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사퇴' 황선홍 감독, 황새 날개 접고 쉼표

박시인 객원기자
입력 2018.05.01 16:26 수정 2018.05.01 16:27

팀 성적 부진...2년 채 안 되어 자진 사퇴 결정

황선홍 ⓒ 연합뉴스 황선홍 ⓒ 연합뉴스

'황새' 황선홍이 결국 날개를 펴지 못하고 쉼표를 선택했다.

FC 서울은 지난달 30일 "황선홍 감독이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 29일 구단에 사의를 밝혔다. 구단은 고심 끝에 황선홍 감독의 뜻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서울은 10라운드까지 2승4무4패(승점10)로 12개팀 중 9위에 머무르며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성적 부진과 재미없는 축구로 팬들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은 황선홍 감독이 끝내 사임한 것이다.

과거 스타 플레이어였던 황선홍은 지도자로도 순탄한 걸음을 내딛었다.

부산에서 감독의 첫 커리어를 시작한 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포항을 이끌며 리그 우승 1회, FA컵 우승 2회 등 성공신화를 써냈다. 특히 2013년에는 외국인 선수 없이 순수 국내파로 리그와 FA컵을 제패했고, '스틸타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젊고 유능한 지도자로 주목을 받았다.

이때부터 황선홍은 한국 A대표팀을 이끌 미래의 지도자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마지막 시험무대는 서울이었다. 부산과 포항에서 열악한 지원을 받으며 어렵게 팀을 이끌었지만 빅클럽 서울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스쿼드와 축구로 날개를 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뒤섞였다.

서울팬들도 최용수 전 감독의 다소 지루하고 경직된 축구 대신 좀 더 화끈하고 역동적인 축구를 보고 싶었는데 황선홍이야말로 부합하는 지도자라고 여겼다.

전북의 승점 삭감, 서울의 뒷심이 위력을 발휘하며 2016년 리그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이때까지는 완벽했다. 그러나 다음 시즌부터 서울은 급격한 난조를 보이기 시작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탈락, 리그 5위의 기록을 남긴 것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과정이나 선수단 운용에서 숱한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서울의 간판이라 할 수 있는 박주영과 대립했다.

박주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2년 동안 나아진 게 없다"며 황선홍 감독을 향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남겼다.

다카하기를 시작으로 데얀, 오스마르 등 특급 외국인 선수들이 2년 사이에 모두 팀을 떠났다. 김치우, 윤일록 등 서울에서 잔뼈가 굵은 자원들마저 이탈하면서 서울은 완전히 새 얼굴로 바뀌었다.

이에 반해 대체자들의 이름값이나 무게감은 너무 떨어졌다. 황선홍 감독의 대대적인 리빌딩이라는 명목으로 부진한 성적을 느긋하게 기다려주기에는 팬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봉착했다.

서울은 올 시즌 내내 부진한 경기력과 실망스런 결과를 남기며 하위권으로 내려앉았다.

황선홍 감독은 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서울을 K리그를 선도하는 클럽으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쉴틈 없이 달려온 황선홍 감독의 도전은 2년이 채 안 돼 종지부를 찍고 말았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