잡은 후 오지환의 좌전 안타를 시작으로 4연속 피안타로 선제 3실점했다. 2회말에는 투아웃을 잡는 동안 또 다시 4피안타로 3실점해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올 시즌 한 경기 최소 이닝 소화였다.

이날 유희관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특유의 표정을 드러냈다. 2회말 선두 타자 김재율의 좌중간 안타와 1사 후 이형종의 중전 안타에 어이없어 하는 표정과 몸짓을 노골적으로 되풀이했다. 2사 2루에서 4-6으로 벌어지는 김현수의 1타점 중전 적시타가 나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안타를 맞으면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김재율의 안타처럼 빗맞은 안타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수밖에 없다. 이형종을 상대로는 유희관이 낮게 던진 공이 안타로 연결되기도 했다.

▲ 두산 유희관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두산 유희관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유희관이 마운드 위에서 고스란히 드러내는 표정과 몸짓은 비단 이날 경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그는 경기 도중 피안타를 맞을 때는 물론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해서도 고개를 갸웃하거나 하늘을 쳐다보는 등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가 잦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8명의 야수는 물론 더그아웃의 동료들까지 그라운드에서 가장 높게 돌출된 마운드에 오른 투수를 바라본다. 투수가 표정 관리부터 실패하면 동료들의 경기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현장의 지도자들은 어린 학생들에게 기본기의 일환처럼 마운드 위에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라고 가르친다. 대조적으로 이날 경기서 유희관을 구원해 5.1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프로 3년차 이영하는 마운드 위에서 침착한 표정과 자세가 인상적이었다.

2군행을 통보 받은 두산 유희관 ⓒ 두산 베어스 2군행을 통보 받은 두산 유희관 ⓒ 두산 베어스

유희관의 표정 관리 실패는 팀 동료들을 감안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는 4월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기점으로 5경기 연속으로 매 경기 8피안타 및 5실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그 사이 평균자책점은 11.76,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은 1.118이다.

유희관의 너무 많은 피안타와 실점으로 경기 시간이 길어져 고역인 것은 동료인 두산 야수들이다. 하지만 두산 야수들은 4일 경기에서 11득점으로 유희관을 패전 위기에서 모면하게 해줬다.

2013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유희관이 5시즌 연속 10승 이상을 달성하는 데는 리그 최강의 공수주를 갖춘 두산 야수들의 조력이 절대적이었다. 타팀이었다면 선발투수로 활용이 어렵다는 평을 받는 유희관이 마운드 위에서 불만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스스로 입지를 좁히는 행위다.

1986년생으로 2009년 프로에 데뷔한 유희관은 어느덧 베테랑 반열에 올랐다. 기량은 물론 경기에 임하는 자세까지 후배들의 귀감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유희관은 기량은 둘째 치고 마운드 위에서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표정 관리부터 실패하고 있다. 평정심을 잃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무기한 2군행을 통보받은 유희관이 초심을 되새겨야 하는 이유다.


글: 이용선, 김정학 /정리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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